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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의 봉사활동 사례

김태겸
수필가, 본지 편집위원


불자들의 자원봉사활동이 타 종교인에 비해 다소 낮은 이유
2022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불자들의 자원봉사활동이 타 종교인에 비해 다소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원봉사자 중에서 기독교인이 34.5%, 천주교인이 20.6%, 불자는 19%를 차지한다. 자비와 보시를 수행의 주요 덕목으로 삼는 불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의아한 통계일 수도 있으나 사실 그것이 불교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

불교는 깨달음을 중시하는 종교로서 불자들은 사회적 활동보다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아무래도 정치적, 사회적 이슈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고통을 해결하거나 완화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아울러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찰을 중심으로 종교 활동을 하기 때문에 세속적 삶과는 심리적 괴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교계 사회복지재단 설립해 불교와 사회와의 거리 좁히려 노력
일찍부터 이런 문제점을 인식했던 불교계는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불교와 사회와의 거리를 좁히려 노력해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995년 2월에 사회복지재단을, 진각종은 1998년 2월, 천태종은 1999년 10월 복지재단을 각각 설립하고 20여 년이 지난 현재 다양한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종 사회복지법인이 앞다투어 설립되어 현재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복지 네트워크에 등록되어 있는 법인은 21개에 달한다.

불자들의 사회봉사활동을 분야별로 분류하면 사회복지 분야, 교육 분야, 문화 분야, 환경 분야로 나뉜다.

사회복지는 가장 비중이 큰 분야인데 노인, 장애인, 아동, 청소년, 저소득층, 한부모가족, 다문화 가정, 재소자 등 소외 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봉사활동은 무료 급식, 무료 숙식, 무료 의료, 재활 치료, 독거노인 돌봄, 아동 돌봄, 장애인 재활 등이다.

교육 분야는 사찰과 교육시설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전파하고 불교문화를 보급하는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진다. 대표적 봉사활동으로는 청소년 교육, 불교 교리 강의, 불교문화 교육, 불교예술 활동 등이다.

문화 분야는 불교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불교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진다. 대표적 봉사활동으로는 유적지 관리, 문화재 보존, 불교예술 창작, 불교예술 활동 등이다.

환경 분야는 자연보호와 환경 보존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는데 대표적 봉사활동으로는 숲 가꾸기, 쓰레기 줍기, 환경 교육 등이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전국적으로 170여 개의 복지시설 운영…
전국 사찰 및 산하 시설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합하면 총 10만 명에 달해
현재 사회복지 분야에서 가장 광범위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의 활동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재단은 전국적으로 170여 개의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는 그동안 2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단을 직접 모집해 교육, 양성했다. 이들을 직할 자원봉사단이라고 부르는데 현재 전국 180여 곳의 사회복지기관, 병원, 공공기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봉사단은 10명 내지 60명의 팀으로 나뉘어 생활지원봉사(급식, 밑반찬 조리, 이미용, 간병), 정서지원봉사(말벗 서비스, 도서 대여, 찬불가 지도), 전문봉사(경락 마사지, 발 반사요법, 호스피스), 행사지원봉사(연탄배달, 김장나눔), 염불지원봉사 등에 나서고 있다. 전국 사찰 및 산하 시설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를 합하면 그 규모는 총 10만 명에 달한다.

서울 강남에 소재한 봉은사는 2009년 사회복지법인 봉은을 출범시켰다. 이 법인은 설립 이후 사회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 현재 15개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노인복지관, 데이케어센터, 실직자 및 노숙인 돌봄시설, 장애인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가족 문제 해결을 도와주고 지역사회의 복지 향상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시설의 성공적 운영에는 봉은사 불자들의 후원과 자발적 참여가 바탕이 된 것은 물론이다.

법인 중심의 사회봉사활동 외에 각종 모임 통한 봉사활동도 활발
이러한 법인 중심의 사회봉사활동 이외에 불자들은 각종 모임을 통한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대한불교진흥원이 운영하는 평생교육시설 대원아카데미 동문 중심으로 구성된 ‘연꽃봉사단’은 정례적으로 서울구치소, 소년원 재소자의 재활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간식을 지원하고 있다. 각종 불교 축제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 체험 코너(스톤 만다라)를 운영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불교 정신을 확산하고 있다. 국내외 재해를 돕기 위한 성금 모금 및 지원 활동도 벌이고 있다.

길상사 불자들로 구성된 ‘맑고 향기롭게’ 회원들은 이웃과 반찬 나눔을 위한 조리 활동, 노인복지센터 급식 지원, 요양원 노력 봉사, 숲 가꾸기, 환경 지킴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성금을 모금해 청소년, 장애인 시설에 대한 재정 지원은 물론 해외 포교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에는 각종 불교 수련 참가자 동문회가 활발하게 구성되어 자원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송광사 수련 동문회, 월정사단기출가학교 총동문회에 이어 지난 9월에는 낙산사 템플스테이 파도봉사단이 결성되었다.

자비심과 보시행을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
우리나라는 2018년을 기점으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젠 국제 사회에서 경제력으로 보나 군사력으로 보나 당당히 선진국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국민 의식이 과연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는가를 반문하면 자신 있게 답변하기 어렵다. 공동체 정신의 성숙도를 선진국 척도로 본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불교의 핵심 가치는 자비심과 이에 따른 보시행에 있다고 본다. 생각이 행동을 바꾸고 습관이 되어야 비로소 삶을 변화시킨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불자들의 자비심이 생각 단계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아무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수행을 통해 닦은 자비심을 소외 계층을 배려하고 사회 구성원 간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표출해야 한다.

불교계의 최근 동향으로 보아 사회봉사활동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 분명하다. 사회봉사활동에는 정신적 고양과 신체적 운동이 따르게 마련이므로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불자들의 자원봉사 참여율이 타 종교인을 압도할 날이 머지않아 오기를 기대한다.

김태겸
수필가, 전 강원도 행정 부지사, 현재 서초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월간 『불교문화』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 『낭만가객』을 펴냈고 서초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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