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답을 찾는 길
안내해준 고마운 시간
우종욱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재학, 연세대 불교학생회 회원
4년 반 만에 찾은 황룡원이다. 만물이 그렇듯 나도 변했다. 교내 불교 동아리의 신입이자 선배들 사이 동생이었던 내가 졸업생, 대학원생이자 동아리의 선배가 되었고 부족하지만 매 학기 동아리의 신입 법우들을 대상으로 불교 입문 수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운이 좋았다. 마음이 편치 않던 차에 마침 시간이 되었다. 내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함께 대원청년회 워크숍에 참여했다.
참나 찾기
“나를 찾아 떠나는 명상여행”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워크숍은 강연, 명상, 요가, 불국사 순례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알아차림”에 대한 가르침이 제일 와닿았다. 알아차림은 “현재를 살라”는 가르침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데, 언뜻 보면 당연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에 잠식당하는 것이 인간 아닌가.
내 안에 부처가 있음을 알면 이러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욕심과 집착에서 벗어나 참나를 찾는 것은 나에 대한 집착의 소멸에서 비롯된다. 즉 역설적이게도 참된 나라는 것은 “나”라는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나도, 너도, 모든 것은 연기하고 공하다는 가르침. 모든 것은 변화하기 마련이라는 진리를 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때 비로소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의 “앎”은 학문의 “앎”과는 다르다. 교리, 논리, 사상을 지식으로써 알고 있을지언정 불교를 경험하고, 살아야 진정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2박 3일간 명상을 통해 참나를 찾아보고자 하며, 근래의 나는 지양하고자 했던 틀에 갇힌 사고에 빠져 있었음을 느꼈다. 이것은 이래야 하고 저것은 저래야 하고,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고, 이것은 합리적이고 저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분별심과 집착심을 놓지 못한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자애 명상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나를 비롯한 모든 생명을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 모든 존재에 대한 우주적 사랑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기에 유독 그렇다.
진정한 평화는 가능한가? 자신의 욕심과 증오로 다른 생명을 해치는 이들이 있는 한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다 보면 그러한 존재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느끼고, 결국엔 나 자신도 증오의 연쇄에 빠져버리는 기분이다. 원한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이해의 노력, 사랑의 노력이 필요하다. 『법구경』에서도 분노는 분노에 의해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던가.
놓지 못하는 진애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던 요즘, 오랜만에 가진 자애 명상 시간에 잠시나마 진애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모든 중생에 대해 자비심을 갖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수행하고 노력한다면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들었다.
나의 길, 답은 누군가가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시야를 넓힐 기회를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대원청년회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워크숍을 기획하고 진행해주신 분들과 워크숍에 함께해준 도반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괴로움을 수반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부디 온 중생이 안온함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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