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 종교는 필요한가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5월 21일 저자 성해영 교수 직강

‘지금, 여기’에서
‘종교’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


‘엑스터시’ 통해 대격변의 시기 종교와 인간의 이해 도모하는 동시에 보다 행복한 존재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 묻는 책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는 ‘종교의 역할과 의미’, ‘세속화와 탈종교 현상’, ‘종교의 위안’, ‘무종교의 종교’ 등 종교의 현재적 의미와 가치를 재검토한다. ‘종교심리학’과 ‘신비주의의 비교 연구’의 핵심 개념인 ‘엑스터시’를 그 관점으로 삼고 있다. 두 분야는 종교학자인 저자의 세부 전공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은 대격변의 시기에서 종교와 인간의 깊은 이해를 도모하는 동시에 보다 행복한 존재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묻기 위해 작성되었다.

엑스터시 통해 종교를 살펴보는 이유
저자는 ‘엑스터시(ecstasy)’라는 개념이 종교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이라고 강조한다. 엑스터시는 ‘내 밖에(eks) 선다(stasi)’라는 의미로 고대 그리스어(ékstasis)에서 유래했다. 이 책은 종교의 핵심 주장이 일상적인 세계 이면에 우리가 아직 모르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엑스터시라는 ‘나를 벗어나는 사건’, 즉 종교적 경험을 통해 종교의 당대적 의미와 가치를 다시 묻고 있다. 종교를 “인간이 물을 수밖에 없는 삶의 궁극적 물음에 대한 해답을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과의 관계에서 찾으려는 시도”로 정의한 것을 참조하면, 엑스터시를 이 글의 일관된 시각으로 설정한 맥락도 가늠해볼 수 있다.

이 책이 엑스터시를 통해 종교를 살펴보는 이유는 종교학의 정확한 명칭이 ‘비교종교학(The Comparative Study of Religion)’이라는 설명에서도 드러난다. 저자에 따르면 종교학은 종교 현상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비교 연구함으로써 인간이라는 존재와 문화를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학문이다. 이는 ‘나’의 종교만이 유일한 진리라는 주장, 종교의 무용성 등을 경계해야 함을 내포한다.

여러 유형의 종교적 현상 이해하기 위해 ‘세계관’ 개념 차용,
종교의 의미 더 명료하게 파악
아울러 이 책은 여러 유형의 종교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세계관’이라는 개념을 차용하고 있다. ‘세계관(世界觀, world view)’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觀點, viewpoint)”으로 여기에서 ‘본다’는 그저 시각적인 인식만을 뜻하지 않는 동시에 “이해와 해석이라는 인지적 과정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관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체득되는 것으로 “자신과 모든 존재를 투과해서 바라보게 만드는 필터”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저자가 엑스터시와 함께 세계관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이유는 인간의 ‘인지’와 ‘행동’이라는 차원에서 종교의 의미를 더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의 가치와 의미를 살피면서 저자는 참된 종교의 판별 기준을 “이상적인 교리의 선언에 있지 않다. 핵심은 그것을 해석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우리 삶에 미치는 실질적인 결과”라고 제시한다. 이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정치, 교육, 경제를 비롯한 모든 사회 분야가 종교적 세계관의 영향력에서 벗어났고 이를 마주한 종교가 새로운 환경을 고려해야만 종교 고유의 의미와 역할을 되찾을 수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다.

‘종교 문해력’의 관점에서 발간된 총서의 총론 격으로 작성
한편 이 책은 종교를 단지 ‘믿음’의 문제로서만이 아니라 이성적 ‘이해’의 문제로 인식하는 능력을 뜻하는 ‘종교 문해력’의 관점에서 발간된 총서의 총론 격으로 작성되었다. 종교 문해력은 비판적 성찰과 모색을 강조하는데, ‘지금, 여기’에서 종교의 의미·가치·역할을 묻는 이 글은 이를 충실히 담고 있다.

5월의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의 저자인 성해영 교수를 초청해 종교의 현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청해보고,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종교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김선우|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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