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산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의 따스한 환대
아! 적멸보궁! 그 빛과 깨달음 속으로
연등이 켜진 밤 오대산 중대의 모습
지쳐야 비로소 산을 찾는 사람들나는 산을 두려워한다. 높이, 더 높이 올라가며 숨이 차는 순간이 보람차기보다는 힘겹다. 평지는 얼마든지 오래 걸을 수 있지만, 산에 오르는 일은 내게 무척 커다란 모험이다. 이렇게 산을 두려워하는 내가 ‘그래도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도시의 삶’이 너무 지쳤을 때다. 그럭저럭 잘 살고 있을 때의 나는 산을 생각하지 않는다. 도시의 속도를 잘 따라가고, 사람들이 아무…
불교 핫플레이스
눈이 펑펑 내리던 날이었다.친구와 함께 완주 위봉사로 향했다. 밤새 내린 눈으로 산도, 길도, 지붕도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 흰색뿐인 풍경 속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전각 하나가 있었다. 눈 쌓인 처마 아래로 따뜻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그곳이 보광명전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보광명전도, 관음전도, 종무소도. 내 눈에 보이는 그 모든 것이 그냥 ‘절’이었다.절이라 불리는 공간에 들어가 부처님을 바라봤다. 신기했다. 오래된 전각도, 그 안의 부처님도, 눈 속에 묻힌 산사도 내…
사찰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있다 / 의정부 회룡사
인조반정의 숨은 조력자, 비구니 예순 스님의 삶조선왕조 500년 역사에서 왕이 폐위되고, 새로운 임금이 왕위를 차지한 것은 중종반정과 인조반정 딱 두 번이었다. 중종반정 당시 반정을 일으킨 신하들은 연산군의 이복동생이자 자순대비의 하나뿐인 아들 진성대군에게 군사를 보내 상황을 이야기했다. 반정 직후 연산군은 아무런 저항 없이 옥새를 내어주었고, 바로 그날 진성대군은 익선관에 곤룡포 차림으로 왕위에 올랐다. 반면 인조반정은 훨씬 아슬아슬했다. 거사 당일 인조는 직접 군사를 이끌었는데…
절집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서
사철 색다른 옷을 갈아입는 산세의 아름다움에 수많은 사람들이 찾고 또 찾는 곳이 설악산이다. 그 절세가경 호젓한 산경 속에 예스러운 신흥사가 자리한다. 기암절벽 등에 업고 동해 일출 향해 고즈넉이 자리한 천년가람이라! 이곳을 찾는 이는 쉽게 설악의 절경에 심취해 정작 신흥사는 뒷전이기 쉽다. 그러나 필자는 근자에 신흥사를 수차 답사하면서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몇 가지 독특함을 만났다.
백두대간 중추 외설악동에 자리한 신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이다. 낙산사, 백담사, 봉정암 등 큰절들을 말사로…
부처님 성지 순례
쉬라바스티는 코살라국의 수도로서 사위성 혹은 사밧티로도 불리며, 『금강경』의 설법처로 알려진 곳이다. 쉬라바스티는 매우 번성해서 당시에 이미 라즈기르를 능가할 정도였다.
룸비니와 위도상 동일한 쉬라바스티는 부처님께서 가장 큰 신통을 보이고, 가장 큰 절을 보시 받고, 가장 오래 머물렀으며, 가장 많은 경전을 설한 곳이다.
빈두로 존자가 신통으로 전단향 발우를 가진 사건을 계기로, 부처님께서 제자들의 신통을 금지하는 대신 쉬라바스티의 망고 나무 아래에서 기적을 보이겠다고 그 4개월 전에 예언하셨다. 예언한 장소에 도착한…
남효창 박사의 나무 이야기
나무들이 발명한 생존·순환의 기술씨앗의 전략은 단순한 번식이 아니다.
수백만 년 동안, 바람과 불, 동물과 비, 그리고 무수한 계절 속에서 씨앗은 생존과 확산, 그리고 생태계 재설계의 방법을 실험해 왔다.
인간이 뒤늦게 과학이라 이름 붙인 원리들은, 이미 이 작은 생명 안에서 완성되어 있었다.1. 불이 지나간 뒤, 나는 깨어난다.숲이 불타고 난 자리, 검게 그을린 흙 위에서만 깨어나는 씨앗이 있다.
은행나무, 유칼립투스, 자귀나무—그들은 불을 기다린다.
불은 경쟁자를 없애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며, 빛을…
천년사찰 숲길 걷기명상
월정사 숲은 전나무들로
가득 찬 ‘화엄의 바다’다.
모든 것을 껴안아 포용하는 숲의 바다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서로 연관된
그물코처럼 존재한다.
정신이든 물질이든 시간이든
공간이든 마찬가지다.
세상에 독립되어 존재하는 건 하나도 없다.월정사 전나무숲길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신과 지은탁의 사랑이
가장 깊어지는 장소다.
눈 덮인 전나무숲에서 두 사람의
운명과 사랑이 교차하는 장면이
촬영되어 지금도 많은 팬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드라마 ‘도깨비’의 무대가 된 월정사 전나무숲월정사 숲은 전나무들로 가득 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