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그날, 무아를 만났다 외

고광 스님의 임제록 도장 깨기 / 맨손으로 바람을 움켜쥐다 / 비폭력대화의 창시자 마셜 로젠버그와의 대화 / 노화는 어디까지 늦출 수 있는가 / 석문釋門의 지도자 만암 스님 / 명상 온톨로지 / 금강반야바라밀경 보탑 사경 / 숲속 동물들의 마음 수업 / 붓다불교 / 붓다와 제자들 / 중론 / 담마빠다 / 무아와 일심 / 호흡 근력 / 생명나눔, 일면입니다 / 우아하게, 용기있게 / 좌선요결 /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천년의 지혜 / 브레인 악셀 / 우리는 모두 하나의 세포였다 / 우리는 왜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까? / 은둔 / 현대인의 고통에 불교 명상수행은 어떻게 응답하는가 /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



그날, 무아를 만났다

수잔 시걸 지음 | 김윤·심성일 옮김 | 침묵의향기 刊 | 2026년 4월

임신 중이던 어느 날 버스를 타려던 순간, 수잔 시걸에게서 자신을 세계와 분리해주던 ‘나’라는 감각이 갑자기 사라졌다. 철학이나 명상 속 개념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자아 없음’을 경험한 것이다. 이후 저자는 이 낯선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심리 치료사를 찾아가고 여러 영적 스승을 만나며 자신의 경험을 탐구한다. 어린 시절과 명상 수련, 사랑과 결혼, 심리 치료, 영적 스승들과의 만남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두려움이었던 ‘자아 없음’이 전혀 다른 의미로 모습을 드러낸다. 무아를 교리로 설명하기보다 한 인간이 실제 삶에서 겪은 사건으로 보여주는 영적 자서전이다.

 

고광 스님의 임제록 도장 깨기

고광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刊 | 2026년 9월

‘수처작주 입처개진’은 흔히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고광 스님은 바로 이런 익숙한 번역부터 다시 들여다보며 선종의 대표 어록 『임제록』을 새롭게 읽는다. 스무 차례에 걸쳐 번역과 퇴고를 거치며 용어와 문맥을 하나씩 검토하고, 특히 눈·귀·코·혀·몸·뜻과 그 대상의 관계를 말하는 불교의 ‘십이처’를 중요한 해석의 열쇠로 삼는다. ‘진정견해’, ‘무위진인’, ‘살불살조’처럼 어렵고 과격하게 들리는 임제의 언어도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고 거기에 붙잡히는 과정과 연결해 풀어낸다. 익숙한 번역을 그대로 외우기보다 말이 가리키는 자리까지 파고들어 『임제록』을 다시 읽게 하는 강설서다.

 

맨손으로 바람을 움켜쥐다

원철 스님 지음 | 담앤북스 刊 | 2026년 5월

길가의 간판과 폐역, 빨랫줄과 고드름, 맷돌과 창문도 원철 스님의 시선에 들어오면 짧은 이야기가 된다. 일상에서 직접 찍은 사진에 짤막한 글을 붙여 엮은 두 번째 ‘시선視線집’이다. 사진 한 장에서 떠오른 재치 있는 한두 줄에 다시 사연과 생각을 덧붙이고 촬영 장소까지 기록했다. ‘멈추고 바라보다’, ‘고요가 말을 걸다’, ‘흐름을 만나다’, ‘다시 그 길 위에 서다’로 이어지는 책에는 사찰뿐 아니라 도시와 여행지, 평범한 생활 공간이 두루 등장한다. 거창한 가르침을 앞세우기보다 잠시 멈춰 바라보는 일이 평범한 하루를 어떻게 새롭게 만드는지 사진과 짧은 언어로 보여준다.

 

비폭력대화의 창시자 마셜 로젠버그와의 대화

마셜 B. 로젠버그·가브리엘레 자일스 지음 | 이영주 옮김 | 한국NVC출판사 刊 | 2026년 6월

갈등이 시작되면 우리는 상대의 행동을 살피기보다 먼저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기 쉽다. 비폭력대화NVC를 만든 마셜 B. 로젠버그는 저널리스트 가브리엘레 자일스와의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폭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풀어낸다. 비폭력대화의 핵심은 좋은 말을 골라 쓰는 화술이 아니다. 관찰과 평가를 구분하고, 감정 뒤에 놓인 욕구를 발견하며, 상대의 말에서도 그 사람이 충족하고 싶은 욕구를 듣는 데 있다. 가족과 부부, 직장과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갈등 사례를 통해 비난과 강요 대신 서로의 필요를 알아차리는 대화가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한다. 비폭력대화의 개념과 철학을 창시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는 대담집이다.

