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으며 읽는 책 『숨을 쉬세요, 당신은 살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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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의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
부처님은 16가지 방식의 의식적인 호흡 명상법을 설하신 다음, 사념처와 칠각지도 설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체(물질), 느낌, 마음, 마음의 대상이라는 사념처 중에 하나에 속합니다. ‘마음의 대상’은 제법諸法, 즉 존재하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사념처는 모두 마음의 대상이 됩니다. 이 경전에서, 호흡을 의식하면서 사념처를 완전히 알아차리는 명상을 할 수가 있습니다. 사념처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사념처경』을 참조해 주세요.1)
경전의 제3절에 ‘신체에 있어서 신체를 지켜본다’, ‘느낌에 있어서 느낌을 지켜본다’, ‘마음에 있어서 마음을 지켜본다’, ‘마음의 대상에 있어서 마음의 대상을 지켜본다’는 구절들이 나옵니다. ‘지켜봄의 명상’(觀想)에서는 지켜봄의 주체와 대상은 나눠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열쇠입니다. 과학자는 보통 자기 자신과 관찰하고 측정하는 대상을 구별하지만, 명상을 배우는 경우는 주·객의 경계를 없애야 합니다. 지켜보는 경우, 지켜보는 자는 대상 그 자체입니다. 이 경우의 키워드는 비이원(非二元, nonduality)입니다. ‘신체에 있어서 신체를 지켜본다’는 것은, 지켜보는 동안 대상에서 거리를 둔 지켜보는 자로서 자신의 몸을 외부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지켜보는 대상 그 자체와 100% 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상을 깊이 지켜보고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는, 이 이상 의 길은 없습니다. 지켜봄의 명상에서는 몸과 마음 사이에는 경계가 없고, 명상의 주체와 대상은 하나가 됩니다. 실재를 많은 조각으로 잘라 내는 분별의 칼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명상하는 자는 분리된 관찰자가 아니라, 대상에 완전히 몰입하는 참가자가 됩니다.
지켜봄의 명상에서는, 명상하는 사람이 ‘방심하지 않고, 완전히 깨어 있으면서, 자신의 상태를 명료하게 파악하고, 생(生)에 대한 집착이나 혐오를 완전히 초월’함으로써, 신체, 느낌, 마음, 제법, 곧 사념처 하나하나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분명히 알아차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生)은 존재하는 모든 것입니다. 제법에 대한 집요한 집착과 그것을 물리치고 거부하는 것은, 각성한 마음의 명료성이 없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켜봄의 명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집착과 혐오의 극복이 필수입니다.
사념처의 확립은 ‘4종 마음챙김의 토대’로도 불리고 있는데, 이것은 사념처가 (우리를) ‘지금 여기’에 존재하게 하는 우리 능력의 토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존재의 첫 번째 토대는 몸(身)입니다. 우리는 마음챙김 호흡을 통해서 몸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 호흡은 자신의 몸과의 조화를 이루게 하고, 우리 몸을 돌보고,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해서, 이 몸을 이해하게 하고, 변화와 치유를 가져오게 합니다.
우리 존재의 제2의 토대는 느낌(受)입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의 느낌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마음챙김 호흡은 의식이 느낌으로 돌아가게 해서 그 느낌을 수용하고 자신과 그것과의 조화를 가져오고, 그 본성을 깊이 지켜보는 것을 통해서 이해를 깊게 해줍니다. 마음챙김의 호흡 수행을 거듭하면, 우리는 우리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진정시키고, 변화시키고, 치유할 수 있습니다. 느낌과 신체는 단단히 묶여 있습니다. 신체에서 느낌만을 떼어낼 수도 없고, 느낌에서 신체를 떼어낼 수도 없습니다. 그것들은 상호존재(inter-are)합니다.
우리 존재의 제3의 토대는 마음 작용(mental formation, 心)입니다. ‘작용’이란 서로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조건 지워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꽃은 물리적인 형성물(physical formation)이고,2)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비로소 꽃이 핍니다. 그 요소 중의 하나로 햇빛도 보입니다. 꽃이라는 존재에 깊이 접하면, 햇빛에도 접합니다. 꽃에서 햇빛만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꽃은 망가지고 말 것이고 존재할 수 없습니다. 꽃과 햇빛은 상호존재합니다. 한 송이의 꽃에 깊이 접하면, 우리는 구름에도 접하게 됩니다. 꽃 속에는 구름이 존재하지만, 꽃에서 구름만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구름과 꽃은 상호존재하니까요. 통찰을 더 진행하면, 우리는 흙, 광물, 공기 그리고 꽃 속에 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요소가 빠짐없이 모여서 ‘꽃’이라는 형성물을 만들어 냅니다. 모든 형성물은 무상합니다. 조건들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형성물은 분해됩니다. 꽃은 사라집니다.
