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심즉불(卽心卽佛)의 마음 사용법
11월 17일(화), 오후 7시, 화요열린강좌
감정은 ‘오류’가 아니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현상
『부처의 감정 수업』은 일원론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인간의 감정을 새롭게 이해하고, 이를 통해 행복한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책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먼저 감정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제안한다. 구체적으로 “‘정상’과 ‘오류’로 감정을 나누지 마라”, “당신의 감정을 판단 없이 그저 바라보라”라고 주문한다. 이는 감정을 이성으로 억누르고 조절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도덕적 판단이나 이성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감정을 재단하면 특정 감정을 자신의 본질과 동일시하게 되고, 결국 그 감정 자체를 ‘오류’로 규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론의 바탕에는 세계를 바라보는 저자의 철학적 관점이 자리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도에서 유럽에 이르는 여러 철학적 전통에는 세상을 ‘진짜’와 ‘가짜’, ‘선’과 ‘악’처럼 구분하는 이원론적 세계관이 자리해 왔다. 이러한 세계관에서는 완전한 것과 불완전한 것이 구별되고 인간은 끊임없이 불완전한 현실을 벗어나 완전한 상태에 도달하려 한다. 저자는 “불완전한 우리가 어떻게 완벽을 인지하고 그 너머로 건너갈 수 있겠습니까?”라는 되물음을 통해 이원론적 세계관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반면 저자가 주목하는 일원론적 세계관에서는 감정과 이성, 본질과 현상이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즉 “‘어디가 진짜냐’가 아니라 ‘지금 내가 여기서 무엇을 느끼고 가치를 찾느냐’로 무게중심”을 옮겨 감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요청한다. 이렇게 보면 감정은 ‘오류’가 아니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현상일 뿐이다.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 배우는 감정 사용법
이 책은 기본적으로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 감정을 새롭게 인식하는 방법을 다룬다. 저자가 부처의 가르침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불교가 누구나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시대에 따라 새로운 해석과 가르침을 수용해 온 ‘개방적인 시스템’이자 교조적인 태도를 거부하는 ‘유연성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법)를 등불로 삼아 의지하라”는 부처의 유훈인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을 통해 단적으로 제시한다. 이처럼 마음과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지금 그 마음이 바로 부처다’라는 ‘즉심즉불(卽心卽佛)’의 가르침과도 맞닿아 있다. 여기서 마음은 감정과 이성을 비롯한 다양한 작용이 일어나는 전체이며, 감정은 그 마음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특정 감정을 자신의 본질로 여기거나 부정하기보다 이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삶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감정을 억압하거나 제거하는 대신 감정의 ‘주인’이 되어 감정을 ‘조절’하기보다 ‘사용’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감정의 사용을 넘어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대긍정’은 감정과 욕망은 물론 삶의 불완전성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행복은 불완전한 현실을 벗어나 완전한 상태에 도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삶을 직시하고 그 주인으로 살아가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감정을 ‘사용’하는 방법을 넘어서 불완전한 삶을 온전히 긍정하는 행복론으로 나아간다. 또한 “일 삼아서 하지 말고 ‘일 위에서’ 하는 수행”이라는 압축적 표현에서 드러나듯, 일상적 실천을 제안하는 책이기도 하다.
11월 <화요열린강좌>에서는 『부처의 감정 수업』의 저자인 자현 스님을 초청해 ‘부처에게 배우는 속 시원한 감정 사용법’을 주제로, 감정을 삶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청해 듣고자 한다.
김선우 | 화요열린강좌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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