 

노화는 어디까지 늦출 수 있는가

요시모리 다모쓰 지음 | 이선이 옮김 | 이너북 刊 | 2026년 7월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생쥐와 몸집이 비슷하지만 훨씬 오래 살고, 어떤 물고기는 불과 몇 달 만에 늙는다. 생명체마다 노화 속도가 다른 이유를 추적하면 결국 세포와 분자의 세계에 닿는다. 세포생물학자 요시모리 다모쓰는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생물학적 현상으로 설명한다. DNA 손상과 복구, 히스톤, 서투인과 NAD, 오토파지, 세포 노화와 만성 염증, 면역과 수면 등 최신 노화 연구의 핵심 주제를 차례로 살핀다. 특히 NMN처럼 ‘항노화’의 이름으로 대중화된 물질도 연구 결과와 아직 입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구분해 설명한다. 인간은 왜 늙고 과학은 그 시간을 어디까지 늦출 수 있는지를 묻는 생명과학 교양서다.

 

석문釋門의 지도자 만암 스님

이재형 지음 | 동국대학교출판문화원 刊 | 2026년 8월

백양사를 다시 일으킨 수행자이자 근대 불교교육을 이끈 교육자, 그리고 종단의 법통을 지키려 한 지도자. 만암종헌 스님의 삶에는 근현대 한국불교사의 여러 장면이 겹쳐 있다. 아홉 살에 백양사로 출가한 뒤 강학과 참선을 이어간 과정에서 시작해 1909년 광성의숙을 세우고, 불교전수학교를 중앙불교전문학교로 승격시켜 초대 교장을 맡으며 인재를 양성한 행적을 살핀다. 10년에 걸친 백양사 중창과 반선반농의 실천, 제주 포교, 고불총림 결성도 다룬다. 해방 후에는 조계종 종명 회복과 도의국사의 종조 명문화에 참여하는 한편 불교정화 과정에서는 화합과 전통을 강조했다. 한 수행자의 전기를 따라가며 근대 한국불교가 겪은 변화와 고민을 함께 읽는 평전이다.

 

명상 온톨로지

정순일 지음 | 운주사 刊 | 2026년 9월

명상을 스트레스를 낮추는 하나의 기법으로만 본다면 이 책의 범위는 훨씬 넓다. 정순일은 오랜 불교학 연구와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존재에서 깨달음까지’ 이어지는 명상의 전체 지도를 그린다. 책의 중심축은 알아차림을 뜻하는 ‘사띠’와 집중을 뜻하는 ‘사마디’다. 여기에 불교의 수행론뿐 아니라 심리학과 뇌과학, 물리학 등의 논의를 함께 불러와 우주와 생명, 인간과 의식, 수행과 깨달음의 관계를 탐색한다. 650쪽이 넘는 분량 속에서 명상을 단편적인 마음 안정법이 아니라 인간 존재와 의식의 변화에 관한 체계로 다룬다. ‘어떻게 명상할 것인가’에 앞서 ‘명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묻는 책이다.

 

금강반야바라밀경 보탑 사경

자현 스님 편 | 불광출판사 刊 | 2026년 8월

경전을 한 자씩 베껴 쓰다 보면 글자가 모여 한 기의 탑을 이룬다. 『금강반야바라밀경 보탑 사경』은 보통의 사경집처럼 경문을 줄글로 따라 쓰는 대신 『금강경』의 글자를 탑의 형상 안에 채워 넣도록 만든 한문 사경집이다. 한국불교에 전해온 ‘금강경탑다라니’를 현대적인 사경 형식으로 재구성해 『금강경』 32분 전체를 쓰고 나면 모두 46기의 보탑이 완성된다. 경전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법신사리’로 보는 불교 전통에서 한 글자씩 탑을 채우는 과정은 사경과 보탑 조성의 의미를 한데 결합한다. 사경 전 마음가짐에서 발원, 개경게, 본문 사경과 회향까지 순서도 안내해 한 달간의 사경을 하나의 수행 과정으로 이어가도록 구성했다.

