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통합, 바디 스캔(body scan) 명상을 해보자

바디 스캔(body scan) 명상


바디 스캔(body scan)은 1980년대 매사추세츠 대학병원의 존 카밧진(Jon Kabat-Zinn) 교수가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MBSR,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700곳이 넘는 기관에서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 중에는 250개가 넘는 의료기관이 포함되어 있고, 그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바디 스캔(body scan) 명상은 의식과 신체에 대한 감각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준다
바디 스캔은 몸과 마음을 강력하고 통일된 전체로 다시 통합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 몸의 각 부위로 우리의 주의를 옮겨 가면서 신체 부위를 아무런 판단 없이 알아차린다. 마치 스캔하듯이 몸 전체를 천천히 훑는다. 이때 자기 신체 부위에서 발견되는 어떠한 것이든 최대한 객관적으로 관찰하려고 노력한다. 신체 부위 한 곳을 잠시 의식이라는 무대 중심에 세웠다가 다시 부드럽게 내려놓고 다음 신체 부위로 천천히 이동한다. 핵심은 주의 대상이 되는 신체 부위에서 어떤 느낌이 일어나는지를 실제로 체험하고 그 느낌에 그냥 머무는 데 있다. 감각이든 생각이든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 수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명상법은 우리의 의식과 신체에 대한 감각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몸은 보다 이완되고 안정된 기분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시간은 약 35분 정도가 적당하지만, 상황에 따라 자신에 맞게 조절해도 좋다.

바디 스캔(body scan) 명상하기
이제 명상을 시작해 보자. 우선 느슨하고 편한 옷을 입고, 방바닥이나 침대에 등을 대고 눕는다. 따뜻하고 이완된 기분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면 가벼운 담요를 덮는 것도 좋다. 누운 자세에서 손은 옆구리에서 15cm 정도 떨어진 곳에 자연스럽게 놓고 발은 어깨너비만큼 벌린다. 눈은 부드럽게 감는다. 편안한 자세를 잡으면서 체중을 완전히 중력에 맡기면서 자신이 최대한 편안하게 느끼는 자세를 찾는다. 마치 우리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모래에 긴장을 풀고 누웠을 때 몸이 모래에 살짝 들어가는 듯한 느낌처럼. 그 후 세 번 천천히 이완되고 깊은 호흡을 한다.

의식을 무심히 집중해서 왼쪽 발가락부터 시작한다. 어떤 감각이 있는지 알아차려 본다. 그리고 천천히 발등을 지나 다리로 옮겨가면서 신체 여러 부위의 감각을 그냥 느껴본다. 왼쪽 다리에서부터 골반에 도달하면 오른쪽 발가락으로 여러분의 주의를 부드럽게 옮기고 차츰 발 전체와 종아리, 허벅지를 거쳐 골반까지 되돌아오도록 한다. 이번에는 주의 집중의 대상을 골반, 허리, 배, 등과 가슴, 어깨로 이동한다. 다음에는 왼쪽 손가락, 손, 팔, 팔꿈치, 그리고 오른쪽 손가락, 손, 팔, 팔꿈치를 거쳐 어깨로 되돌아오도록 한다. 그다음은 목, 얼굴 전체, 후두부, 정수리까지 이르도록 한다. 정수리에 이르러서는 그곳에 숨구멍이 있다고 상상하고 정수리를 통해 호흡한다고 생각한다. 정수리를 통해서 들어온 공기는 몸 전체를 지나 발가락 끝으로 나가고, 발가락 끝에서 들어온 공기는 몸 전체를 거쳐 정수리의 숨구멍으로 나간다고 상상한다. 몸 전체를 통해 호흡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몸 전체에 친절하고 연민 어린 따뜻한 주의를 보내고 연민의 샤워로 몸 전체를 적신다.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감사, 연민, 존중으로 샤워를 한다. 바디 스캔이 끝나면 몸 전체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무슨 느낌이 일어나든, 설령 아무 느낌이 없더라도 상관하지 말고 침묵과 고요 속에 그대로 둔다.

감각을 느끼지 못하거나 통증을 느낀다면
바디 스캔을 하다 보면 처음부터 발가락이나 다른 신체 부위에서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것도 못 느끼면 못 느끼는 데로 그대로 무심히 바라보고 그대로 받아들인 후 다음 신체 부위로 주의를 옮기면 된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 부위의 통증에 너무 압도되어 주의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만일 함께 머무르기에 너무 힘겨운 신체 부위가 있다면 그 부위는 부드럽게 건너뛰어도 좋다. 이 연습을 통해 몸에 대하여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특별히 신체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불편함이 있을 때 몸에 대하여 보다 존중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숨을 들이마실 때 신선한 에너지가 들어오고 숨을 내쉴 때 스트레스나 긴장이 빠져나간다고 상상하면 도움이 된다.

신진욱
동국대학교 선학과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Worcester State University에서 연수했다. 현재 대한불교진흥원 사무국장, MSC Trained Teacher,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공역서로 『깨달음의 길』, 『이 세상은 나의 사랑이며 또한 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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