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지품(十地品) 1 -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제34권 중에서|다시 읽는 경전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제34권 중에서
십지품(十地品) 1



(1) 그때 세존께서 타화자재 천왕궁의 마니보장전에서 큰 보살대중들과 함께 계셨다. 그 모든 보살들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치 않는 분들로, 다 타방 세계로부터 와 모여서, 일체 보살의 지혜로써 머무는 경계에 머물고, 일체 여래의 지혜로써 들어가는 곳에 들어가 부지런히 수행하고 쉬지 않으며, 갖가지 신통의 모든 짓는 일을 능히 잘 시현하고, 일체 중생을 교화 조복하되 때를 잃지 않으며, 보살의 일체 대원을 이루기 위하여 일체 세의 일체 겁에 일체 국토에서 부지런히 모든 행을 닦고 잠시도 게을러 쉼이 없으며, 보살의 복덕·지혜·조도를 구족하여 널리 중생 이익함을 늘 다하지 않고, 일체 보살의 지혜·방편의 구경 피안에 이르며, 생사 및 열반에 들어감을 보이되 보살행 닦는 것을 폐해 버리지 않고, 일체 보살의 선정·해탈·삼매·삼마 발저와 신통·밝음·지혜에 잘 들어가며, 모든 베풀어 하는 일에 다 자재를 얻고, 일체 보살의 자재한 신력을 얻으며, 일념 경에 동작하는 바 없이 일체 여래의 도량 중회에 다 능히 나아가 대중의 우두머리가 되어 붓다께 설법을 청하고, 제불의 정법의 바퀴를 호지하며, 광대한 마음으로 일체 제불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항상 일체 보살이 행하는 사업을 부지런히 수습해서, 그 몸은 일체 세간에 널리 나타나고, 그 음성은 시방 세계에 널리 미치며, 마음의 지혜는 걸림이 없어 삼세를 널리 보았으니, 일체 보살에게 있는 공덕을 다 이미 수행해 원만함을 얻어서, 불가설 겁 동안 말하더라도 다할 수가 없었다.


(1) 그때 금강장보살이 붓다의 신력을 받들어 보살의 대지혜광명(大智慧光明) 삼매에 들었다.

(2) 이 삼매에 들고 나니 즉시 시방으로 각각 십억 불국토 미진수 세계를 지난 밖에, 각각 같이 명호를 금강장이라고 하는 십억 불국토 미진수의 제불께서 계셔서 그 앞에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금강장이여, 마침내 능히 이 보살의 대지혜광명삼매에 들었구나. 선남자여, 이는 시방의 각각 십억 불국토 미진수 제불들께서 함께 그대에게 가지하신 것이니, 비로자나 여래 응 정등각의 본원의 힘 때문이고 위신의 힘 때문이며, 또한 그대의 뛰어난 지혜의 힘 때문이다. 그대로 하여금 일체 보살을 위해 부사의한 모든 불법의 광명을 설하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니, 이른바 지혜의 지[智地]에 들게 하기 때문이고, 일체 선근을 거두게 하기 때문이며, 일체 불법을 잘 간택케 하기 때문이고, 모든 법을 널리 알게 하기 때문이며, 법을 능히 잘 설하게 하기 때문이고, 무분별지를 청정케 하기 때문이며, 일체 세간법에 물들지 않게 하기 때문이고, 출세간의 선근을 청정케 하기 때문이며, 부사의한 지혜 경계를 얻게 하기 때문이고, 일체지인의 지혜 경계를 얻게 하기 때문이며, 또 보살 십지의 시종(始終)을 얻게 하기 때문이고, 보살 십지의 차별상을 여실하게 설하게 하기 때문이며, 일체 불법을 반연하여 새기게 하기 때문이고, 무루법을 수습하여 분별케 하기 때문이며, 큰 지혜의 광명을 잘 선택해 관찰하여 선교하게 장엄케 하기 때문이고, 결정된 지혜의 문에 잘 들게 하기 때문이며, 머무는 곳을 따라서 차례로 무소외를 드러내어 설하게 하기 때문이고, 걸림 없는 변재의 광명을 얻게 하기 때문이며, 큰 변재의 지에 머물러 잘 결정케 하기 때문이고, 보살을 억념해서 마음이 망실치 않게 하기 때문이며, 일체 중생계를 성숙케 하기 때문이고, 능히 일체처에 두루 이르러 결정코 개오케 하기 때문이다.

(3) 선남자여, 그대는 응당 이 법문 차별의 선교한 법을 분별하여 설할 것이니, 이른바 붓다의 신력을 받들어 여래 지혜의 밝음으로 가지된 바이기 때문이고, 스스로의 선근을 청정하기 때문이며, 널리 법계를 청정하기 때문이고, 널리 중생을 거두기 때문이며, 법신과 지신에 깊이 들어가기 때문이고, 일체 붓다의 관정을 받기 때문이며, 일체 세간의 가장 높고 큰 몸을 얻기 때문이고, 일체 세간의 도를 초월하기 때문이며, 출세간의 선근을 청정하기 때문이고, 일체지지를 만족하기 때문이다.”