 

숲속 동물들의 마음 수업

박혜원 글·그림 | 담앤북스 刊 | 2026년 7월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는 여우, 친구들을 구하려는 고슴도치,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벗어나는 사슴과 까마귀와 거북이가 숲속의 ‘마음 수업’을 이끈다.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인 자타카 가운데 다섯 편을 골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다시 쓴 그림동화다. 배신 앞에서도 온화함을 잃지 않는 황금 사슴과 욕심내지 않는 마음을 일깨우는 백조의 이야기도 담았다. 자존감과 분노, 우정과 배려, 욕심과 자비 같은 마음의 문제를 동물들의 선택과 행동으로 보여준다. 불교의 가르침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움직임과 올바른 선택에 대해 생각하도록 이끈다.

 



붓다불교 · 붓다와 제자들 · 중론

최로덴 지음 | 오픈업 刊 | 2026년 7월

붓다의 깨달음에서 출발한 불교는 제자들을 거쳐 전승되고, 이후 여러 사상과 수행 전통으로 확장됐다. 최로덴의 세 책은 이 긴 흐름을 서로 다른 자리에서 되짚는다. 『붓다불교』는 초기경전 『우다나』의 「보리품」을 중심으로 중도·연기·대비를 살피며, 붓다의 직접적인 깨달음과 후대에 형성된 교학의 관계를 검토한다. 『붓다와 제자들』은 사리뿟따, 목갈라나, 마하깟사빠, 아난다를 비롯한 주요 제자들의 삶을 따라가며 붓다의 가르침이 사람과 사람을 통해 어떻게 전승되고 초기 승가가 형성됐는지를 보여준다. 『중론』은 나가르주나의 『근본중론송』 27품 449송을 산스크리트 원전에서 다시 읽으며 조건과 운동, 인과, 자아, 시간, 사성제와 열반 등의 문제를 ‘자성’의 성립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붓다의 깨달음과 초기 승가, 그리고 대승불교의 핵심 논서까지 불교사상의 주요 지점을 세 권으로 이어 읽을 수 있게 한다.

 

담마빠다

비구 수자토 옮김 | 홍은혜 우리말 옮김 | 바다와조약돌 刊 | 2026년 8월

“모든 경험은 마음이 앞선다.” 『담마빠다』는 이처럼 짧고 간결한 게송으로 삶과 수행의 핵심을 전하는 초기불교의 대표 경전이다. ‘법구경’이라는 이름으로도 익숙하며, 붓다 당시의 대중어였던 팔리어로 전해진 가르침을 26개 장, 423개 게송에 담았다. 마음과 깨어 있음, 어리석음과 지혜, 폭력과 늙음, 사랑과 성냄, 행복과 갈망, 수행자의 길 등 인간이 살아가며 마주하는 문제들이 짧은 문장 안에 압축돼 있다. 이번 책은 초기불교 경전 번역으로 알려진 비구 수자토의 현대 영어 번역과 우리말을 함께 읽도록 구성했다. 어려운 경전 용어에 가로막히기보다 붓다의 짧은 말을 천천히 읽으며 의미를 살펴볼 수 있게 한 『담마빠다』다.

 

무아와 일심

한자경 지음 | 김영사 刊 | 2026년 9월

‘나는 없다’는 무아와 ‘한마음’을 말하는 일심은 서로 모순되는 가르침일까. 철학자 한자경은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사이에 놓인 이 오래된 문제를 일곱 번의 강의로 풀어간다. 몸과 느낌, 생각과 의식 어디에서도 변하지 않는 자아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무아라면, 그 모든 변화와 경험을 알아차리는 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책은 초기불교에서 유식과 여래장, 선불교로 논의를 확장하며 저자가 말하는 ‘심층마음’을 통해 이 문제를 살핀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를 단절된 두 체계가 아니라 서로 이어지는 사유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불교철학서다.

 

호흡 근력

스튜어트 샌드먼 지음 | 이창엽 옮김 | 김영사 刊 | 2026년 9월

숨은 하루 종일 쉬면서도 가장 쉽게 잊어버리는 몸의 움직임이다. 입으로 쉬는지 코로 쉬는지, 호흡이 짧고 빠른지 느리고 깊은지에 따라 몸과 마음의 상태도 달라진다. 호흡 지도자 스튜어트 샌드먼은 먼저 평소 자신의 호흡 습관부터 점검하게 하고, 상황에 맞게 숨을 조절하는 40가지 훈련법을 소개한다. 긴장을 낮추고 감정을 진정시키는 호흡, 숙면을 돕는 호흡, 집중력과 활력을 높이는 호흡, 운동에 활용하는 방법 등이 단계별로 이어진다. 코호흡과 횡격막호흡에서 4-7-8 호흡, 7-11 호흡, 박스 호흡 등 별도의 장비 없이 생활 속에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가장 익숙하지만 무심했던 ‘숨’을 훈련의 대상으로 되돌려놓는 책이다.

