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말하는
거짓말의 과보
화령 정사
불교총지종 아사리, 철학 박사
거짓말은 부정한 마음으로 남을 속이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실 아닌 것을 말해 업을 짓는 것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그렇지 않다고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다고 하는 것이 거짓말이다. 『대지도론』에서는 거짓말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거짓말은 부정한 마음으로 남을 속이고,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사실 아닌 것을 말하여 업을 짓는 것이다.” - 『대지도론』
한마디로 나쁜 마음으로 남을 속이거나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것이 거짓말이다. 거짓말의 의도는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것으로 자기의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다. 자기의 이득이란 재물이나 명예, 그리고 단순히 거짓말을 하므로써 남들이 속는 것을 보고 재미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것은 말을 하고 글을 써서 자기의 의사를 표시하는 능력이다. 그런 능력으로 인간은 뭇 중생의 으뜸으로 자부하면서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사실을 전달하지 않고 거짓된 정보를 전달하게 되면 서로 신뢰가 무너져 큰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게 된다. 거짓말이 난무하게 된다면 인간 사회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어 질서가 무너지고 불신 가운데에서 큰 고통을 불러온다. 거짓말의 과보는 남을 해치는 것은 물론 그 과보가 자기에게 더 크게 돌아온다.
사람은 입 속에 도끼가 있어
자신을 거짓말로 찍어버리니
모두에게 미움받고 선법 없애며
현세와 미래세에 이로움 없네
- 『정법염처경』
이처럼 거짓말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불신으로 남에게 미움받아 자신을 먼저 망쳐버리고 미래에까지 괴로움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지 못한다. 더 나아가서는 인간 사회 자체를 파괴시켜버리는 것이 거짓말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거짓말을 매우 엄중히 경계하고 있다. 살생과 도둑질, 부정한 성행위와 더불어 오계로써 이를 단속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열반의 길인 팔정도의 실천에서도 정어를 들고 있는데 정어란 기어, 양설, 악구 등과 더불어 망어를 삼가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육바라밀의 실천에서도 지계는 거짓말을 삼가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정법염처경』에서는 거짓말의 해독과 과보를 이렇게 경계한다.
거짓말은 불 중에 가장 큰 불이요
독 중에 가장 큰 독이며
악도에 이르는 계단이다
나와 남을 불태우고 독으로써 죽이니
불과 독을 버리듯
거짓말을 버려야 한다.
감로수와 독약은 입 안에 있나니
진실한 말은 감로수요 거짓말은 독약이네
감로수는 버려두고 독약을 가져다
자기도 망치고 남마저 해치네
모두들 독사나 칼날 보듯
사람들은 거짓말쟁이 피해 간다네
가난하고 천박하며 질병으로 고통받고
행복은 멀어지고 공덕은 없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지옥에 간다.
『대지도론』에서는 거짓말의 이러한 과보를 10가지로 요약해 이렇게 들고 있다.
거짓말에 10가지 죄과가 있으니
1. 숨 쉴 때 냄새가 나고
2. 모든 선신들이 멀리 가고 사악한 것이 틈을 노리며
3. 비록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고
4. 지혜로운 사람들이 의논하는데 참여하지 못하고
5. 항상 비방을 당하여 추악한 소문이 널리 퍼지고
6. 사람들이 공경하지 않아 자기의 말을 따르지 않으며
7. 항상 근심과 걱정이 많게 되고
8. 남을 해치는 악한 인연을 심게 되고
9. 명을 마치면 지옥에 떨어지며
10.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늘 욕을 얻어먹고 산다.
거짓말은 자신과 남을 망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서
열반에 가장 큰 장애가 된다
한마디로 거짓말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항상 욕을 들어먹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짓말로 인해 남들에게 배척당하고 스스로도 자기의 거짓말로 괴로움 속에서 사는 그것이 바로 지옥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만큼 큰 고통이 어디에 있겠는가? 불교에서 정의하는 거짓말은 결국 자신과 남을 망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서 괴로움의 궁극적 소멸을 지향하는 열반에 가장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거짓말이라는 것은 반드시 말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가 발달된 지금의 세상에서는 글이나 영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사람들을 속이거나 선동하는 것도 모두 거짓말에 포함된다. 도덕이 땅에 떨어진 지금은 온통 거짓말투성이다. 진실을 밝히려는 외로운 투쟁만이 겨우 인간들의 양심을 지탱하고 있다. 이런 세상일수록 불자들은 더욱 양심을 지키고 진실을 말하기에 힘써야 한다. 진실한 말은 자신을 구제하고 인간 사회를 정화하며 도를 이루는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
화령 정사|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불교총지종 교육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불교총지종 아사리로 있으면서 보디미트라 ILBF(국제재가불교포럼) 회장으로 있다. 저서 및 역서로는 『불교 교양으로 읽다』, 『담마빠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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