물리적인 형성물(작용)이 아닌 다른 형성물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공포가 있습니다. 공포는 마음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예컨대 무지 등 몇 개의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절망, 고뇌, 집착, 애정, 마음챙김도 모두 마음이 만든 것입니다. 제가 배운 학파에서는, 마음 작용에는 51종이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 호흡을 행하면, 마음에 갖가지 작용이 떠오를 때마다 그것을 자세히 지켜볼 수 있게 됩니다. 공포가 그 모습을 드러낼 때 마음챙김 호흡을 통해서 공포를 대면하면서, 우리는 그것을 안아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공포의 본성을 잘 본다면, 자신과 공포는 화해하게 됩니다. 잘 하면 공포는 진정되고, 깊이 지켜봄으로써 그 본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공포를 통찰하면 우리는 그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분노, 절망, 동요, 초조감 등, 모든 마음 작용도 똑같습니다. 초조감은 에너지의 형태로 나타나고, 마음의 평화를 깹니다. 행복을 막습니다. 초조감이 마음에 나타나면, 마음챙김 호흡을 해서 의식이 초조감으로 향하게 합니다. 마음챙김을 하면서 그것을 친절하고 사랑스럽게 안아줍니다. 이 명상에는 두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진정시키고, 다음에는 깊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 작용을 진정시키고, 깊이 들여다보고, 그 깊은 곳에 있는 뿌리를 봅니다.
마음 작용은 마음챙김의 에너지로 안아주자마자 진정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마음 작용을 계속 안아 주면, 그것을 깊이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통찰이 작동하기 시작해서, 어떤 조건들이 자기 속에 그런 마음 작용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통찰, 당신이 필요로 하는 통찰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팔리어로 비파사나(vipassana), 산스크리트어로 비파스야나(vipashana)로 불리는 것입니다.
우리 존재의 네 번째 토대는 우리의 인식(perception, 法)입니다. 대부분의 고통은 우리의 잘못된 인식에서 옵니다. 우리는 실재의 본성을 바르게 통찰하지 못합니다. 마음챙김 호흡으로 우리 자신으로 돌아간다면, 우리 인식의 본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인식의 본성을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는 우리가 고통스러워하는 이유를, 그리고 공포와 절망이 일어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내 인식의 본성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명상법을 우리가 안다면, 거기서 얻은 통찰 이 괴로움, 슬픔, 공포에서 우리를 해방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수행으로 실재의 본성, 한 송이 꽃의 진정한 본성, 우리 몸 느낌 심적 형성의 진정한 본성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색, 느낌, 마음 작용은 모두 우리 인식의 대상입니다.
느낌에서 몸을 제거하는 것, 몸에서 느낌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음 작용이나 인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존재의 네 가지 토대, 즉 몸, 느낌, 마음 작용, 인식은 상호존재합니다. 하나를 다른 셋에서 분리할 수 없습니다. 깊이 들여다보는 기술을 안다면, 실재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모든 오류와 잘못된 인식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해를 통한 해탈, 지식에 의한 구원입니다.
신의 은총이란 말이 있는데, 은총을 여기서는 지혜, 지식, 이해로 볼 수 있습니다. 때때로 자신의 무지, 질투, 분노 때문에 스스로 괴로워한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질투와 분노의 바탕에는 무지가 있는데, 자신이 괴로워하는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질투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분노는 누그러지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이해에는 마음을 해방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명상의 목표는 우리를 해방하는 이 통찰을 얻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인식이 커다란 열쇠가 됩니다. 또 한 번 자신의 인식으로 돌아가서, 그 본성을 탐구해야 합니다.
1) 사념처 수행(Pali: satipatthana): ① 몸에서 몸을 알아차림, ② 감각에서 감각을 알아차림, ③ 심에서 심을 알아차림, ④ 마음의 대상에서 마음의 대상을 알아차림. 더 상세한 것은 틱낫한의 Transformation and Healing: The Sutra on the Four Establishments of Mindfulness (Berkeley:ParallaxPress,1990)을 볼 것.
2) 눈에 보이는 것이어서 ‘물리적인 형성물’로 번역했다. 일관성을 위해 서라면 ‘물리적인 작용’으로도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꽃과 같은 물리적인 형성물도 마음 작용의 하나임은 분명하다.(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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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낫한 지음, 허우성 옮김, 도서출판 운주사 刊, 2026년 7월 |
신진욱|동국대학교 법학과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Worcester State University에서 연수했다. 현재 대한불교진흥원 사무국장, MSC Trained Teacher, 대한불교조계종 선명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에 『드디어 시작하는 명상입문』이 있고, 공역서로 『깨달음의 길』, 『이 세상은 나의 사랑이며 또한 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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