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포근하게 감싸주는 엄마 같은 절 - 하남 상불사|불교 핫플레이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포근하게 감싸주는 엄마 같은 절

하남 상불사

글/사진 강산
불교 유튜버(불교여행자 – 아이고절런 운영자)

 

언제 처음 이곳에 왔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곳을 알고 있던 것만 같다.

언제든, 어느 곳을 거닐다 돌아와도, 같은 자리에서 반겨주는 엄마 같은 절. 이곳은 하남 상불사다.


2022년 12월. 세상이 멈춘 것처럼 고요하게도 눈이 내린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엄마를 위한 선물 같았다. 그때 스님께서 물어보셨다. 엄마를 위해 옆에서 기도해도 되겠는지. 그렇게 스님께서는 하남에서 전주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엄마를 위한 기도를 해주셨다.

그리고 한 달 뒤, 하남 상불사를 찾았다. 스님을 마주하자 울컥 울음이 터져 나왔다. 스님의 눈동자에도 울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눈동자에는 따듯함이 담겨 있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25년 10월. 잘 사는 법은 뭘까요?라는 질문을 위해 전국을 일주했다. 이 일주의 종착지가 하남 상불사였다. 그렇게 또 스님을 뵈었고, 내가 느낀 불교를, 내가 하는 불교를 말씀드리니, 스님의 눈동자에는 울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눈동자에는 대견함이 담겨 있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스님을 언제 뵙게 되었는지, 하남 상불사에는 어떻게 처음 오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치 나는 원래 알고 있었던 것만 같다. 문득 절에 가고 싶을 때 가는 절. 하남 상불사는 그런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가봐야 할 사찰을 추천해달라 요청한다. 그럴 때마다 매년 9~10월에는 꼭 한번 상불사에 방문하기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이쯤 상불사에서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온기와 사찰음식이 건네는 고소한 향내를 더욱 느낄 수 있다. 벌써 7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불사 사찰음식 전시 홍보시식회’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스님들과 대중들이 함께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배움을 나눈다. 그 결과물을 이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나 또한 2년 정도 상불사에서 사찰음식을 배우며, 이 행사에도 직접 참여했었다.


 


동효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사찰음식의 가장 큰 매력은 제철 재료를 잘 활용하는 것.” 이 말씀처럼 상불사 옆에는 직접 재배하는 채소들이 한가득하다. 직접 키워, 직접 만든 사찰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인 것이다.

그리고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준비물이 있다. 바로 ‘용기’를 내어야 한다. 하남 상불사는 불교환경연대에서 선정한 우수 녹색사찰이다. 그래서 사찰 곳곳에 환경을 위해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들이 적혀 있다. 환경을 위한 마음가짐과 더불어 실천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곳인 것이다.

“연기를 이해하면 못 받아들일 게 없어요. 안 될 것도 없고요. 눈에 보이는 이 존재가 여기 있게끔 하기 위해서 모든 존재들이 굉장히 열심히 했다는 걸 느껴요. 그렇기에 나는 행복해요. 오히려 너무 큰 나의 행복 때문에 다른 이들이 불편해할까 그게 근심이죠.” 다른 이들의 불편을 걱정할 정도의 큰 행복은 크기가 얼마만 한 걸까? 연기법의 법칙으로 바라본다면, 스님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이다. 그리고 상불사에 오는 모든 이의 행복이다.  


◎ 상불사___남한산성으로 오르는 기점인 봉학골에 위치하고 있으며 6.25전쟁을 겪으면서 주변의 많은 사찰들이 폐허가 되었으나, 상불사는 봉황새의 깃을 누르는 지점에 있는 관계로 화를 면하게 되었다는 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비구니 천도 스님께서 1963년 3월 24일 창건해 정진 수행하다 1980년 2월 22일 입적하셨으며, 그해 5월 비구 성경당 학산 큰 스님이 도량을 개축 불사해 정진하시던 중 1999년 11월 중부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당시 경기도 광주군 동부읍 천현리 산 29번지에서 현재의 터인 499-1번지로 이축 불사를 시작해 이듬해 2월 26일 완공 낙성식을 봉행했다.

학산 큰 스님은 우주환경과 세계평화에 힘쓰시다 2004년 11월 28일 입적하시고, 2000년부터 현 주지이신 동효 스님께서 불사를 계승해 수행 정진하시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홍포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친근한 도량이고자 하는 일념으로 누구나 한마음 내려놓고 쉬면서 생활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도량이 되고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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