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이 내 몸을 살린다 | 최고의 건강관리, 불교에 답 있다

채식이 내 몸을 살린다

문성희
자연 요리 연구가


나의 세포 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알아야
건강에 대한 올바른 길 찾을 수 있어
인연과 조건이 맞을 때 공에서 부유하던 원소들은 자동 정렬해 색으로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생명이 실현되고 현상 세계의 움직임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 점의 아주 미세한 빛의 형태로 존재하던 하나의 생명 포자가 여성과 남성의 합일 인연에 따라서 여성의 자궁에 안착할 때부터 생명 작용이 일어나고 우리가 건강한 몸 또는 건강한 삶이라고 하는 물질계의 생명현상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건강의 시발점은 여기서부터 만들어진다. 자궁에 아기 씨앗을 발아시킬 준비를 끝낸 여성 모태는 탯줄을 통해 엄마가 들이쉰 공기와 물 그리고 음식의 자양분뿐만 아니라 엄마의 감정, 의식, 느낌 등의 미묘한 파동까지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엄마가 먹은 모든 음식물이 신체의 근간을 마련하고 평생 살아갈 세포 시스템을 구성하게 된다. ‘당신이 먹은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우리 몸은 우리가 먹은 음식과 우리가 마신 음료, 공기로 만들어졌다. 나의 세포 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더듬어보지 않고서는 건강에 대한 올바른 길을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채식은 음식물 쓰레기를 덜 만들고
탄소 배출을 현저히 줄이며 생태와 환경을 훨씬 덜 더럽혀
요즘 트렌드가 된 채식은 당연히 건강할 것이라는 보편적인 생각만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이득을 얻기 힘들 수 있다. 채소와 과일은 육류에 비해 항산화나 항염 물질이 훨씬 풍부하며, 우리 몸에 들어와 소화 분해되는 동안 부산물을 최소화시킨다. 결과적으로 혈액을 맑게 하고 순환을 원활하게 만듦으로써 건강에 도움을 주게 된다. 그러나 어떤 채소인지, 어떤 땅에서 어떻게 키웠는지, 농약이나 화학비료에 노출되지는 않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먹을 것인지 등 우리가 건강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지만 이는 흔히 무시되기 일쑤다.

여름에는 생채소가 맛있다가도 입추 처서만 들면 여름내 맛있었던 상추에 손이 잘 안 간다. 이때부터는 우리 몸이 따뜻한 음식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채보다는 익힌 나물과 발효 음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 자신의 생명 부양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어떤 것인지 잘 알아차리게 된다.

몸의 감각이 둔화되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내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채식을 한다며 채식용 가공식이나 대체육 같은 식품을 무분별하게 취하는 것은 올바른 섭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몸과 마음은 깨끗하고 정직할 때 가장 좋은 상태가 되고 파동도 좋아지며 안정되고 생기가 돌며 건강하고 발랄한 느낌으로 충만해진다. 대체육으로 식욕을 기만하기보다는 잘 키운 좋은 고기를 적당한 양으로 먹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삶이란 나 혼자서 만들 수 없다. 이 땅의 모든 생명체가 인드라망으로 촘촘하게 엮여 있기 때문이다. 이 땅과 물과 공기를 덜 더럽히는 방식으로 채식은 매우 훌륭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덜 만들고 탄소 배출을 현저히 줄이며 생태와 환경을 훨씬 덜 더럽힌다. 이 점에 있어서는 비채식 생활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만약에 내가 질 좋은 공기와 물을 마시고 건강한 흙을 밟고 싶다면 선택의 여지 없이 채식 생활을 선택해야만 한다. 나는 혼자서 잘 살 수 없고 혼자 건강할 수도 없다.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만 하는 생명 존재들이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채식 생활을 하려면 골고루 다양한 조리법으로 조화와 균형감 있게 섭생해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깨어 있는 식사법이 되었을 때 진정 건강한 삶을 유지하게 된다. 먹은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가 잘되도록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하고 우리의 대장에서 잘 발효되어서 건강한 미생물로 맑고 건강한 혈액, 튼튼한 근육, 바른 뼈대가 만들어지도록 대장 관리가 잘되어야 한다. 체열과 체온이 잘 유지되어야 세포들의 순환과 활성화가 잘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먹어야 한다.

채소식은 몸의 파동을 안정시켜주고 진동수를 높여줘 수행자에게도 도움
채소식은 몸의 파동을 안정시켜주고 진동수를 높여주기 때문에 수행자에게는 많은 도움을 준다. 의식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고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깨어 있기 쉽고 몸이 가벼워져 의식을 끌어당기는 파동이 많이 차분해진다. 수행에 진전이 없어서 애먹을 때에는 잘 선택한 채식을 먹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몸과 마음과 영혼은 결코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진동수가 낮아진 무거운 몸이 한없이 끌어당기면 마음은 속수무책이 되고 영혼은 길을 잃기 일쑤다.

건강하다는 것은 조화롭고 균형감각이 살아 있을 때 가능하다. 신선하고 균형 잡힌 채식과 마음의 평화와 명징한 의식이 있다면 행복과 평화와 자비심이 충만해질 것이다.

글 · 사진 | 문성희
자연 요리 연구가. 가장 훌륭한 요리는 재료가 가진 본래의 생명력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20여 년간의 요리 학원 원장직을 그만두고 텃밭을 가꾸며, 햇볕과 바람에 말린 곡류와 채소로 생식을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면서 자연음식 연구가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청도에 자리를 잡고 자연 요리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밥상을 선사하고 있다. 『평화가 깃든 밥상』, 『문성희의 밥과 숨』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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