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보다 많았던 일본 사찰, 지금 일본 불교는?|일본 불교

일본 불교의 현주소와 과제

바바 히사유키
일본 불교대학(佛敎大學) 교수


편의점보다 많았던 일본 사찰, 인구 감소와 지방의 과소화로 꾸준히 감소 추세
문화청 『종교연감 2019년판』에 의하면, 일본에는 전통 불교 교단, 신흥 불교 교단을 포함한 불교 사찰이 7만 7,042개 있으며, 그 수는 일본 내 편의점(당시 5만5,852개)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후 2023년판 연감 조사에서는 사찰 수가 7만 6,701개에 그쳤고, 그 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 계속 감소하면 2040년에는 불교계를 포함한 종교 법인의 35%가 소멸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찰 감소의 주요 원인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도시 집중으로 인한 지방의 과소화와 관련이 깊다. 본고에서는 불교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바탕으로 일본 불교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불교의 각 종파
앞에서 언급한 대로 문화청 『종교연감 2023년판』에는 전통 불교 교단, 신흥 불교 교단을 포함한 불교 사찰이 7만 6,701개가 확인되고 있으며, 그중 문부과학성 장관 소관 종교 법인으로 156개 불교 종파가 현존하고, 이에 속하는 사찰 수는 7만 3,661개이다. 도도부현(都道府県) 지사 관할 종교 법인과 비법인 종교 단체를 포함한 3,040개 사찰을 합치면 7만 6,701개가 된다.

문부과학성 장관 소관 종교 법인 156개 종파와 소속 사찰, 신도 수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예를 들어 천태계에는 천태종, 천태종 사문종(寺門宗) 등 20개 종파가 있으며, 소속 사찰 수는 4,146개, 신도 수는 276만 5,222명에 달한다.

아래에서는 중세 신불교에 해당하는 정토계, 선종계, 일련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1. 정토계

정토계는 22개 종파가 있으며, 소속 사찰 수는 2만 9,418개, 신도 수는 2,194만 877명이다. <표 1>에서 알 수 있듯이 신도 수가 가장 많은 종은 정토계이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정토종, 정토진종, 시종(時宗), 융통염불종(融通念佛宗) 등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정토종은 진서파(鎮西派)와 서산(西山) 3파(광명사파, 심초파, 선림사파, 서산정토종)로 나뉜다. 지은원(知恩院)을 총본산으로 삼는 진서파는 6,942개의 사찰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도 수는 602만 1,900명이다. 반면 서산파의 사찰 수는 3개 종파를 합쳐 1,204개, 신도 수는 28만 3,213명으로 상대적으로 소수다.

다음으로 정토진종에는 본원사파, 진종 대곡파, 진종 고전파, 진종 불광사파, 진종 흥정파, 진종 목변파, 진종 산원파, 진종 출운로파, 진종 삼문도파, 진종 성조사파가 있다. 현재는 더 늘어 진종 정흥사파, 진종 장생파, 진종 북본원사파, 정토진종 동붕교단, 정토진신종 정광사파, 홍원진종 등 16개 파가 되었다. 이 모두를 합치면 2만 507개의 사찰이 있고, 신도 수는 1,545만 3,294명이다. 정토진종 16파 중 가장 큰 종파는 본원사파가 1만131개 사찰에 775만 3,864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대곡파가 8,504개 사찰에 727만 6,697명으로 많다.

그 외 시종 및 융통염불종이 있다. 이 종들은 파는 없고 단일 종파로 구성되어 있다. 시종은 407개 사찰에 8만 1,870명의 신도, 융통염불종은 358개 사찰에 10만 600명의 신도가 각각 있다.

2. 선종계

선종계는 총 23개의 파가 활동하는데, 크게 임제종, 조동종, 황벽종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임제종에는 묘심사파, 건장사파, 원각사파, 남선사파, 방광사파, 영원사파, 불통사파, 동복사파, 상국사파, 건인사파, 천룡사파, 향악사파, 대덕사파, 국태사파, 흥성사파 등 15개 파가 있다. 그 외 임제계로 파생된 일전약사교단(一畑薬師教団), 세심교단, 인간선 등이 있으며, 총 18개 종파에 5,647개 사찰, 159만 836명의 신도가 있다. 이 중 사찰 수와 신도 수 모두 묘심사파가 3,319개 사찰에 신도 77만 6,280명으로 가장 많다.

조동종은 영평사(永平寺)와 총지사(総持寺)를 양대 본산으로 하여 1만 4,462개 사찰에 358만 2,780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다. 현재 파생된 교단으로는 여래교, 일존교단, 삼보선 등이 있으며, 모두 합치면 4파 1만4,494개 사찰에 358만 8,552명의 신도가 있다.

황벽종은 만복사(萬福寺)를 대본산으로 432개 사찰에 7만 2,732명의 신도가 있다. 다른 종파에 비해 역사도 짧고 신도 수도 많지 않은 편이다.

3. 일련계

일련계에는 39개의 종파가 있으며, 총 사찰 수는 7,133개, 신도 수는 1,035만 6,030명이다. 주요 종파로는 일련종, 일련정종, 현본법화종, 법화종(본문류), 법화종(진문류) 등이 있다. 이 중 세력이 가장 큰 종파는 일련종으로 4,932개 사찰에 신도 322만 3,484명을 보유하고 있다.

