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한국 불교 선제적 대응 빛나다 | 포커스

불교, 산문 열어 잼버리 대원 품다


진퇴양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한국 불교 선제적 대응 빛나
온열 환자 늘자 전북 사찰들 계곡 체험 프로그램 제공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한국 불교의 역할이 크게 빛을 발했다. 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족과 폭염, 태풍까지 겹쳐 진퇴양난에 처한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한국 불교의 선제적 대응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한국스카우트불교연맹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전북 새만금 일원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동참해 8월 1일 입영식부터 8일 태풍으로 철수가 결정될 때까지 법당과 홍보관을 열어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전통 불교문화를 알렸다. 잼버리 법당은 한국 불교를 비롯해 세계 불교문화를 소개했고, 템플스테이 홍보관은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을 안내했다. 이와 함께 참선, 염주, 불교 캐릭터 타투, 사찰음식 시식 등의 체험 행사가 진행되었다. 더불어 행사장 인근 금산사, 내소사, 선운사, 탑사 등 전북의 사찰들은 각국 청소년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러나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개영 첫날부터 진행에 차질을 빚자 가장 먼저 전북의 사찰들이 스카우트 대원들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동시에 뼛속까지 서늘해지는 계곡 체험은 물론 수박, 음료 등으로 수분 보충을 도왔고, 명상·다도 체험 등 한국 불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조계종, 전국 사찰에 “사찰 개방해 편의 제공” 지침
조계종도 8월 5일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관련한 긴급 지원 지침을 전국 사찰에 전달했다. 남은 기간 스카우트 대원들이 편안히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전통 사찰의 문호를 개방해 편의를 제공하라는 내용이었다. 나아가 세계 각국 참가단의 요청이 있을 때는 24개 교구본사와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147개 사찰, 조계종 직영 한국문화연수원 등에 공간을 제공하도록 지시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8월 7일 새만금 현장을 찾아 “잼버리가 잘 운영되고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찰에 외국어 가능 인력 배치…
불교문화 체험 기회 제공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8일 야영장 철수가 결정되자 조계사, 봉은사, 수국사, 국제선센터 등 전국의 템플스테이 사찰들은 스카우트 대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외국어가 가능한 인력을 배치했다. 8일 세종 전통문화체험관에는 불가리아 대원이 찾아와 사찰음식을 만들고 명상을 체험했다. 9일에는 영국, 독일, 캐나다 대원 등이 서울 조계사, 봉은사, 수원 봉녕사 등에서 한국 전통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9일 조계사를 방문한 영국의 윌리엄(17) 대원은 “사찰에서 울려 퍼지는 독경 소리, 사람들의 기도하는 모습, 그리고 경전을 따라 쓰는 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며 “대원들이 한국에서 가장 궁금했던 건 한국의 전통문화로 오늘 이 체험이 한국에서의 어떤 경험보다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리아(18) 대원은 “활짝 핀 연꽃과 사람들 속에서도 선명히 들리는 풍경 소리가 너무 아름다웠다”며 “향을 피워보고, 마음이 고요해지는 싱잉볼도 체험하니 왜 불교를 평화의 종교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공 | 조계종총무원

이 밖에도 천태종은 구인사를 개방해 일본 스카우트 대원 1,600여 명의 숙식과 체험 활동을 지원했으며, 분당 대광사에서는 한국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숙소를 제공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11일 폐영식 후에도 19일까지 사후 활동을 이어갔다. 조계종을 비롯한 천태종 등 한국 불교는 스카우트 단원의 사후 활동으로 템플스테이를 지원했다. 이에 스카우트 대원들을 향한 한국 불교의 정성에 호평이 쏟아졌다.

취재 : 김현태(『법보신문』 부장)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