(4) 그때 시방 제불께서 금강장보살에게 능히 무색케 할 것 없는 몸을 주시고, 걸림 없는 요설변재를 주시며, 잘 분별하는 청정한 지혜를 주시고, 잘 억념하여 잊지 않는 힘을 주시며, 잘 결정하여 밝게 아는 지혜를 주시고, 일체처에 이르러 개오하는 지혜를 주시며, 도를 이루는 자재한 힘을 주시고, 여래의 무소외를 주시며, 일체지인이 모든 법문을 관찰 분별하는 변재의 지혜를 주시고, 일체 여래의 아주 묘한 신·어·의의 구족한 장엄을 주셨다. 어째서인가 하면, 이 삼매를 얻으면 법이 그러하기 때문이니, 본원으로 일으킨 바이기 때문이고, 깊은 마음을 잘 청정했기 때문이며, 지혜바퀴를 잘 청정했기 때문이고, 조도를 잘 적집했기 때문이며, 지을 바를 잘 수치했기 때문이고, 그 한량없는 법기를 새기기 때문이며, 그 청정한 신해를 알기 때문이고, 착류 없는 총지를 얻었기 때문이며, 법계의 지인(智印)으로 잘 찍었기 때문이었다.


(1) 그때 시방 제불께서는 각각 오른손을 뻗어 금강장보살의 정수리를 만지셨다. 정수리를 만지시니 금강장보살이 삼매에서 일어나 일체 보살대중들에게 널리 일러서 말하였다.
“여러 불자 여러분, 모든 보살은 서원이 잘 결정되어, 섞임 없고, 볼 수 없으며,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구경임이 허공과 같아 미래제를 다하며, 일체 불국토에 두루하여 일체 중생을 구호해서, 일체 제불께서 보호하시는 바가 되어 과거·미래·현재 제불의 지혜의 지에 들어갑니다.

(2) 불자 여러분,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의 지혜의 지이겠습니까?
불자 여러분, 보살마하살의 지혜의 지에는 열 가지가 있어, 과거·미래·현재 제불께서 이미 설하였고, 장차 설하실 것이며, 지금 설하시고, 저도 또한 이와 같이 설합니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환희지, 둘째는 이구지, 셋째는 발광지, 넷째는 염혜지(焰慧地), 다섯째는 난승지(難勝地), 여섯째는 현전지, 일곱째는 원행지, 여덟째는 부동지(不動地), 아홉째는 선혜지(善慧地), 열째는 법운지입니다.
불자 여러분, 이 보살의 십지는 삼세 제불께서 이미 설하셨고, 장차 설할 것이며, 지금 설하십니다.

(3) 불자 여러분, 저는 모든 불국토에서 그중의 여래께서 이 십지를 설하시지 않음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어째서이겠습니까?
이것은 보살마하살이 보리를 향하는 최상의 도이고, 또한 청정한 법광명의 문이기 때문인데, 이른바 보살의 모든 지를 분별하여 연설하되, 불자 여러분, 이곳은 불가사의하니, 이른바 모든 보살의 깨달음을 따르는 지혜[隨證智]입니다.”


(1) 그때 금강장보살은 이 보살의 십지의 이름을 설하고 나서 침묵한 채 머물고 다시 분별하지 않았다.
이때 일체 보살대중들은 보살 십지의 이름만 듣고 해석은 듣지 못하여 다 갈망을 내어서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금강장보살은 오직 보살 십지의 이름만을 설하고 해석하지 않는 것인가?’
해탈월보살은 모든 대중들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고 게송으로 금강장보살에게 물었다.

① 무슨 연고로 정각인께서 새김·지혜와 공덕 갖추어 모든 상묘의 십지 설함에 힘 있는데 해석치 않는가
② 일체가 모두 결정되어서 용맹하고 겁약함 없는데 무슨 연고로 이름 설하고 위하여 열어 펴지 않는가
③ 십지의 묘한 뜻의 취지를 이 대중들 다 듣고자 하고 그 마음에 겁약함 없으니 원컨대 분별해 설하소서
④ 중회가 모두 다 청정하고 해태를 떠나서 엄결하며 능히 견고하게 부동하고 공덕과 지혜 갖추었다오
⑤ 서로 보면서 다 공경하고 일체 다 오로지 우러르길 벌이 좋은 꿀 생각함 같고 목말라 감로 생각함 같네

(2) 그때 큰 지혜와 무소외의 금강장보살이 이를 듣고 나서, 중회로 하여금 마음으로 환희케 하고자, 모든 불자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① 보살이 행하는 지의 일은 최상이고 제불의 근본 현시하고 분별해 설함은 제일 희유한 어려움이니
② 미세해 가히 보기 어렵고 생각 떠나고 심지(心地) 초월해 붓다의 경계 출생하므로 듣는 자는 다 미혹한다오
③ 마음 지님이 금강과 같아 붓다 승지(勝智)를 깊이 믿으며 심지(心地)를 앎에 ‘나’가 없어야 이 뛰어난 법 들을 수 있네
④ 허공 중 그려진 그림 같고 허공 중 바람의 모습같이 모니의 지혜도 이와 같아 분별로 심히 보기 어렵네
⑤ 내가 붓다 지혜 생각하니 가장 뛰어나고 난사의해 세간에 능히 받을 이 없어 묵연히 설하지 않는다오


• 이 글은 『(청량의 소에 의한)대방광불화엄경』 Ⅳ(제34권~제39권)(김윤수 역주, 한산암 刊, 2011년)에서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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