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까야를 통해
역사적인 붓다를 만나다
『인문학 독자를 위한 니까야』
김선우 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최경아 지음, 불광출판사 刊, 2025년
붓다의 가르침을 다른 경전에 비해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담고 있는
니까야 통해 역사적인 붓다를 만날 수 있는 책
『인문학 독자를 위한 니까야』는 니까야의 형성, 전파, 문서화 과정 등에서부터 니까야 문헌 분석까지 니까야의 외적 맥락과 내적 텍스트를 동시에 검토한 뒤,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간명하면서도 충실히 제시하는 글이다. 이 책이 니까야에 주목하는 이유는 니까야를 통해 역사적인 붓다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붓다가 직접 설한 법문이나 초기 제자들에게 전해진 교리를 중심으로 니까야가 구성된 점에 주목해, 붓다의 가르침을 다른 경전에 비해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담고 있음을 그 특징으로 제시한다.
니까야는 하나의 경전에 대한 명칭이 아니다. 니까야는 경전들의 묶음, 즉 가르침의 묶음집에 해당한다. 경전의 길이, 주제, 주요 주제의 숫자 등으로 분류한 『디가니까야』, 『맛지마니까야』, 『상윳따니까야』, 『양굿따라니까야』, 『쿳다까니까야』로 구성되는 5부 니까야에 대한 통칭이다. ‘니까야’라는 용어 자체는 ‘무리’, ‘모음’, ‘그룹’을 지칭하며, 부처님이나 가까운 제자들 간에 이루어진 담론의 모음을 의미한다. 이 책은 가장 이른 시기이자 권위 있는 붓다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니까야의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니까야를 통해 당시 정서나 생활상을 아는 것은 물론 붓다의 가르침도 더욱 생생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까야는 인생에서 가질 법한 여러 의문들에 대한 답을 일상의 언어로 제시한다.
같은 맥락에서 ‘붓다(Buddha)’, ‘불타(佛陀)’, ‘부처’라는 호칭에 대한 예시는 이 책의 지향을 여실히 드러낸다. ‘고따마 싯다르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출가 전 부처님이 깨달음 이후 ‘깨달은 자’라는 의미인 ‘붓다’로 불리던 것이 ‘불타(佛陀)’로 중국에서 음역되고 이것이 한국에 와서 ‘부처’가 되었다. 불교가 중국을 통해 전파된 한국에서는 호칭 역시 두 번의 번역을 거치게 된 것이다. 한자로 번역된 다른 경전들에 비해 니까야에는 붓다 입멸 이전 당시 인도의 생활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붓다의 가르침에 대한 기술도 다른 경전과 차이를 보인다.
불교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었던 니까야의 문서화
이 책은 니까야의 문서화 배경을 인도 암송 문화와 초기 불교의 전파 측면에서 설명한다. 전통적으로 소리의 힘을 신뢰했던 인도인들은 진리가 소리로 전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전통은 불교 발생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초기 불교 승려들도 붓다의 가르침을 합송을 통해 전승했다. 그러다가 붓다 입멸 직후 혼란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붓다의 말을 보존하기로 결심한 마하깟사빠(마하가섭)가 결집을 단행했고 그 결과 경장(經藏), 율장(律藏)이 성립되었다. 니까야는 이 경장을 가리킨다. 3차에 걸친 결집을 통해 경전들이 더욱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고 이후 기원전 1세기경 문서화가 이루어졌다. 니까야의 문서화에 대해 저자는 “구전 전승의 한계를 넘어 경전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경전의 문화서화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평하며 니까야의 문서화가 불교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지적한다.
니까야는 인간으로서의 경험이 성불에 필수 요소임을 강조
아울러 이 책은 ‘경험’을 통해 니까야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가르침을 단적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붓다가 인간으로 태어나 성장하고 깨달음을 얻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인간으로서의 경험이 성불에 필수적 요소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니까야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피안의 절대적 환희가 아닙니다. 그 시작은 바로 내가 딛고 서 있는 이 세상의 경험”이라고 의미화한다.
7월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최경아 선생을 초청해 니까야가 담고 있는 핵심적인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를 청해 듣고, 니까야에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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