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선 수행 어떻게 해야 할까? | 수행 첫걸음

화두선의 생활화, 영원한 행복의 길

박희승
불교인재원 생활참선 교수


영원한 행복을 찾아서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사람들은 흔히 돈이나 권력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 생 각하지만, 아무리 부자나 권력자도 생로병사의 괴로움은 피할 수가 없다. 이것이 인간이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이런 현실에서 생사 해탈의 영원한 행복은 어떻게 가능한가? 붓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가했고, 6년 동안 극단적인 고행까지 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 자 중단하고는 보리수 아래에서 고요히 명상에 들어 마침내 깨치고 불사(不死)의 문을 열었다고 선언한다. 그리고는 부귀영화가 보장된 왕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평생 걸식하며 영원한 행복의 길을 전한다.

붓다는 깨친 뒤 첫 설법인 초전법륜에서 “나는 고행과 쾌락의 양극단을 버리고 중도(中道)를 깨달았노라” 하며 중도대선언을 한다. 붓다가 생로병사의 괴로움에 서 해탈하는 길로 제시한 중도는 고행과 쾌락, 생과 사, 선과 악의 중간이 아니라 우주 만물의 존재 원리, 즉 진리를 말한다. 붓다는 자신이 깨달은 중도를 지혜를 일으키며 깨달음에 이르는 여덟 가지 바른 길, 즉 팔정도라 설명한다. 그렇다. 우 리도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을 누리려면 붓다가 깨치고 제 시한 중도, 즉 팔정도를 공부해 깨치면 되는 것이다.

화두 공부의 시작, 붓다가 깨친 중도를 공부해 정견을 세우자
그런데 붓다의 가르침은 팔만대장경이라 불릴 정도로 너무나 방대하고 다양하 다. 붓다는 자신의 깨달음을 중도 이외에도 연기, 무아, 무상, 사성제, 사념처 등 다양하게 방편으로 설해 초심자들이 불교를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성철 스님도 이런 문제를 고민했다. 그래서 팔공산에서 10년 동안 동구불출하 며 팔만대장경을 섭렵한 뒤 1967년 해인총림 동안거에 ‘불교란 무엇인가?’를 주 제로 ‘백일법문’을 했다. 성철 스님이 『백일법문』에서 정리한 핵심은 팔만대장경 의 근본이 중도라는 것이다. 초기 경전의 중도 = 팔정도와 지관(止觀, 사마타 위빠사 나), 중관학파의 중도, 천태종의 쌍차쌍조(雙遮雙照), 화엄종의 적광(寂光), 선종의 정 혜(定慧)와 살활(殺活) 등이 모두 붓다가 초전법륜에서 설한 중도를 달리 표현한 것 이라 한다. 그래서 고우 스님은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이 팔만대장경의 핵심을 가장 잘 정리해놓은 세계적인 불교 입문서라 평한다.

그러므로 영원한 행복을 찾으려면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을 통해(『백일법문』 상권 근본 불교편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붓다의 깨달음 중도에 대해 확실히 이해해 정견(正見)을 세워야 한다.

이것이 화두선 공부의 첫 출발이다. 꼭 『백일법문』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붓다 의 깨달음 세계인 중도와 연기, 무아에 대해 바른 안목을 세우고 그런 세계관과 가치관의 자기 자신과 세상을 보게 될 때 비로소 참다운 불자라 할 수 있다.

불교의 중도는 이해만으로는 한계, 실천 수행해서 깨쳐야
우리가 생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을 누리려면 붓다가 깨친 중도 를 공부해 이해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새로운 안목이 열린다. 하지만 이것은 어 디까지나 말과 문자로 공부한 이해, 즉 지식의 차원이라 삶의 근본적인 전환이 되지 못한다. 자기 삶의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지식이 아닌 지혜가 열리려면 반 드시 실천 수행을 통해 깨달음으로 나아가야 완전한 행복에 도달할 수가 있다.

붓다가 깨친 중도를 공부해서 정견을 세우더라도 이를 실천해서 체험하지 않으면 실은 아무 소용이 없다. 가령 우리가 아주 맛있는 요리를 배워서 먹는 것으로 비유한다면, 요리책을 통해서 요리법을 공부해 말과 문자로 이해하는 것과 요 리를 실제로 해서 먹는 것은 같은 방향이면서도 전혀 다른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 도를 아무리 많이 공부해서 달달 외우더라도 생활에서 행하지 않으면 행복으로 갈 수가 없다.

그러므로 불자라면 반드시 중도의 실천 수행을 해야 한다. 깨달음의 수행 방법 은 참선, 염불, 주력, 간경, 위빠사나, 보시, 봉사 등 다양하지만, 중도에 기반한다 면 다 평등하고 우열이 없다. 불교에 대한 정견을 세우고 한 수행법을 정해 지극 정성으로 한다면 반드시 성취가 있을 것이다.

