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로서의 마음가짐을 가르쳐주신 부처님 | 나의 불교 이야기

간호사로서의 마음가짐을
가르쳐주신 부처님

김대원
대동대학교 간호학부 2학년


나는 “종교가 뭐예요?”라는 질문에 불교라고 답하고 다녔을 뿐이지 크게 종교적 활동을 하고 살아오진 않았다. 그러다 간호대에 입학하게 되었고 간호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간호대에서는 사람은 몸이 아프면 마음마저 병들게 된다고 배운다.

1학년 강의 시간 때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환자는 몸이 아파서 병원에 오지만, 그들은 몸과 동시에 마음까지 아픈 사람입니다. 좋은 간호사라는 것은 몸뿐만이 아닌 그들의 마음까지 생각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후 병원에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본 환자들은 간호사에게 서슴없이 악담과 욕을 퍼붓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침을 뱉기도, 또 물건을 던지기까지 했다. 그것을 보고 교수님의 말씀이 이해되질 않았다. ‘어떻게 저런 사람들의 마음까지 생각해주어야 하는가. 간호사는 사람이 아닌가?’ 그 뒤 나는 졸업 후 병원이라는 진로가 아닌 최대한 사람과 마주치지 않는 진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불교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다. 선배들의 실습 후기와 조언도 듣고 타 학교 학생들과도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예전보다 사찰에 더 자주 가게 되었고 관련 서적들도 읽기 시작했다. 그중 『금강경』에 있는 내용이 나의 마음가짐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금강경』에 나오는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어디에도 매임이 없이 마음을 쓰라’는 구절이었다.

간호사는 기본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을 돌보는 직업이다. WHO에서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것이 아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 상태”라고 정의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나는 봉사 활동 때 본 환자의 안 좋은 모습에 마음이 매여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환자들에 대한 편견이 생기고 그들에게 내 마음을 쓰는 것이 꺼려지게 된 것이 아닐까?

불교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대불련’이라고 하는 전국 대학 단체 활동에 참여하게 되며 점차 『금강경』의 구절처럼 내 마음을 타인에게 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따듯한 마음을 전달하자 그들도 고통에서 우러나오는 악한 마음이 아닌 진심이 나오기 시작했고 ‘병원에 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희망을 보았다. 『금강경』의 구절처럼 내 생각과 관념에 매이지 않고 마음을 쓰다 보면 상대도 언젠간 응답해줄 거라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한 번쯤 병원에서 일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진로 계획을 바꾸고 있다.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들을 돌보고 그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받게 된다면 그 어떤 직업보다 보람차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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