『금강경』이 알려주는 '멘탈 관리법'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 머물지 않되, 온전히 살아가기
/ 부처의 말, 우리의 삶




흔들리는 마음은 왜 괴로운가

『금강경』에는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보통은 “어디에도 머무르지 말고 마음을 내라” 정도로 번역되지만, 처음 들으면 조금 어렵고 추상적으로 느껴집니다. 마치 세상일에 무심해지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의 핵심은 세상을 떠나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을 더 또렷하게 바라보되, 거기에 끌려다니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흔들립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무너지고, 작은 인정에는 들뜨고, 불안한 미래 생각에는 마음이 붙잡힙니다. 마음이 늘 어떤 대상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은 바로 그 지점을 이야기합니다.
세상을 피하지 말고, 사람과 일, 감정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십시오.
하지만 거기에 자신을 묶어두지는 마십시오.
기쁜 일이 와도 거기에 빠져버리지 않고, 괴로운 일이 와도 자신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 상태.
그것이 “응(應)”하면서도 “무소주(無所住)”하는 삶입니다.

붙잡지 않을 때 드러나는 본래의 마음

불교에서는 이를 흔히 “멈춤과 비춤”의 균형이라고 설명합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을 고요히 멈추어 휘둘리지 않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을 또렷이 비추어 정확히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이루어질 때 사람은 점점 본래의 맑은 마음을 회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뒤에 이어지는 말이 “이생기심(而生其心)”입니다.
“그 마음을 낸다”는 뜻이지요.
여기서 말하는 마음은 억지로 만들어내는 특별한 마음이 아닙니다.
원래 우리 안에 있었지만 욕심과 분노, 불안과 집착에 가려져 있던 맑은 마음입니다.
마치 흐린 하늘 뒤에 태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구름에 잠시 가려져 있을 뿐인 것처럼 말입니다.
집착이 조금씩 걷히면, 사람 안에 있던 지혜와 자비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억지로 착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삶을 더 깊고 넓게 바라보게 됩니다.

결국 “응무소주 이생기심”은 이렇게 말하는 가르침에 가깝습니다.
“세상 속에서 깨어 있으라.
하지만 그 무엇에도 자신을 빼앗기지는 말라.”
바쁘고 복잡한 시대를 사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끊임없이 자극과 비교 속에 흔들리는 시대일수록,『금강경』은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 법을 조용히 일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수덕(李銖悳)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고, 동국대에서 선학으로 석사, 불교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불교텔레비전 대표이사 사장, 생명나눔실천본부 후원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동진메카트로닉 등의 회사를 경영하고 있으며, 대한불교진흥원과 불교방송 이사로 있다. 편역서로『한글금강경』,『불설대승금강경론』,『수능엄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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