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모르면 평생 끌려삽니다

이 책을 소개합니다 / 대원불교학술총서 『업이란 무엇인가?』


히라오카 사토시 지음, 법장 옮김, 도서출판 운주사 刊, 2025


업대로 산다는 말, 과연 맞을까

‘업대로 산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러나 사실 이 표현에는 굉장히 무서운 의미가 담겨 있다. 바로 자신이 어떤 노력을 하거나 어떤 삶을 살던 그것과는 무관하게 ‘업(業)’이라는 것이 이미 그의 삶을 결정짓고 있으며, 그는 반드시 업대로 살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이 바라는 어떤 목표나 궁극적인 행복, 또는 깨달음을 향해 오늘 하루도 부지런히 살며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업에 대한 개념이 사실이라면, 굳이 이렇게 힘든 고난의 삶 속에서 노력할 필요 없이 그저 밀려오는 업에 순응하며 살다가 가면 그만이다. 과연 우리의 삶이 그런 것일까?

2,600년 전 고타마 싯다르타라는 한 청년도 이런 고민을 하였고, 그런 업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확인하고 경험하기 위해 출가를 하여 수행을 한 끝에, 업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기존의 통념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업에 대한 바른 가르침을 설하게 되니, 그것이 바로 ‘불교’이다. 불교에는 고대 인도에서 전해진 중요한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윤회(輪廻)’와 ‘업’이다. ‘윤회’란, 유정(有情)이라는 생명체가 살아있는 동안 행동한 것이 쌓여 이후의 생에 영향을 주어 여섯 가지의 생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윤회의 생을 결정짓고 태어난 모습과 환경 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업’이다.

그렇기에 업을 알고 업을 다스릴 수 있다면, 자연스레 윤회를 벗어날 수 있고 삶의 모습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선 결정론적 개념의 업이라면 어떤 변화도 불가능하고, 말 그대로 자신이 전생에 지은 업에 따라 현생의 삶을 어쩔 수 없이 살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운명이 된다. 그러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업이란 그런 것이 아니라 마치 에너지와 같은 것이기에, 현생의 태어남은 어쩔 수 없지만 태어난 이후로부터는 자신이 어떤 행위를 하는가에 따라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지고 달라진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자신이 지금 어떤 행위를 하는가에 따라 부처가 될 수도 있고, 범부가 될 수도 있다고 가르치신 것이다.

경전과 논서로 업의 역사를 추적하다

이러한 불교적 업에 대한 개념을 고대 인도에서부터 불교의 탄생과 그 이후, 그리고 대승불교에서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변천에 따라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번 대원불교학술총서 제38권으로 번역 출판한 『업이란 무엇인가』이다. 일본의 학자 히라오카 사토시 교수님의 수업을 필자가 직접 2년에 걸쳐 듣고, 원서의 작업 단계부터 많은 것을 배웠던 내용을 이번에 한국불교의 실정에 맞게 수정하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수월하게 작업을 하여 출판하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업’에 대한 역사적 변화를 경전과 논서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이런 것이 업이다’, ‘이게 업력이다’라고 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경전에 담겨 있고 부처님께서 어떻게 설명하고 계신지를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종교이다. 그리고 그 교학적 내용은 반드시 부처님의 말씀이 담긴 경전에 의거해야 한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 ‘업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업에 관한 개념과 설명을 모두 경전과 논서에 의거하고 있으며, 업의 개념 변화가 생겨난 원인을 역사적 변천에 따라 설명하고 있다.

‘자업자득・인과응보’, 불교를 비롯해 일상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이 표현 속에는 매우 깊은 불교의 교리와 역사적 변천이 담겨 있다. 단순히 표현의 하나로 사용될 수 있지만, 자신이 지은 업이 어떤 형태로 남겨지고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오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만,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이 업대로 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업에 대해 우리는 결정론적 사고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업은 그런 것이 아니다. 원인조차 모른 채 업대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오늘도 업에 끌려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알고 그것을 실천한다면, 업이 아닌 ‘법’이 되어 비로소 자신의 삶을 이끌고 살아가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이 ‘업이라 무엇인가’를 통해 많은 분들이 업을 바르게 알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매일의 일상에서 법을 실천하고 깨달음과 행복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가시는 토대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법장 스님
일본 하나조노대학 대학원에서 계율학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인사승가대학 학감을 역임하고, 현재는 동국대 wise캠퍼스 겸임교수,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 일본 국제선문화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활동 중이며, BTN불교텔레비전 투계(戒)더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에『범망경 보살계의 흐름』이 있고, 번역서로『인터넷 카르마』,『과학의 불교-아비달마불교의 과학적 세계관』, 
『업이란 무엇인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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