화두선의 특색, 직지 . 돈오
불교의 다양한 수행법은 저마다 특색이 있다. 화두선도 몇 가지 특색이 있는데, 이를 잘 알고 수행해야 바른 공부가 가능하다.

첫째, 선은 직지, 돈오, 일초직입여래지의 입장이다. 다른 수행법들은 자기를 중 생이라 보고 중생의 입장에서 호흡이나 백골, 자비, 염불을 위빠사나(관)해 번뇌 망상을 사라질 때까지 단계별로 닦아서 아라한, 붓다가 된다는 차제 수행 체계다. 이를 차제(次第)법 또는 점수(漸修)법이라 한다. 선은 붓다가 깨친 중도의 입장에서 자기와 우주 만물이 본래 완전하다는 본래 붓다라 본다. 자기가 본래 완전한 붓 다이나 중생이란 분별 망상에 가려져 지혜와 능력을 발현하지 못하고 있기에 중 생이란 착각, 분별 망상을 단박에 깨치기만 하면 본래 완전한 붓다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하늘에 태양은 늘 빛나고 있지만, 먹구름이 몰려와 가로막으 면 해를 볼 수가 없으나 먹구름이 걷히면 본래 빛나는 태양이 저절로 드러나는 것과 같다.

둘째, 선은 붓다의 깨달음 세계인 중도를 바로 증득하는 길을 제시한다. 즉 붓 다가 제시한 사마타와 위빠사나, 지와 관, 정과 혜를 나눠서 단계별로 닦는 것이 아니라 사마타와 위빠사나, 정과 혜가 하나라는 중도불이의 입장에서 바로 깨치 는 직지, 돈오의 길을 말한다.

셋째, 화두선은 분별심을 낳는 언어와 문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마음을 바로 깨 치는 길이다. 화두선은 언어와 문자가 상대 분별에 근거한 이분법적 한계에 있다 고 보고 말길과 생각의 길을 바로 끊는 화두를 통해 마음을 바로 깨치게 한다. 이전의 불교 수행법이 제시한 단계별 수행 체계와 점수적 입장, 그리고 언어와 문자에 기반한 상대 분별의 사고를 일시에 쇄신하고 마음을 바로 보아 단박에 깨 치는 길을 제시한 것이 선종이고 화두선이다.

화두선의 생활화, 영원한 행복의 길
불교를 공부해 붓다의 가르침대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보는 중도 정견이 확고 한 사람은 자신이 본래 완전한 붓다라는 사실에 눈을 뜨고 자기를 믿고 깨달아 영원히 행복하게 살겠다는 발심을 내게 된다. 이와 같이 정견과 신심, 발심이 난 사람은 선지식을 찾아가 화두를 받아 참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만약 선지식을 찾기 어렵다면, 참선을 전문적으로 안내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성철 스님은 화두는 사상 정립을 하고 배워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선이 좋다고 무턱대고 수행한다고 되는 공부가 아니다. 이 공부는 반드시 선지식의 지도 를 받아 참선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참선을 배워서 화두를 받은 사람은 처음 참선할 때 하루 5분씩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바쁜 사람도 하루에 5분 시간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신 5분 을 하루 중 가장 자신을 돌아보기에 좋은 시간에 고정시켜놓고 그 시간이 되면 무 조건 화두 공부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렇게 하루 5분씩 규칙적으로 화두 참선하는 습관을 30일이나 100일 정도 지속해 그 과정에서 화두 삼매를 체험하게 되면 스스로 그 가치를 알아 5분을 10분이나 20분으로 더 늘려나갈 수 있다.

이렇게 화두 참선이 생활화되면, 마음이 밝아지고 편안해지면서 스트레스와 짜증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화두 공부는 체험의 세계이기 때문에 공부가 잘될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고 밝아지면서 그것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공부가 잘되는 사람은 얼굴이 밝고 편안하다. 그리고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저 절로 나와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하는 일을 원만하게 풀어나가는 지혜가 저절로 나온다.

불교의 근본 중도를 이해해 정견을 세우고 이를 화두로 체험하고 생활에서 실 천하는 사람은 화두를 타파하는 확철대오하면 더 말할 것이 없지만, 깨치지 못하 더라도 공부한 만큼 즐겁고 행복하다. 설사 분별 망상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더라도 나 이대로 본래 완전한 붓다라는 진실을 안 사람은 번뇌 망상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박희승
학부에서 사회학, 대학원에서 불교를 공부하고 조계종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에서 20년간 종사하며 『불교입문』, 『간화선』 등 교재 편찬과 간화선 대중화를 추진했다. 조계사 선림원의 초대 총무처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불교인재원 생 활참선 교수와 봉암사 문경세계명상마을 사업단장 소임을 맡고 있으며, (사)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로 있다. 저서로 『이제, 승려의 입성을 허함이 어떨지요』, 『조계종의 산파, 지암 이종욱』, 『고우 스님 강설, 육조단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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