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이 나를 사랑하라

- 호흡 명상 실습과 자애 명상
[다시 듣는 강의] 혜안 스님의 명상 강의



지금 바로 해보는 호흡 명상

지금부터 함께 호흡 명상을 해보겠습니다.

편안하게 자리에 앉으십시오. 온몸의 긴장을 푸십시오.

지금은 마음의 모든 짐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하게 휴식할 시간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음의 짐도 짊어질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과거의 짐도 짊어질 필요가 없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고, 돌이킬 수 없으며, 실체가 없습니다. 과거에 대한 모든 생각이나 감정, 기억들을 모두 멀리 던져 버리십시오. 과거를 던져버리면 마음은 훨씬 가볍고 편안해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미래의 짐도 짊어질 필요가 없습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고, 불확실한 것이며, 실체가 없습니다. 미래에 관한 모든 계획이나 생각, 불안이나 걱정들도 모두 멀리 던져버리십시오. 편안하게 내려놓으십시오.

이제 눈을 감으십시오. 어깨에서 힘을 쭉 내십시오. 어깨가 자연스럽게 늘어지도록 하십시오. 목에서도 편안하게 힘을 내십시오. 이마, 눈, 볼까지 차례로 힘을 빼십시오. 온몸의 긴장을 내려놓으십시오.

이제 여러분의 주의력을 자신의 현재 호흡에 두십시오.

호흡이 들어오면 들어오는 줄 알고, 나아가면 나아가는 줄 알면 됩니다. 들숨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줄 알고, 날숨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줄 알면 됩니다.

호흡을 조절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마십시오. 호흡은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십시오.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그저 편안하게 앉아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들숨과 날숨을 알기만 하면 됩니다.

호흡을 움켜쥐려 하지 마십시오. 그저 현재의 호흡에 만족하십시오. 편안하게 들숨과 날숨을 알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니 안심하십시오.

잡념이 호흡을 방해한다면, 잡념을 던져버리고 주의력을 호흡으로 가져오십시오. 편안하게 들숨과 날숨을 알기만 하십시오.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마음은 점점 더 고요하고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호흡 명상은 하루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잘하든 못하든 관계없이 매일 하다 보면 마음이 달라집니다. 일상의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삶이 훨씬 평화로워집니다.

자애 명상: 나 자신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이제 또 하나의 중요한 명상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자애 명상(慈愛瞑想)입니다.

자애 명상은 어떤 수행을 하든 그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하는 방법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지상에서 천상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셨습니다. 불교 용어로는 사무량심(四無量心)의 첫 번째에 해당합니다. 보통의 인간적인 마음 상태가 아니라, 선정을 통해서만 태어날 수 있는 범천(梵天)의 세계, 다른 종교로 치면 하나님과 같은 존재의 마음 상태입니다. 인간으로서 그런 마음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애 명상입니다.

자애(慈愛)란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존재를 조건 없이 사랑하고, 용서하고, 포용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호흡 명상이 호흡이라는 대상을 알아차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자애 명상은 조건 없는 사랑과 용서의 감정을 일으키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흔히 사랑이나 우정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자애는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바로 '조건'이 없다는 것입니다.

친구와의 우정에도, 연인 간의 사랑에도 조건은 있습니다. 그 조건이 깨지는 순간 사랑은 미움으로 바뀝니다. 그러나 자애에는 아무 조건이 없습니다. 조건이 없다는 것은 바라는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바라는 것이 없으니 실망도 없습니다. 괴로움의 원인이 욕망이라 했듯, 조건 없는 자애심에는 욕망이 없으니 그 자체로 번뇌를 가라앉히는 강력한 방법이 됩니다.

"저 사람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하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조건 없이 마음을 내야 괴로움이 사라지고, 내면의 행복감이 일어납니다. 그것이 마음의 원리입니다.

자애 명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자애 명상에서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한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마음의 상처는 어디서 생길까요? 많은 경우, 스스로가 스스로를 상처 냅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용서하지 못하고, 얽매이게 만드는 것이 쌓이고 쌓여 마음의 병이 됩니다. 그것이 커지면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으로 나타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애 명상을 하다 보면 그런 상처와 병들이 치유됩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치유됩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일일이 분석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자애 명상을 실천하면 됩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자기 자신을 절친한 친구처럼 대하는 것입니다. 어떤 실수나 잘못을 했더라도, 잘못을 가르친 다음에는 조건 없이 용서하고 포용하고 사랑합니다. 마음속으로, 혹은 말로 이렇게 되뇌어 보십시오.

"내 자신이 행복하기를.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버리고 비난할지라도,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나를 용서하고, 나의 편이 되어줄게."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입니다. 아무리 못나더라도,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아무리 잘못을 많이 하더라도—잘못을 가르치고 난 다음에는 용서하고 포용하며,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마음을 보내는 연습을 계속하십시오.

그러면 마음속에 오래 간직해 온 상처와 불안, 응어리들이 녹아내리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스스로를 향한 조건 없는 사랑, 그것이 모든 수행의 출발점입니다.

 

* 이 글은 (재)대한불교진흥원 주최로 경주 황룡원에서 열린 '제3회 대원청년회 워크숍'에서 강의한 혜안 스님의 특강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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