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외교의 선봉에 서다

템플스테이, K-불교문화의 중심이 되다

어떻게 사찰의 장점을
현대적으로 살릴 것인가

김응철
중앙승가대학교 불교사회학부 교수


국제적인 문화 프로그램으로 위상이 높아진 템플스테이
3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템플스테이 문화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 산문을 걸어 잠갔던 전국의 사찰들이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전화되면서 산문을 개방하고,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유명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과 함께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는 다양한 영상물들이 방영되면서 젊은이들의 버킷 리스트에 오르고 국제적인 관심도 높아졌다.

2023년 5월 말 현재 대한불교조계종단에 소속된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은 현재 약 144개소에 달한다. 템플스테이 운영에는 국가 예산도 지원되고 있기 때문에 종교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종교 행위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당일형, 체험형, 휴식형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템플스테이 문화사업단의 소개에 따르면 당일형 프로그램은 사찰 안내, 참선 체험, 다도 및 만들기(연등, 염주, 사경) 등이 있으며, 체험형은 사찰 예절, 발우 공양, 108배, 연등 만들기, 문화유적 탐방 등과 사찰 주변의 숲 체험, 갯벌 탐사, 야생 녹차 만들기 등 자연환경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휴식형은 사찰에 머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쉴 수 있는 형태이다.

지속적인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
템플스테이 운영은 자격증을 갖춘 스님들의 지도와 이를 보조하는 재가 불자들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연인원 600만 명이 참가했으며, 이 중 외국인도 65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템플스테이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초심자의 재방문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사찰 신도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참가자의 대부분이 불교에 대한 가벼운 호기심이나 지역 관광 시 숙식을 대신하는 이점 때문에 참여하는 경향도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템플스테이가 불교와 사찰에 대한 참가자들의 인식을 개선함으로써 간접적 포교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타 지역의 관광객이 한두 번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해당 사찰의 직접적 포교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둘째, 템플스테이는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사찰 예산이 결합되고, 여기에 참가자의 참가비 등이 합해져서 운영되고 있는데 재정 자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만일 템플스테이를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참가비만으로 운영한다면 대부분의 사찰은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다. 사찰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식사, 세탁, 청소, 시설 유지 등의 대부분을 해당 사찰에서 지원하지 않으면 템플스테이 시설 운영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셋째, 템플스테이의 다양한 경쟁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기존의 프로그램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웃 종교계를 비롯해 지역의 유교 서원, 농어촌 단체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이들 단체들도 국고 지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서 사찰에서의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만으로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찰의 환경이 다른 시설들에 비해서 압도적인 장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것만으로 참가자의 수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있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넷째, 템플스테이 전문 인력이 많지 않고,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없는 실정이다. 템플스테이 지도법사는 스님이면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중앙승가대학교에서는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이를 이수하면 지도법사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렇지만 출가자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격을 갖춘 지도법사 스님들을 계속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재가 불자 전문가를 배출하는 교육기관도 전혀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스님들과 인연이 있는 불자들이 단기간 헌신적으로 일하다가 떠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전통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발전 방안 모색 절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템플스테이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템플스테이가 대표적인 전통문화로 인식되는 기반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향후에도 템플스테이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템플스테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는 연구 및 교육기관 개설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기관은 불교계의 종립학교 중에서 중앙승가대학교나 동국대학교 등의 관련 학과에서 담당할 수도 있고, 관광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일반대학을 지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는 이미 144개 사찰에서 운영하고 있고, 향후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이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지도법사, 프로그램 개발과 지도, 시설 운영, 사찰음식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둘째,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재방문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병원과 연계한 치유와 요양 프로그램, 각급 교육기관과 연계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 관광 단체와 연계한 목적 관광 프로그램, 명상 단체들과 연계한 명상 및 수행 프로그램, 복지기관과 연계한 상담 및 복지 프로그램, 음식과 관련한 프로그램 등 매우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셋째, 특화되고 전문화된 템플스테이 사찰을 발굴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치유, 문화 교육, 목적 관광, 명상, 복지 및 상담, 음식 등 여러 가지 분야를 한 사찰에서 담당하기는 어렵다. 명상 분야에도 한국 불교 전통의 간화선을 비롯해 묵조선, 위빠사나, 사마타 등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전문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특화시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한 외국인들이 쉽게 참가할 수 있도록 외국어가 가능한 지도자의 발굴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템플스테이 재정 운영이 정상화되어야 한다.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을 때 전문가들을 고용할 수 있고, 그래야만 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며, 동참자 확보도 쉬워진다. 현재의 템플스테이 운영 재정은 국고 지원, 사찰 지원, 수익자 부담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 기업이나 단체 및 개인 등이 템플스테이 사찰을 지속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찰들은 여기서 생긴 수익금을 바탕으로 체험의 기회를 지원이 필요한 지역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사찰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최적지
향후 템플스테이가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갖추려면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전문 인력의 확보, 인건비를 포함한 적정한 운영 예산의 편성,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프로그램 개발, 전법 교화의 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 템플스테이는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참가할 수 있고, 종교 활동을 강제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그 결과가 사찰과 불교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지 않는다면 지속될 수 없다. 또한 템플스테이를 스님들과 불자들의 헌신적 봉사만으로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찰은 한국 전통문화의 원형을 유지하는 분야들이 많아 용인 민속촌을 제외하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은 대부분 사찰이다. 농어촌까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의식주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이때 사찰은 스님과 불자들이 전통문화의 유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까지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다.

국가적으로 볼 때 전통 사찰과 그곳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는 국가적 자산이며 체험 교육의 산실이다. 템플스테이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토대이며,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문화 외교의 선봉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불교 종단과 사찰, 그리고 관련 분야의 대학과 연구소들이 상호 협력을 통해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모색하려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김응철
경기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중앙승가대 불교사회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처님 직제자들의 수행과 포교 이야기』, 『재가불자가 되는 길』 , 『10분 치유명상』 등의 저서가 있으며 다수의 문화 치유 명상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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