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어야 더 즐겁다 | 도미니크 로로가 제안하는 심플하게 살기

적게 먹어야 더 즐겁다


“나의 입맛은 단순하다. 가장 좋은 것만 먹는다.” -오스카 와일드

즐거움을 위해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면, 결과는 정확히 그 반대가 될 것이다. 생각해봐라. 음식이 한가득한 뷔페나 칵테일파티에서 기분 좋게 먹고 나온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 눈은 욕심이 크다. 그래서 실제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양보다 더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 바람에 차려진 대로 꾸역꾸역 먹다가 그 자리를 나설 때쯤엔 속이 더부룩해 부담스러워지고, 죄책감마저 느낀다. 그러나 훈제 연어와 양상추 몇 잎 그리고 백포도주 한 잔만을 먹는다면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결혼식 피로연에서 나는 일본인들은 대체로 싫어해 거의 손을 대지 않는 푸아그라와 샴페인만 먹었던 적이 있다. 그 덕분에 다음 날 아침 1g도 살이 찌지 않았고, 소화불량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앞으로도 그날의 선택을 기억하려 한다.

먹는 즐거움을 기대하라. 식탁에 앉는 순간을 기대하면 할수록 적게 먹을 수 있다. 매 식사가 축제가 되게 하라. 건강에 꼭 필요한 것들은 최고의 진미로 삼아 만족을 누리자. 음식이 많을수록 지혜와 신중함, 초연함을 발휘하라. 이보다 더 간단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왜 더 일찍 알아채지 못했는지 안타까울 것이다. 일단 위장이 정상적인 크기를 되찾으면 더는 허기를 호소하지 않아 더 적게 먹으면서도 먹는 즐거움은 더 커진다. 이것이 소식을 할 때의 즐거움이다. 이러한 소박한 삶의 태도는 인생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 소박함이야말로, 진정한 기쁨이다!

냉장고를 비우자


현대화되면서 냉장고는 점점 더 커졌다. 우리는 왜 일개 연대를 먹이고도 남을 만큼 많은 음식을 비축해두어야만 하는 걸까? 사흘에 한 번 신선한 재료들을 산다면, 작은 냉장고로도 충분하다. 찬장 안에는 수많은 식재료가 쌓여 있고, 냉장고에도 왜 거기에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많은 식재료(겨자, 마요네즈, 달걀 등)가 숨겨져 있다.

다음번에 냉장고를 살 때는 필요 이상으로 크지 않도록 해라. 대형 냉장고는 꽉 채우지 않는 한 소형에 비해 열 손실도, 전력 소모도 크다. 결정적으로 냉장고가 너무 크면, 거기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잘 잊어버린다. 한 중국인 요리사는 텔레비전에 나와서, (우리가 장을 비우듯이) 사흘이나 나흘에 한 번씩 냉장고를 완전히 ‘비워’, 장을 보기 전날에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인들에게 먹는 것이란, 우선 가장 신선한 식품을 준비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미니크 로로(DOMINIQUE LOREAU)
프랑스 출신 수필가로 소르본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를 받았고,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요가와 수묵화에 능통하고 자유, 아름다움, 조화를 삶의 지표로 삼고 있다. 동양적인 아름다움에 빠져 1970년대 말부터 일본에 살기 시작했고, 서구적 방식과는 다른 생활에서 ‘심플하게 사는 것’의 가치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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