위의 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일련정종에서 파생된 창가학회도 있다. 일본 국내에서 827만 가구의 신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시설은 1,200곳에 달한다. 일본 최대 규모의 신흥 종교로 꼽힌다.

이상과 같이 일본에는 156개의 불교 종파가 있는데, 개별 종파별로 보면 사찰 수가 가장 많은 것은 조동종이며, 신도 수가 가장 많은 것은 정토진종 본원사파이다.

사찰의 운영 형태
국보급 불상이나 가람을 보유한 ‘명찰’을 제외하고는 어느 종파를 막론하고 사찰의 주요 수입원은 신도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법회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법회는 크게 정기 법회와 임시 법회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정기 법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사찰 행사로써 법요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정토종이라면 우란분회, 봄과 가을의 피안회, 수정회 등이 많이 열리며, 정토진종 대곡파에서는 동붕회(교리 학습과 좌담회를 주로 하는 학습회), 보은강(종조 신란성인-親鸞聖人-의 기일에 행하는 법요와 강설), 합창단 등이 있다. 특히 보은강은 정토진종에서 1년 중 가장 중요한 법요 행사다.

보은강(報恩講)의 ‘강(講)’은 결사 또는 결사에 의한 행사 모임을 의미한다. 원래는 ‘강의’, ‘강독’ 등 사찰 내에서 불경을 연구하는 승려들의 집단을 가리켰으나, 그것이 불사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이러한 ‘강’은 어느 종파에서나 행해지고 있다. 일련종에서도 정토진종과 마찬가지로 ‘보은강’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오에시키(お会式)’라고 부르며, 종조 일련성인의 열반 기일에 진행한다. 이 오에시키라는 명칭은 정토종에도 존재하는데, 거기서는 종조 호넨(法然) 스님의 부모님을 공양하는 법회를 의미한다. 또한 조동종에서는 ‘좌선을 중심으로 한 삶의 모든 것이 부처님의 행위’라는 가르침이 있으며, 이를 실천하는 좌선회 외에도 매화강 등이 행해지고 있다. 매화강은 방울 등 법구를 이용해 불경을 외우는 불교 행사로 불교 음악을 통한 활동이다.

다음으로 임시 법회에는 장례식, 추선회향법회(追善廻向法会) 등이 있는데, 이는 단신도(檀信徒)들을 위해 임시로 진행되는 법회를 말한다. 이러한 법회를 통한 보시가 사찰 수입의 80%를 차지하지만, 그 수입도 신도 수에 비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지방의 과소화에 따른 인구 감소는 향후 사찰 경영의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장례식의 경우 예전에 비해 내용이 간소화, 소규모화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미혼자 증가는 물론 결혼해도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등 핵가족화가 있다. 1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40%를 차지하며, 여기에 신앙심 약화와 공동체 붕괴가 겹치면서 현재는 지인들이 참석하지 않는 ‘가족장’이나 ‘직장(直葬, 화장만 진행함)’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비용 절감의 목적도 있지만,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 변화로 인해 단신도의 감소, 가족관의 변천, 조문 방법의 변용을 가져온 것에 원인이 있다.

구체적으로 단신도의 장례식 보시 액수를 보면 ‘20만 엔(円) 이상 30만 엔 미만’이 가장 많았고, ‘30만 엔 이상 50만 엔 미만’, ‘10만 엔 이상 20만 엔 미만’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지방에서는 ‘5만 엔 이상 10만 엔 미만’이 가장 많았다. 또한 지난 5년간의 장례식 건수 증감에 대한 조사에서 사찰 측의 응답은 ‘변함없다’가 가장 많았고, ‘다소 감소했다’, ‘감소했다’, ‘다소 증가했다’, ‘증가했다’가 뒤를 이었다. 전체 건수로는 ‘감소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신도 수 감소, 장례식 간소화 및 건수 감소 경향은 사찰 측의 법요 수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찰 경영의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사찰의 수입은 사찰이 위치한 환경과 여건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도심지’, ‘주택가’에 위치한 사찰은 1년 수입이 600만 엔 이상의 사찰이 과반수 이상이지만, ‘농산어촌’에서는 연 600만 엔 미만의 사찰이 80%에 육박해 고소득 사찰과 저소득 사찰로 양극화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불교의 과제
일본 불교의 현황을 사찰 수와 신도 수, 사찰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일본 전국에 분포한 불교 사찰은 본래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자 교화의 거점으로서, 또한 신도들의 법회 장소로서 지역사회의 형성과 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 고령화와 도시로의 인구 유출로 인해 지방의 작은 시군구에서는 공동체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사찰이 처한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사찰의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사찰의 수입만으로는 경영이 어려운 곳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후계자 유지도 어려워 앞으로도 사찰의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교 각 종단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사찰 운영자 측만이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조상 제사나 커뮤니티의 장소로 사찰에 의지하는 신도들의 협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지자체나 지역민들이 힘을 합쳐 불교의 전통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고, 현 상황을 타개할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가야 할 것으로 본다.

바바 히사유키(馬場久幸)|원광대학교 불교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일본 불교대학(佛敎大學) 교수로 있다. 불교문화 전공, 『日韓交流と高麗版大藏經』, 『고려 재조대장경과 동아시아의 대장경』(공저)이 있고, 「일본 근세의 대장경 간행과 슈존(宗存)」, 「고려시대 후기 고려대장경의 印成」 등의 논문이 있다.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