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 | 도연 스님의 '청년이 묻고 스님이 불교로 답하다'

경제적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


도연 스님
봉은사 명상 지도법사



요즘 주변에서 가상화폐나 주식, 부동산에 투자해 큰돈을 번 사람들을 보면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합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황이 가속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인 경기 불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고 자산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가계 부채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대부분 많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 와중에 더 많은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을 비롯해 저평가된 자산을 매입함으로써 경제가 활성화될 때 부의 상승을 이루는 것입니다. 가진 자는 더 많이 갖게 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계속 못 갖게 되는 사회 구조입니다. 이 속에서 사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은 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이 세상을 원망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됩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경제적 자립과 풍요롭고 넉넉한 삶은 어떻게 이룰 수 있는 것일까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때 경제적인 문제에 속박당하지 않고 걸림 없이 살 수 있을까요? 


여러분에게 ‘인생의 사계절’이라는 법칙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어도 삶을 보다 평온하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방편이 되어줄 것입니다. 

삶에서 겪는 온갖 문제들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자연의 순환 법칙으로 볼 수 있습니다. 봄은 생명이 탄생하는 때이고, 여름은 크게 확장하고 성장하는 때이며, 가을은 결실을 거두는 때이고, 겨울은 모든 것이 죽고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는 때입니다. 다시 맞게 되는 봄은 사계절을 한 바퀴 겪었기 때문에 그전의 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계절입니다. 

새로운 일이나 사업을 시작할 때, 사계절을 겪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마음가짐과 경험치가 다릅니다. 과거에 했던 실수와 실패를 통해 얻게 된 경험은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일이 쉽게 그냥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준비 과정과 진행 과정 모두 적절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사계절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일이 그냥 쉽게 되는 줄 착각합니다. 성급한 마음에 봄의 때에 밭을 갈지도 않고 씨앗도 뿌리지 않습니다.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순간을 놓쳐버리면 여름이라는 번영과 발전의 시간을 누리지 못합니다. 뿌려놓은 씨앗이 있어야 자라든 자라다 말든 할 것입니다. 가을이 와도 수확할 것이 없어서 후회와 한탄을 하게 됩니다. 그냥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풍성한 결실을 추수하는 사람들을 보고 부러워해봐야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창고에 쌓아둔 양식이 없으니 겨울을 춥고 배고프게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 가슴 아프고 괴로운 사연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패턴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문제를 깨달아 이 고리를 끊어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차이는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누구든 실수를 하고 과오를 저지릅니다. 고통스러운 겨울의 때를 ‘괴로워하면서 그냥 보낼 것이냐?’ 아니면 ‘속은 쓰리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해갈 것이냐?’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는 여기에서 결정됩니다. 나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바꾸려는 의지와 노력이 중요합니다. 경제적 상황은 점차 나아집니다. 그 일과 관련한 사람들과도 관계가 좋아집니다. 일이 잘되려면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는 이치입니다.

그다음으로, 인생의 사계절의 법칙에서 중요한 태도는 ‘기다림의 미학’입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야 결실을 본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오늘 투자해서 내일 바로 결과를 얻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일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금방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개월에서 수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이른 시간 안에 좋은 결과를 보려고 합니다. 주변에서 단기간에 막대한 부를 이루었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듣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실상은 단기간에 성공을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설령 단기간에 이룬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 노하우를 깨닫고 그만한 자산을 확보하기까지 많이 노력했습니다. 반드시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경제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속으로 불평하고 풍요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게는 복덕이 오지 않습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부유한 사람을 만듭니다. 잘사는 사람들과 비교해서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부의 법칙’으로 참고해 자신의 부를 가꾸어가는 지혜로 삼으면 됩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온전히 수용하시기 바랍니다. 그 지점에서부터 자신의 호흡으로 적절한 보폭으로 걸어가면 됩니다.  




도연 스님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꿈꾸었으나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알고 2006년 출가해 탁발과 참선, 마음챙김 명상을 중심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현재 봉은사에서 명상 지도법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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