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찾아오는 밝은 마음 - 전라북도 정읍 내장사에서|템플 스케치

글/그림  Tara와 Zorba 어반스케쳐스


지혜가 찾아오는 

밝은 마음

- 전라북도 정읍 내장사에서 



풀벌레 소리가 도심 아스팔트에 메아리친다.

아침저녁으로 스웨터가 고마운 계절이 되었다.

아이들의 더위 투정은 어디로 갔을까? 소리도 없이 식어버렸다. 

단풍의 계절이 되었고 나무들의 여정은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아름다운 숲을 거닐며 감동할 준비는 되었다.

가을이 가고 나면 지금 계절을 그리워할 것이다.

내장사로 향하며 내 마음의 법구경을 읽는다.


모든 자극적인 욕구를 다스리고 절제하는 것을 익히자.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하는 사람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

미워하는 마음을 만들지 않으니 흔쾌히 좋은 말을 받아들인다.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산처럼 바른 생각으로 행동하면 마음이 밝아진다.

밝은 마음에 지혜가 찾아온다.



새는 걸림 없이 허공을 날며 세상의 번뇌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처럼 마음을 비우고 근심을 멀리하면 그 모습은 마치 허공을 나는 새와 같다.

근심과 걱정을 만들지 않고 생각에서 벗어나 얽매임을 떨쳐버리면 한결같은 마음이 된다.

마치 잠시 내려앉았다가 허공으로 향하는 날갯짓같이.

그대가 하늘을 올려보는 것은 지혜를 구하는 날갯짓과 같다.



그대가 건강하게 천수를 누린다 해도 

거짓과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한다면 평생 한순간도 지혜를 얻을 수 없다.

그대가 바른 지혜가 없다면 하루를 살더라도 

지혜를 행동하는 사람에게 배움을 구하라.

지혜가 없는 사람의 어리석음은 숨어 있는 불씨와 같다.

언제든 바람이 찾아와 불씨를 깨워 함께 떠난다.


내장사는 전북 정읍시에 있다. 백제의 영은 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의 말사다. 가을, 전국 사찰이 단풍으로 물드는 계절, 그중 내장사는 으뜸으로 손꼽아도 될 정도다. 색동 단풍이 사찰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광경은 매우 아름다워서 모르는 사이에 탄성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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