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근육 키우듯이 마음 근육도 훈련으로 단단해질 수 있어

 - [다시 듣는 강의] 혜안 스님의 명상 강의, 과거와 미래의 짐을 내려놓는 연습



불교 명상은 단순한 이론이 아닙니다.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구체적인 수행 방법론이자, 괴로움의 원인을 소멸시키는 ‘행복의 법칙’입니다. 흔히 세상에서는 ‘사랑의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부처님께서는 그보다 명확하고 실천적인 ‘행복의 기술’을 우리에게 남겨주셨습니다. 그 첫걸음은 바로 우리 마음속에 일어나는 과거와 미래의 짐을 버리는 연습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를 짓누르는 99%의 가상 무게

우리가 겪는 괴로움 대부분은 사실 현재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미 지나가 버린 일에 대한 후회, 혹은 ‘집에 가스레인지는 껐나?’, ‘강아지는 잘 있나?’ 같은 습관적이고 쓸데없는 생각들입니다. 또한 ‘나중에 황리단길 카페에 가서 뭘 먹을지’, ‘KTX 시간은 언제인지’와 같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상상과 불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 거대한 마음의 짐을 짊어진 채 살아갑니다. 마치 20kg의 무거운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르는 등산객과 같습니다. 이 배낭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일상의 괴로움 중 99%는 이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마음도 근육처럼 훈련이 필요하다

“어떻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살 수 있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단지 ‘훈련’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처음 운전을 배울 때나 탁구채를 잡을 때를 떠올려 보십시오. 생소하고 정밀한 작업이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반복적인 훈련을 거치면 몸이 저절로 반응하게 됩니다.

마음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헬스장에서 꾸준히 운동하면 근육이 생기는 ‘인과의 법칙’처럼, 마음 또한 반복적으로 과거와 미래를 버리는 연습을 하면 단단한 평온함이 자리 잡습니다. 처음에는 잘 안될 수도 있고, 상실감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잡념이 일어날 때마다 컴퓨터의 휴지통에 파일을 버리듯, 혹은 쓰레기를 삭제하듯 인지하고 버리는 연습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어제를 버리고 내일을 비워 '오늘'을 채우는 몰입의 기술

과거와 미래를 버리고 남는 것은 오직 ‘현재’뿐입니다. 이 연습이 숙달되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현재에 머물게 되고, 이는 곧 강력한 ‘몰입의 힘’으로 이어집니다. 공부나 일을 할 때 잡념 없이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마음을 덮고 있던 안개가 걷히면서 판단력이 명확해집니다. 우리가 지혜롭지 못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생각의 숲과 불안의 안개 속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이 맑아지면 비로소 삶의 중요한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혜안이 생깁니다. 성공적인 인생은 결국 이러한 좋은 선택들이 반복되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 수행은 돈이 들지도,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지금 이 순간 마음의 짐을 내려놓겠다’는 태도와 꾸준한 연습만이 필요할 뿐입니다. 단 한 달 만이라도 꾸준히 과거와 미래를 버리는 연습을 해보십시오. 어느 순간 “내가 이렇게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의 깊은 평화가 여러분의 일상을 채우게 될 것입니다. 이는 어떤 사람보다도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약속하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강력한 수행입니다.

* 이 글은 (재)대한불교진흥원 주최로 경주 황룡원에서 열린 ‘제3회 대원청년회 워크숍’에서 강의한 혜안 스님의 특강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혜안 스님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통도사 청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통도사, 범어사에서 불교 경전을 수학한 후 국내의 선원과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호주 등의 사찰 및 수행처에서 정진했다. 명상 스승 아잔 브람 스님과의 인연으로 호주의 보디냐나 사원에서 수행했다. 현재 부산 보디야나선원 선원장으로 있다. 저서로 『마음 다루기 수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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