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서 보는 욕망
박범석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욕망의 개념을 광범위하게 적용한다면 모든 생명은 그 자체가 욕망 덩어리이다. 생명이 탄생한 순간 그 생명은 자기보존과 안전을 위한 무한한 자기 충족과 확장의 길로 들어선다. 생명유지의 욕구와 동기는 결국 생명의 자기 존속을 위한 욕망의 전개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심각한 실존적인 문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모든 욕구는 결국 욕망인가? 욕망을 버리는 것은 곧 생명을 버리라는 것인가? 욕망이 사라진다고 그 자체로 성숙하거나 발전한 상태라는 근거는 무엇인가? 우울…
치매 예방에도 운동이 중요
구병수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치매라는 질환은 대체로 늙은 부모님이나 초로기의 중년이 많이 걸리는 퇴행성 뇌 질환 중의 하나다. 이 질환은 알츠하이머 질환과 흔히 중풍인 뇌혈관이 막히거나 출혈로 인해 뇌 세포의 사멸을 초래해 기억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근래에 한국은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2050년 치매 유병률은 노인 10명 중에 1명일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에는 정부 차원에서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현재까지도 치매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치…
초기 불교에서 보는 욕망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
욕망(欲望), 이것은 무엇을 하거나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말한다. 그렇다면 욕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일까 버려야 할 마음일까?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을 욕망이라 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두고, 욕망의 다양성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초기 경전(Pāli-Nikāya)에서 붓다는 욕망이라는 의미로 다양한 빠알리(Pāli)어를 사용했다. 이들은 10여 가지가 넘는다. 초기 경전 안에서 욕망이라는 의미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은 ‘까마(kāma)’, ‘찬다…
‘지금, 여기’의 삶을 돌아보고, ‘가야 할 길’을 고민하다
일상을 온전히 영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주제들로 대중과 만난 2024년의 <화요 열린 강좌> 2024년 <화요 열린 강좌>는 일상을 온전히 영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주제들로 채워졌다. ‘온전하다’는 시각은 완벽이나 완전을 기하는 것이 아닌 ‘본바탕 그대로를 고스란히’ 응시하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지금, 여기’를 고민할 때 가능하다. 이에 ‘지금, 여기’의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앞서 고민한 여러 분야의 …
다만 연결하라 -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 보여도, 우리를 연결하는 것들
불교의 ‘시절 인연’, 『패스트 라이브즈 각본집』, 그리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
정여울 작가
다시 헤어짐으로써 비로소 끝맺은 아름다운 시절 인연 불교 용어 중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단어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시절 인연(時節因緣)’이라는 말이 요즘 특히 자주 들린다. 모든 일들이 제때 맞춰 이루어질 때 비로소 인연이 성립된다는 뜻이니, ‘어쩌면 그 사람은 그토록 절묘하게 때맞춰 나타나 주었을까’라는 고마운 인연에 더욱 잘 어울리는 말이다. 그런데 시절 인연…
노자와 장자의 맑은 마음 - 염담(恬淡)과 일기(一氣)
정세근 충북대학교 철학과 교수
마음은 왜 이렇게 다른가?
남은 늘 내 마음을 몰라준다. 왜 그럴까? 내 마음에는 너밖에 없는데, 너는 나 말고도 또 있다. 이때 기준은 ‘남의 마음’이 아니라 ‘내 마음’이다. 내 마음이 기준인 한, 나는 늘 서운하다. 그러나 남은 그런 기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셔놓고 남 탓이다. 내 마음과 남의 마음을 그런대로 엇비슷하게 맞출 수는 없을까?
누구의 마음에는 드는데, 누구의 마음에는 안 든다. 내 마음과 남의 …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제1권 중에서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 1
◎
1)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② 한때 붓다께서 마갈제국의 아란야법 보리도량 중에 계시면서 ③ 비로소 정각을 이루셨다. ① 如是我聞. ② 一時佛在 摩竭提國 阿 ③ 蘭若法 菩提場中 始成 正覺.
2) ① 그 땅은 견고하여 금강으로 이루어졌는데, ② 아주 묘한 보배바퀴 및 ③ 온갖 보배꽃과 ④ 청정한 마니로 엄식하여 ⑤ 모든 색상바다가 가이없이 나타났고 ⑥ 마니가 당기 되어 늘 광명을 놓고 늘 묘음을 내며, 온갖 보배그물과 묘한 향기의 꽃다발을 주위에 드리웠고, …
선불교에서 보는 욕망 - 진흙이 없으면 연꽃도 없다
금강 스님 중앙승가대학교 불교학과 교수
따스한 봄바람 막힘없어 (春風無隔意) 붉은 꽃 하얀 꽃 도처에 피어난다 (紅白各隨生) 이 이치를 누가 능히 알겠는가 (此理誰能知) 이 도리 안다면 도는 더욱 밝으리 (答來是道明) - 만암 스님(1876~1957)
그대가 지혜와 자비를 갖춘 선의 스승이 되면 봄바람처럼 만나는 모든 이들을 깨달음으로 이끌고 꽃처럼 피어나게 할 것이다. 만약에 그대가 봄바람을 기다리는 나무가 된다면 그 마음은 어떠할까?
초기 불교 논사들은 왜 마음을 해체해 연구했을까? 『대승기신론…
하얀 바람 불거든 오거라
청송 주왕암 나한전
크게 숨을 쉬어봐 - 맑은 공기로 샤워하는 산소 카페 청송 주왕산 “이번이 마지막이야. 정말 마지막이야.” 그녀가 혼자 되뇌며 주왕산에 들어섰다. 환갑 생일이 어제였다. 이만하면 잘 살았다고 스스로도 인정한 60년 생이다. 그런데 그녀는 혼자 스스로를 의아해하며 주왕산에 들어서고 있다. 왜 계속 오고 싶어지는가. 왜 매번 마지막 소원이라 생각하고 기도하건만 또 기도할 일이 생기는 건가.
10년 전 등산 모임 사람들과 청송 주왕산을 찾아온 그때 이후, 그녀는 겨울이면 혼자 이곳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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