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는 명상이 좋습니다
- 마음챙김 명상으로 스트레스 통제하기
인류가 기나긴 진화 과정에서 오늘날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생명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효율적으로 반응하고 대처했기 때문이다. 기분 좋고, 배불리 먹고, 편안하게 쉬는 즐거운 상황에 대처하는 것보다 호랑이나 사자 같은 맹수들이 공격해 오는 위기 상황을 얼마나 잘 대처하는가가 인류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이렇게 우리 인류가 생존에 큰 위협을 느꼈을 때 자동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이 바로 ‘투쟁-도피(fight or flight)’ 반응이다. 이와 같은 ‘투쟁-도피’ 반응은 아마 인류가 사바나 초원을 거닐던 먼 과거에는 인류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과거 원시시대 우리의 생명을 위협했던 사자나 호랑이 같은 위험한 동물을 마주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도 언제 어디서나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초긴장 상태로 하루하루를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을 만나면 교감 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작동시켜 반응 불길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동시에 불안한 생각이 부정적 감정을 만나 혈액 속의 호르몬 균형을 깨뜨린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심장과 면역계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만약 이것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온몸의 조직이 손상되고 심지어 몸속에 저장되어 각종 심각한 육체적 질병을 초래하게 된다.
물론 우리에게 적당한 양의 스트레스는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뿐더러 때때로 이로울 수도 있다. 오히려 단기적인 스트레스는 몸에서 천연 진통제를 분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스트레스는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며, 만성 통증을 유발하고, 뇌의 기억 세포를 망가뜨린다. 그리고 우리 몸에 지방을 축적해서 암, 심장질환 등 수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통증에 대한 뇌의 정상적인 반응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우리가 이러한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을 진정시킬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내적 불안, 기분 저하, 우울증, 심혈관계 질환, 혈압 상승 등을 포함한 만성질환으로 건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이러한 스트레스는 개인이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우리가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더 악화가 될 수도 있고 약화될 수도 있다.
우리가 잠재적인 스트레스 유발 요인에 직면했을 때 알아차림과 비판단적 관찰을 통한 마음챙김 명상을 해보자. 그러면 신체적 반응을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고, 생각과 감정을 더 잘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몸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호흡은 부드럽고 깊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내용에 빠져들지 않고 생각을 하나의 ‘정신적 사건’으로 한걸음 떨어져 관찰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 요인과 스트레스 반응 사이에 정신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매사에 즉각적인 자동 반응에서 벗어나 의식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꾸준히 노력해서 마음챙김 명상이 더욱 깊어지면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통제해가는 삶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 결과 자신의 감정과 신체적 감각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키움으로써 사회적 현상에 보다 폭넓은 인식을 갖게 된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세상을 새롭고 만족스럽게 바라보고 포용하여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살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신진욱
동국대학교 선학과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Worcester State University에서 연수했다. 현재 대한불교진흥원 사무국장, MSC Trained Teacher,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공역서로 『깨달음의 길』, 『이 세상은 나의 사랑이며 또한 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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