 

생명나눔, 일면입니다

일면 스님 지음 | 민족사 刊 | 2026년 8월

스물두 살 청년의 생명 나눔은 한 수행자의 삶을 다시 이어주었고, 이후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 스님이 팔순을 맞아 출가와 수행, 종단 활동과 생명나눔 운동의 시간을 돌아본 회고록이다. 어린 시절과 출가, 해인사 수행 생활에서 시작해 불교 교육·행정과 포교의 현장, 그리고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펼친 활동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특히 큰 수술을 거쳐 다시 삶을 이어가게 된 경험과 자신의 생명을 나누고 떠난 기증자에 대한 기억은 이후 스님이 생명 존중과 나눔 운동에 힘을 쏟게 된 중요한 계기로 제시된다.

 

우아하게, 용기있게

켄 윌버 지음 | 박윤정 옮김 | 김영사 刊 | 2026년 8월

암 진단 이후의 시간은 환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곁에서 돌보는 사람 역시 두려움과 희망, 갈등과 선택의 시간을 함께 통과한다. 통합사상가 켄 윌버와 아내 트레야가 암과 함께 보낸 시간을 기록한 이 책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만이 아니라 환자와 돌봄자의 내면까지 세밀하게 담는다. 켄 윌버의 서술 사이에 트레야의 일기와 편지, 인터뷰가 들어가 같은 시간을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어떻게 경험했는지를 보여준다. 치료 과정에서 만난 종교인과 과학자, 치유자들과의 교류도 담겼다. 병과 죽음을 없애야 할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그 한가운데에서 인간은 어떻게 사랑하고 성장하며 삶을 받아들이는가를 묻는 투병과 돌봄의 기록이다.

 

좌선요결

월암 스님 지음 | 담앤북스 刊 | 2026년 8월

좌선은 단순히 조용히 앉아 있는 일이 아니다. 월암 스님은 분별과 망상을 쉬고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보는 수행이라는 점에서 좌선의 역사와 실제를 함께 설명한다. 석가모니 붓다에서 달마와 육조 혜능, 중국 선종의 오가칠종과 한국의 선지식에 이르기까지 좌선 수행이 어떤 흐름으로 전승됐는지 먼저 짚는다. 이어 오정심관, 조사선, 묵조선과 간화선 등 역대 선지식들의 수행 지침을 한데 모은다. 책은 좌선의 역사와 본질을 다루는 「좌선요의」, 선사들의 핵심 수행법을 정리한 「심지법문」, 간화선의 특징과 수행 체계를 설명하는 「간화정종」으로 구성된다. ‘어떻게 앉을 것인가’를 넘어 앉아서 무엇을 밝힐 것인지를 보여주는 수행 안내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천년의 지혜

이진영 지음 | 불광출판사 刊 | 2026년 9월

원효와 의상, 휴정 등 한국불교의 고승들이 남긴 짧은 말에는 시대를 넘어 반복되는 삶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그들의 글에서 오늘의 삶에도 새겨볼 만한 문장을 가려 뽑고 의미와 배경을 풀어낸다. 욕망과 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법, 마음을 다스리는 법, 자신을 닦는 법, 사람과 세상을 어떤 태도로 바라볼 것인가 등이 주요 주제다. 특히 사회생활과 가족 부양을 지나 인생의 반환점에 선 독자를 염두에 두고 고전의 문장을 오늘의 언어와 생활 속 고민에 연결한다. 천 년을 이어온 한국불교의 짧은 문장 속에서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준을 찾도록 돕는 책이다.

 

브레인 악셀

이진우 지음 | 바른뇌연구소 刊 | 2026년 9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무언가를 더하기보다 먼저 방해 요소를 제거하자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이를 ‘뺄셈의 과학’이라 부르며 뇌의 상태를 기계 시스템에 빗대어 다섯 단계로 설명한다. 과도한 도파민 자극을 줄이는 ‘설계’, 식습관을 다루는 ‘연료’, 짧은 고강도 운동을 활용하는 ‘출력’,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냉각’, 불필요한 선택과 완벽주의를 줄여 의지력을 보존하는 ‘윤활’이다. 장-뇌 축, 마이오카인, 글림프 시스템 등 뇌와 몸의 관계를 설명하는 개념도 함께 소개한다. 새로운 공부법이나 생산성 기술을 덧붙이기 전에 집중과 판단을 방해하는 생활 환경부터 점검하도록 이끄는 실천형 두뇌 관리법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세포였다

