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산사의 성공 요인과 성운대사의 불교관리학|대만 불교

불광산사의 성공 요인과
성운대사의 불교관리학

곽뢰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문연구원

사진은 세계 최대 사찰이라 불릴 정도로 규모가 큰 불광산사 본사.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불교’를 위한 서비스정신과 함께 편리한 시스템을 자랑한다.

불교 조직의 관리학은 승단 설립 이후부터 이미 체계적인 시스템 갖춰
관리학은 시대의 발전에 대응해 생겨난 학문으로, 그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운영 방식을 지칭한다. 기업이나 단체가 우수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면, 이는 빠르게 발전하고 오랜 기간 번영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가가 훌륭한 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 결과로 국민이 부유해지고 국가가 강성해지며, 안락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조성될 것이다. 국가의 관리 방법은 정치 체계로 설명할 수 있는데, 종교에서는 자기 내면의 관리가 주된 역할을 하고, 외부 인사 관리가 부차적 역할을 한다.

불교 조직의 관리학은 승단이 설립된 이후부터 이미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관리의 첫 번째 중점은 단체의 “합의”이다. 불교 승단의 관리 방법 중 하나인 “육화경(六和敬)”에서, 사상을 통일시키는 것[견화동해(見和同解)], 법을 평등하게 지키는 것[계화동준(戒和同遵)], 경제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화동균(利和同均)] 등이 관리의 핵심으로 제시된다. 이 외에도 더욱 중요한 것은 신체와 마음을 정화하는 관리로, 이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 이미 최고의 관리 모델로 제시된 바 있다.

대만의 스승이라 불렸던 성운대사가 펴낸 책 『불교관리학』 표지

성운대사의 『불교관리학』
불교관리학은 일반 기업 관리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 세계 5대륙에 도량을 둔 불광산사는 어떤 관리 철학으로 운영될까? 전통 사찰은 어떤 방식으로 대중을 이끌어갈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성운대사의 『불교관리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섯 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원본은 성운대사의 사상, 관점, 의견을 가장 잘 대표하는 저작이며, 대사가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과 일을 접하며 얻은 관리 실무와 이념의 집합체이다. 한국어 번역본은 이러한 원본의 핵심 내용을 간추려 담고 있다.

이 책은 성운대사의 불교관리학에 대한 고찰을 다루고 있으며, 이를 인사, 사회, 경찰, 군대, 교육, 교도소, 불광산사 관리법, 불광산사 삼보산, 종교 입법 등 아홉 가지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각 주제는 대사의 실제 경험과 결부되어 불교관리학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준다. 대사는 불문 관리의 목적이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익을 제공하며, 성장을 돕는 것임을 강조한다. 필자는 이를 독자들에게 참고할 수 있도록 다음 네 가지 측면으로 요약해 정리했다.

