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팩 초프라의 완전한 명상』 | 책 읽기 세상 읽기

명상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꿈꾸는가 


『디팩 초프라의 완전한 명상』



이 책은 진정한 영혼의 깨어남을 위한 명상의 모든 세러피를 망라하고 있다. 우리는 명상을 통해 무엇을 꿈꾸는가라고 질문한다면, 저자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기대합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명상의 목적’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고, 동시에 명상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꿈으로써 모든 것이 바뀌기를 기대할 수 있다. 저자는 명상을 통한 삶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마음의 진정한 ‘깨어남’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면, 인류가 우주를 깨울 수도 있다고. 우리가 깨어날 때 우주도 깨어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멀리서 감상하거나 관찰하는 우주가 아닌, 우리가 직접 그 모든 움직임과 함께하는, ‘참여하는 우주(participatory universe)’로 가는 길이다. 우주적 단조로움에서 깨어나 생의 매 순간을 깨어 있는 마음으로 맞이하는 것, 그것이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다. 

명상은 우리가 저기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여기 안에 있다는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다. 또한 명상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내면으로 은퇴하는 것이다. 은퇴는 나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잠시 내면으로 은퇴하면 매일매일 간신히 버티던 삶을 멀리서 조망하는 시야가 확보되고, 그리하여 우리는 분열된 자아, 파편화된 자아로부터의 자유를 얻게 된다. 저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예로 들어 명상의 과정을 설명한다. 명상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험프티덤프티’가 깨져버리자 그것을 다시 붙이려고 애쓰는 왕의 말과 부하들을 닮았다고. 조각조각 파편화되어버린 우리 삶을 깨어 있는 시각으로 다시 바라보아 마침내 하나의 전체성으로 부활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명상의 힘이다.  

명상을 통해 새로운 영적 깨어남을 경험한 대표적인 작가는 바로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그 기쁨을 노래한다. “콩코드 외곽의 어느 농장에서 외로움이 한 남자를 고용했다. 그는 제2의 탄생을 한 사람이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에서의 조용한 삶이 문명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새로운 탄생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만이 명상을 통해 ‘참여하는 우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디팩 초프라는 식물에게도 놀라운 깨어남의 능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점액형 곰팡이는 인간과 같은 두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해로운 물질을 스스로 피할 뿐 아니라 빛과 가뭄 속에서도 다시 살아난다. 자연과 소통하며 자신의 살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모든 존재가 어쩌면 이렇게 존재의 깨어남을 통해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깨어남의 최고 경지인 ‘삼매경(samadhi)’에 도달하면 심장박동이 늦춰지고 산소 소모 또한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이렇듯 삼매경에 이르면 생존의 에너지를 최소화함으로써 더 많은 에너지를 몸의 문제와 마음의 문제를 치유하는 데 쓸 수 있다. 명상을 통해 알코올의존을 치유하고 자폐증까지 호전되는 것은 바로 이런 ‘명상의 문제 해결 능력’을 제대로 활용한 경우일 것이다. 치료는 원치 않는 증상만을 골라 족집게처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치료는 불안한 마음만을 골라 그 부분만을 싹 없애는 것도 아니다. 치료는 불안감이 무엇인지 직접 발견해서 그것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불안의 고통만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온몸으로 부딪쳐서 그것과 용감하게 대면하는 것이 진정한 치유다. 

저자는 매일 깨어나는 삶을 꿈꾸기 위해 ‘만트라 명상’을 통해 일종의 ‘기적 연습’을 할 것을 주문한다. 그 기적 같은 깨달음의 만트라는 예컨대 이런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꺾을 수 없는 의식이다.” “무기는 그것을 자를 수 없고 불은 그것을 태울 수 없으며 물은 그것을 적시지 못하며 바람은 그것을 말리지 못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존재 그 자체다. 무기로도 자를 수 없고, 불로도 태울 수 없으며, 물로도 적시지 못하며, 바람으로도 말릴 수 없는 것, 바로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실재하는 것이 우리의 의식이며 존재다. 그럼으로써 명예나 부귀영화가 아니라 영적인 깨어 있음 그 자체가 성공임을 깨닫는 것이다.  


정여울 

작가. 저서로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월간정여울-똑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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