배수경 지음 | 담앤북스 刊 | 2026년 9월

지금의 복잡한 몸도 출발점은 단 하나의 세포였다. 30년 넘게 생명과학을 연구해온 저자는 이 단순한 사실에서 인간의 탄생과 성장, 노화와 죽음을 다시 바라본다. 하나의 수정란에서 수많은 세포가 생겨나 서로 다른 역할을 갖게 되는 과정, 줄기세포가 품은 가능성, 수없이 많은 세포가 신호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생명체를 유지하는 방식, 그리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과정에서 세포에 일어나는 변화들을 설명한다. ‘세포의 죽음’ 역시 생명과 반대되는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전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을 살핀다. 생명과학의 지식을 출발점으로 삼되 탄생과 성장, 관계와 노화, 죽음이라는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로 시선을 넓혀가는 과학 교양서다.

 

우리는 왜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까?

이모란 지음 | 아날로그 刊 | 2026년 7월

친구에게는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AI에게는 쉽게 털어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AI의 위로나 칭찬에 반응하고 때로는 관계를 맺는 것처럼 느낀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이모란은 인공지능 기술의 성능보다 AI를 사용하는 인간에게 일어나는 변화에 주목한다. 1960년대 상담 프로그램 ‘일라이자’와 대화하며 감정을 드러냈던 사람들에서 오늘날 생성형 AI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이용자들까지 인간과 기계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본다. AI의 위로와 칭찬, 설득과 아첨을 우리는 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 그런 상호작용이 감정과 판단,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다룬다. AI를 이해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AI 앞에서 달라지는 인간을 관찰하는 책이다.

 

은둔

조현 지음 | 불광출판사 刊 | 2026년 9월

산중의 암자와 토굴에서 이름 없이 살아온 수행자들의 삶을 오랫동안 기록해온 책이 20년 만에 새 모습으로 돌아왔다. 24년간 종교전문기자로 활동한 조현이 전국의 산사와 수행처를 찾아다니며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은둔』 개정증보판이다. 2007년 초판의 30명에 11명을 새로 더해 모두 41명의 삶을 소개한다. 고우·도천·서암·오현·청화·현기 스님처럼 저자가 직접 만나 교유한 수행자들과 박한영·백학명·삼성·취봉 스님 등 근현대 한국불교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인물들을 함께 담았다.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욕망과 고통을 다른 방식으로 마주했던 사람들의 선택을 통해 수행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준다.

 

현대인의 고통에 불교 명상수행은 어떻게 응답하는가

서광 스님 지음 | 학지사 刊 | 2026년 9월

불안과 수치심, 외로움과 갈망 앞에서는 명상에 관한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서광 스님은 명상을 ‘잠시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기술’에서 꺼내 고통에 반응하는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수행으로 되돌려놓는다. 불안과 우울, 수치심과 중독, 반복되는 관계의 상처처럼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대인의 고통을 불교 수행 전통과 현대 심리치유의 관점에서 함께 살핀다. 불안할 때 몸과 호흡으로 돌아오는 법, 수치심 속에서도 자신을 외면하지 않는 법, 갈망 뒤에 놓인 외로움을 알아차리는 법 등 구체적인 수행 방향도 제시한다. 계·정·혜라는 전통 수행의 구조에서 출발해 마음챙김의 성과와 한계까지 짚으며 ‘왜 지금 다시 수행인가’를 묻는 책이다.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

일중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刊 | 2026년 9월

마음챙김과 위빠사나, 사마타 등 여러 명상법이 대중화된 지금, 이 책은 다시 초기경전으로 돌아간다. 일중 스님은 붓다가 직접 가르친 수행의 모습을 살피면서 초기경전을 중심으로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원리와 실제를 설명한다. 남방불교 전통에서 전해져온 여러 명상법도 함께 다루며, 운문사 강원을 졸업한 뒤 스리랑카와 인도에서 불교와 수행을 공부해온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행 전통을 정리한다. 여러 명상법을 병렬적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기보다 경전과 수행 전통을 통해 명상의 원리와 실제를 함께 살펴보려는 책이다. 현대에 널리 쓰이는 ‘명상’이라는 말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붓다가 가르친 수행의 원형을 확인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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