첫째, 반야와 방편: 인간 불교관리학의 “체”와 “용”
성운대사는 진정으로 효과적인 관리는 경직된 이론이나 교조적인 적용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보았다. 간단히 말해 불법(佛法)은 체[본질]이고, 관리는 용[활용]이다. 본질에 따라 활용이 이루어지고, 활용은 다시 본질로 돌아가는 구조이다. 불광산사의 질서정연한 관리 성과는 대사의 인간 불교 관리 지혜가 의체현용(依體顯用)된 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대사의 반야 지혜와 방편[선교방편(善巧方便)]이 고도로 통합된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많은 외부인이 불광산사의 관리 경험을 탐구하거나 대사에게 관리의 비결을 묻기 위해 찾아왔을 때, 대사는 종종 이렇게 말했다. “사실 나는 불광산사를 특별히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불법은 가로로는 시방에 두루 퍼지고, 세로로는 삼세를 통달합니다[横遍十方, 豎窮三際]. 불교의 관리학을 말하자면, 모든 법이 곧 관리학입니다. 가로로 시방에 두루 퍼지고, 세로로 삼세를 통달하는 이치를 관리학에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관리학의 핵심은 모든 관계를 살피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물질과 마음: 인간 불교관리학의 “대상”과 “단계”
성운대사는 관리학의 대상과 차제에 대해 명확한 인식과 통찰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대사는 “물(物)”의 관리를 하나의 층위로 두었다. 대사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물질은 “죽은 것”이기에 자신의 생각에 따라 배치할 수 있으며, 특정한 기술을 학습함으로써 그것들을 일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사람의 관리는 훨씬 어렵다. 왜냐하면 사람은 “살아 있는 존재”이고, 사람의 마음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타인을 관리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대사는 자기 관리가 궁극적으로 마음의 관리로 귀결된다고 강조한다. 마음의 관리는 가장 어려운 관리이지만, 불교의 강점은 바로 불법(佛法)을 배우고 수행함으로써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성운대사의 인간 불교관리학의 구조에서 대사는 마음을 출발점으로 삼아 마음의 관리를 총체적 관리로 보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과 물질에 대한 관리를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자비와 이타: 인간 불교관리학의 감정과 도덕 원칙
대사에 따르면, 인간 불교관리학은 “비지쌍운(悲智雙運)”에서 출발해야 하며, 지혜뿐만 아니라 자비심도 함께 가져야 한다. 대사는 “관리학은 남을 관리하거나 타인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연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리학을 잘 배우려면 먼저 당사자에게 기쁨과 이익을 주어 그들이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인간 불교관리학은 타인의 필요를 세심하게 살피고 그들의 요구와 바람을 충족시켜, 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대사는 규칙과 제도를 정할 때는 엄격할 수 있지만, 실제 실행에서는 자비심을 가지고 타인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대사는 관리의 궁극적 목적이 더 나은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의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며, 결코 개인의 이익이나 사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님을 지적한다. 성운대사의 이러한 감정과 도덕 원칙은 현대 관리학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넷째, 행승어언(行勝於言): 인간 불교관리학의 행동과 실천 원칙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중시하며, 행동과 실천에 집중하는 것은 대사가 일관되게 강조해온 사상과 방법이다. 대사의 견해에 따르면, 지도자가 호소력과 권위를 가지려면, 먼저 스스로 실천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며, 자신의 실제 행동을 통해 팀 구성원들을 감화시키고 효과적인 관리를 이끌어야 한다. 불교를 연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며,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는 것은 자신의 행동을 규범에 맞게 조절하고, 마음을 넓게 여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솔선수범이 말로 하는 가르침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모든 관리학의 근본적인 의미는 실제로 실천을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데 있으며, 그렇지 않다면 이는 공허한 이론에 불과해 아무런 존재 가치와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종합적 이론 학문으로서 현대 관리학은 경제학, 심리학, 사회학, 수학 등과 긴밀히 결합되어 관리 방법과 기술의 전문화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관리 실천에서 “인간”이 관리의 핵심적 위치와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점점 더 많이 인식하게 되었다. 사람과 마음의 관리 측면에서 불교의 지혜는 독특한 역할과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음에 틀림없다. 성운대사의 『불교관리학』은 이러한 “인본(人本)” 관리 사상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응답으로, 대사가 불교의 지혜와 자신의 관리 실천을 고도로 융합한 사상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불교관리학은 심성을 계발하고 대중을 섬기는 데 중점을 둔다. 2,000여 년 동안 불교는 불(佛)·법(法)·승(僧)이라는 삼보(三寶)를 신앙의 의지처로 삼고, 경(經)·율(律)·논(論)이라는 삼장(三藏)을 관리의 법칙으로 삼아왔다. 이를 통해 승려들은 명확한 방향과 목표를 가지게 되었으며, 또한 최고의 수행 지침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불교의 관리 방법은 국가, 사회, 각종 산업 분야는 물론 개인의 심신 관리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 방법의 효과는 그것을 적용하는 이가 불교 관리 방법에 대해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체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곽뢰(郭磊) |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2005년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동국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한국불교사 전공).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문연구원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 『고승전: 원효대사』(중국어) 등이 있고, 『돈황학 대사전』 등의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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