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커뮤니케이션
-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마음챙김으로 이루는 유대감
커뮤니케이션의 양면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며, 받아들이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한다. 말은 때로는 치유해 주고, 달래 주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인생의 고난을 마주했을 때 관심을 담은 단 한마디의 말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반면 말은 엄청난 해악을 가할 때도 있다. 분노나 잔인함으로 가득 찬 날카로운 말은 인간관계를 깨뜨리거나 듣는 이를 몇 년 동안이나 아프게 만들 수도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언어적이고 정신적이며, 감정적이고 육체적이다. 복잡하고,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시작, 경청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경청이다. 진정한 경청은 근본적으로 나의 아집을 버려야 가능하다. 진정으로 듣기 위해서 자기 생각과 관점, 느낌을 일시적으로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경청은 어려운 순간만큼이나 즐거운 순간에도 매우 중요하다. 모든 대화 중에 침묵하지 못하면 진정한 경청이나, 가슴으로 말하기는 불가능하다. 침묵이 없으면 온전히 들을 수 없고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은 경청하지 못하고 침묵을 어색하게 느끼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불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대화 중에 경험하는 것에 대하여 끊임없이 자기식대로 판단하고 통제하려 한다. 차분히 알아차리지 못하고 즐거운 것은 취하고 불쾌한 것을 멀리하려 한다. 즉, 즐거운 것은 좋은 것이고, 불쾌한 것은 나쁜 것으로 판단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알아차림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요소이자 핵심
그러나 바로 이 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안정적이면서 비 반응적인 방식으로 알아차릴 수 있으면, 오랜 습관의 끈을 늦출 수 있다. 열린 자세로 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그리고 상대의 말을 넉넉히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알아차림은 말하기와 듣기 이외에 커뮤니케이션하는 동안 작용하는 기본 요소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알아차리면서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에 달려 있다. 온전히 이 순간 이 자리에 있으면서 자신과 다른 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아차림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적인 토대가 된다.
마음챙김 커뮤니케이션이 주는 유대감의 행복
우선 마음챙김 커뮤니케이션을 연습해 본다. 대화할 때 우리의 몸을 닻으로 삼으면서 시도한다. 몸에서 깨어있음을 느낄 수 있는 두세 곳을 선택하고,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동안 가능한 한 자주 깨어있는 감각에 주의를 기울인다. 사람들이 말하는 동안 생각을 내려놓고 그들의 말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가슴 근처에서 생기는 느낌과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그리고 마음이 이런저런 판단을 내리느라 바삐 움직이는 걸 알아차리면 다시 몸의 감각으로 되돌아온다. 만약 상대의 말을 비판하고 분석하고 자기식대로 해석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차려야 한다.
온전하게 깨어 있음과 상대에 대한 주의집중은 존중의 태도도 포함되어 있다. 상대방 목소리의 음색, 말소리의 고 저, 성량, 그가 사용하는 단어에 주의를 기울이며 진심으로 깊이 경청해야 한다. 특히 상대방이 말하고 있는 동안, 할 말을 미리 준비하고 연습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보다는 지금, 이 순간 진실하고 의미 있게 느껴지는 것을 그대로 말한다. 이렇듯 가슴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참된 경청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몸과 가슴에 대한 마음챙김을 잃지 않도록 천천히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상대방이 말을 마쳤을 때, 잠시 멈추어 그가 했던 말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서로 함께 깨어 있을 때 마음챙김과 자비를 일상생활에 통합할 수 있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우리가 서로 이어져 있다는 유대감이 주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신진욱
동국대학교 법학과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Worcester State University에서 연수했다. 현재 대한불교진흥원 사무국장, MSC Trained Teacher,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공역서로 『깨달음의 길』, 『이 세상은 나의 사랑이며 또한 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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