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 존중받는 세상 위해 하루 한 끼는 채식으로 | 캠페인 “육식을 줄이자”


모든 생명 존중받는 세상 위해 

하루 한 끼는 채식으로


최수정 

경기소리 앙상블 모해 대표



위대한 예술가들의 헌신으로 만들어진 빛나는 창작물들, 그것을 보고 들으며 ‘세상에 빛이 되겠노라’ 다짐했다. 그렇게 음악가로서의 삶을 살아온 지 3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걷다 보니 길이고, 가다 보니 길이 아니기를 반복하며 그 시간들이 나에게 준 깨우침은 ‘사랑’이다. 그 ‘사랑’의 원칙은 ‘모든 생명의 존중’이다.

한 집안의 전통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그리고 사회 전체가 그것을 자연스러운 생활 방식으로 지지한다. 

어릴 적부터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난다’라고 교육받아왔다. 약하고 잔병이 많아 부모님의 권유로 늘 고기를 먹었다. 아프고 통증이 심할수록 더욱 다양하고 많은 양의 고기를 마치 약처럼 먹었다. 고기를 씹을수록 육체는 병명도 모른 채 허물어져갔다. 노래를 전공하는 나의 목소리는 탁해지고 끔찍한 통증이 이어져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극심한 우울증에 일상을 놓게 되었다. 

살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명상을 시작했다. 동시에 명상 스승님의 권유로 완전 채식(육류, 어류, 유제품, 가금류, 계란)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즉각적으로 나의 삶에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완전 채식을 통한 정화로 보랏빛 피부가 맑아지고, 통증이 줄고, 목소리가 돌아왔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더불어 동물들에게 크나큰 죄책감을 느꼈다. 그렇게 삶은 어둠에서 밝은 빛의 한가운데로 나아가게 되었다. 우리 가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공장식 축산업의 폐단을 이야기하는 영화 <옥자>를 보고 두 딸이 채식주의를 선언했다. 개 농장에서 구조해 온 강아지 또리를 남편이 정성으로 키우며 동물에 대한 사랑과 공감으로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이렇게 모두 육류를 포기하고 채식에 기반한 생활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사랑의 원칙을 행동으로 옮겼다. “생명을 주면 생명을 얻는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와 같은 말의 뜻을 진실로 이해하게 되는 체험이었다.

“육식은 인간과 동물을 다 같이 죽인다. 육식이 동물을 직접 죽이지는 않는다 해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그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는 어느 성자의 말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축적한 최악의 결과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지구온난화의 근본 원인은 축산업이다. 식용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것은 수자원과 대지 에너지를 낭비할 뿐 아니라, 놀랍게도 지구 온실가스 배출의 51%를 차지한다. 또한 축산업은 대기 중 메탄가스를 조성하는 최대의 단일 배출원이다. 축산업은 다른 치명적 유독성 가스들도 배출한다. 이산화질소의 지구온난화 지수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300배나 높다. 또한 암모니아 총량의 64%를 배출한다. 암모니아는 산성비를 유발하고, 치사율이 높은 황화수소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축산업을 중단하면 메탄과 더불어 이런 치명적인 가스들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육류의 실제 비용을 보면 1파운드(약 454g)의 쇠고기를 생산하려면 약 9,400L의 물과 약 5.4kg의 곡물, 약 16kg의 표토와 휘발유 약 3.8L에 해당되는 에너지가 소비된다. 육류 생산은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며 지속 가능성이 전혀 없는, 대단히 큰 손해를 보는 사업이다. 

육식은 말 그대로 수십억{의 동물}을 죽인다. 매년 550억 마리나 되는 경이적인 숫자의 동물들이, 전 세계 인구의 8배나 되는 동물들이 인간의 식용으로 해마다 도살된다. 유제품도 육류와 같은 부류에 속한다. 동물에 가하는 잔혹함과 고문도 동일하고 동물들이 결국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낙농업에도 동물에 대한 자비심은 없다. 사람들도 매년 육류와 생선, 동물성 식품 소비와 관련된 요인으로 죽어가고 있다. 매년 약 3,300만 명이 심장 질환과 암, 다른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매일 9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또한 식량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먹어야 할 곡식을 동물에게 먹인 뒤 죽여서 고기를 얻기 때문이다. 매일 기아로 사망하는 2만5,000명 역시 육식으로 인한 간접적인 사망자들이다. 매년 수십만 명이 육식에서 야기된 지구온난화로 목숨을 잃는다. 또 기후변화 때문에 집을 잃는 이들도 수천만 명에 이른다. 



다른 걸 선택할 수 있는데도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무고한 생명들을 대량 학살하는 것보다 심각한 도덕적 위기는 없다. 이런 대량 살육은 범세계적인 규모로 자행되고 있는 범죄다. 이 살해의 에너지는 다른 부정적 에너지를 키우고 증폭시켜 우리 사회를 타락시키고 세상을 파괴하고 있다. 사람들이 축산 농장 이면에 존재하는 소름끼치는 진실, 그리고 죽임을 당하는 모든 무고한 동물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 죽은 다른 존재의 살점을 먹는 것이 전혀 불필요한 일이며 피로 물든 발자국을 남긴다는 사실을 쉽게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수천 년간 수십, 수천억의 무고한 생명들을 죽이고, 수백만 명이 넘는 동료 인간들마저 직간접적으로 죽임으로써 이루 말할 수 없는 부정적 에너지를 만들었다. 직접적으로 죽인다는 것은 전쟁을 말하며, 간접적이라는 것은 우리가 만든 질병을 통한 죽음을 말한다. 여기에는 선페스트와 폐페스트, 그리고 지금의 돼지독감, 조류독감, 코로나 등이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이 육식이라는 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기후변화가 인류와 동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고, 빙하 후퇴와 물 부족, 어류 남획과 죽음의 해역, 극단적 날씨 변화, 더욱 빈번해지는 자연재해, 삼림 벌채, 생물 다양성 손실, 식량 부족, 인류의 건강 악화 등 심각하다. 

이제는 문제의 근원과 맞서야 할 때다. 그 해답은 인류가 식물성 식단(채식)을 채택하는 것이다. 아주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이 해법이 아니면 그 어떤 방법도 우리가 축적한 결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인류는 중대한 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에게 지구를 구하고 우리 자신을 구할 단 한 번의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 생명을 살리는 식물성 식단을 채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주변을 둘러싼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 이 작은 행보로 인류는 더 높은 의식 차원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구와 조화로운 관계를 회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육식 줄이기’ 캠페인을 통해 하루 한 끼 채식의 실천이 커다란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 



최수정 중앙대학교 한국음악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양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지대에서 강의하고 있고, 경기소리 앙상블 모해 대표로 있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12잡가) 이수자로서 경기민요, 경기잡가에서부터 메나리, 서도소리에 이르기까지 가창의 폭이 넓은 소리꾼이다. 주요 음반으로 <최수정 경기소리 음반 빛이 있는 소리>, <최수정 재즈 음반 After The Rain>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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