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인도 아이들에게서 배운 나눔의 행복

소욕지족 깨닫게 하는
네팔 인도 아이들

권현옥
산부인과 전문의


사랑과 나눔의 행복을 이웃과 나누는 일은 숭고한 보살행
간디는 지구는 탐욕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나누기에는 충분하다고 했다. 지구라는 한 공간에서 풍족하다고 낭비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부족하고 심지어 굶어 죽게 된다. 결국 한 우물에 있는 굶는 물고기로 인해 물이 오염된다면 모두가 같은 운명이 되는 동체대비를 말한다.

탐욕이라는 말은 소비의 극대화를 지향하고 만족이라는 말에는 소비할수록 더 멀어진다는 뜻이 담겨 있다. 소금물을 많이 마실수록 갈증이 심해지는 것처럼. 물질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물질이나 작은 소비에도 만족도가 높다.

20년간 해외 의료봉사를 하면서 나는 사랑과 나눔의 행복을 이웃과 나누는 일이 숭고한 보살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네팔이나 인도에 봉사를 가보면 전기가 없어 불편하지만 자연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그만큼 우리의 생활은 너무 넘쳐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디흔한, 조금만 부러져도 버리기 일쑤인 연필 한 자루가 그곳 아이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이다. 오히려 더 소중히 여기고 기뻐하며 행복해한다. 특히 룸비니 마야데비고아원은 네팔 지진 때 부모를 잃었거나 히말라야 고산에서 먹고살기가 어려워 오는 아이들이 많다. 음식이나 옷이 부족하기는 매한가지이지만 적어도 굶지는 않는다는 소박한 사실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그런 모습을 보면 과연 우리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일찍이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소욕지족의 실천이야말로 지구 생명 공동체가 모두 행복한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가장 요긴하게 필요한 것을 나눌 때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행복
우리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내가 추구하는 외부의 물질의 크기가 아니라 내 안의 감사의 마음 크기인 것 같다. 네팔 아이들은 밥을 먹을 때 아버지나 할머니가 먼저 먹고 나면, 그제서야 남은 밥으로 엄마와 아이들이 먹는다. 서로 많이 먹으려고 욕심내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뒷사람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이 세상을, 사회를, 가정을 보듬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힘이다.

인간의 행복에 최적화된 환경은 사랑이다. 물질의 욕망이 커질수록 행복으로 가는 문은 좁아진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낮과 밤이 서로 연관되어 길어지고 짧아지듯이 물질과 정신의 관계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물질과 정신이 균형감을 찾을 때 행복지수가 최대가 된다는 것을 봉사를 통해 느꼈다.

빗물이 나무나 식물에 떨어져 열매나 꽃을 맺듯이 우리가 가진 물질도 남과 나눌 때 세상의 꽃이 되는 것이다. 미리 주면 선물이 되고, 나중에 필요 없을 때 버리면 쓰레기가 된다. 때문에 현재에 가장 요긴하게 필요한 것을 나눌 때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나눔은 내가 필요한 것을 나누어야 한다. 나의 행복과 마음의 평화도 함께 나누면 더욱 좋다. 나눔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나눔의 삶을 실천하려면 먼저 나 스스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나가야 한다. 소비와 낭비는 결국 내 마음의 갈등과 불만족과 후회를 낳게 되고 하나의 병이 될 수 있다. 아름다운 지구,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면 나누고 아끼는 마음을 우선 갖자.

권현옥
고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산부인과 전문의로 진료하고 있다. 현재 진주 여성의집 쉼터운영위원과 고문으로 있다. 20여 년간 경남 불교 호스피스 병원, 고성 보리수동산 등 국내는 물론이고 네팔 룸비니 불교 무료 병원 IBS, 인도,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아프리카 등 해외 곳곳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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