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에 대한 명상 │ 명상 가이드북

화에 대한 명상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이 연습은 화가 일어날 때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화를 대하는 새롭고 지혜로운 태도를 키우기 위한 것입니다. 습관적으로 화를 참거나 화를 표출하는 것은 자신과 상대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 연습을 통해 화를 자각하고 수용하며 이해하는 태도를 키움으로써 화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1.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현재의 순간에 잠시 머뭅니다. 눈을 감고 자신에게 조용히 물어봅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지금 나의 몸과 마음은 무엇을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가?”
현재의 상태를 알아차리면서 깊은 호흡을 세 번 합니다. 몸과 마음을 충분히 이완합니다.


2. 최근에 있었던 화가 일어났던 사건을 잠시 떠올려봅니다. 그 일이 일어났던 장소, 상황, 함께 있었던 사람들을 떠올리고 그때의 화난 감정을 다시 느껴봅니다.
화를 참거나 피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알아차리고, 화의 느낌이 어떠하든지 그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 느끼고 경험해보리라고 마음먹어봅니다.


3. 몸의 어느 부위에서 화가 일어나는가를 알아차려봅니다. 가슴이 답답할 수도 있고, 머리에서 열감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몸의 어떤 부위가 긴장될 수도 있습니다.
화와 관련된 어떤 감각이라도 그것이 일어나는 대로 허용하고 알아차려봅니다. 화의 느낌이 어디에서 일어나서 머물다 변화해가는지 살펴봅니다.


4. 화가 느껴지는 몸의 부위에 부드럽게 손을 올려봅니다. 손에서 느껴지는 화의 감각을 잠시 느껴봅니다. 당신의 주의를 거기에 가져가서, 들숨에 그 감각에 숨을 불어넣고, 날숨에 그 감각으로부터 숨을 내쉽니다.


5. 화와 연관되어 떠오르는 충동이나 생각이 있다면 그것 또한 떠오르는 대로 알아차립니다.숨을 내쉬면서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봅니다.

“화가 올라오고 있구나.”

“화와 관련해서 이런 생각들이 떠오르고 있구나.”

“화와 관련해서 이런 충동을 느끼고 있구나.”

“그것이 무엇이든 괜찮다, 나는 기꺼이 그것을 느낄 것이다.”


6. 당신의 알아차림을 몸 전체로 확장합니다. 몸 전체의 감각, 자세, 표정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당신의 몸과 앉아 있는 공간이 접촉하고 있는 느낌에 잠시 주목합니다. 자신에게 충분히 여유를 주면서 천천히 눈을 뜹니다.



화를 억압하고 참는 것은 우울증과 같은 정서적 문제를 일으킵니다. 습관적으로 화를 폭발하는 것은 정서 조절 곤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치게 됩니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화는 자신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감정입니다. 화는 매우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감정이지만 나름의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화를 없애려고 하거나 표출하는 방식 대신 화를 자각하고 수용하며 인정하는 태도로 화를 대하면 부정적인 화의 에너지는 정화되어 긍정적인 에너지로 변화됩니다.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자아초월상담학 교수로 있다. 최근에는 자비 명상을 토대로 한 심리 치료 적용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역서로 『자비의 심리학』, 『자비중심치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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