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나를 마주하는 시간
김영수
경복대학교 친환경건축과 교수, 경복대 KB명상회 지도교수

지인에게 대원청년회 워크숍 정보를 듣고 나서, 그동안의 습관대로 주관기관인 대한불교진흥원과 대원청년회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대한불교진흥원은 불교 관련 진흥사업을 다양하게 하고 있는 법인사업체로 ㈜동국제강의 창업주셨던 대원 장경호 거사께서 1975년 설립해 50여 년간 불자들에게 올바른 길잡이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경복대학교의 불교 동아리인 KB명상회는 작년에 봉선사에서 전폭적인 지원으로 창단되어 명상과 불교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명상에 대해 목말라 있던 우리들에게 이번 제3회 대원청년회 워크숍 ‘나를 떠나는 명상여행’은 매우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생각되어 참가하기 위해 경주 황룡원에 도착했다.
1일 차 : 낯섦에서 시작
통일신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중도타워에서 참가한 낯선 얼굴들 속에서 시작한 오리엔테이션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이어 명상여행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강의는 ‘AI 시대, 제2의 관세음보살은 출현할 것인가?’로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탈종교 시대의 참석자들에게 포스트휴먼시대의 명상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앞으로 더 빠르게 진행될 휴머노이드 시대에 인간의 정체성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숙소의 잠자리까지 이어졌다.
2일 차 : 지금 여기, 명상 속의 나를 보다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108배는 육체적 깨움으로 시작해 끝날 때쯤 이마에 땀이 맺혔고 이어서 시작된 자율 명상은 정신적 나를 깨웠다. 명상의 기본 이론부터 실습까지 이어진 ‘명상 A에서 Z까지’에서는 명상의 발전 과정, 기본자세, 호흡법과 마음챙김에 대한 실습까지 명상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후에는 인근의 문화 공간(감은사지)과 자연 공간(양남 주상절리)에서 걷기 명상을 통해 우리 몸의 오감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에 시작한 요가 명상은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육체적 고통을 주었지만 몸의 움직임과 호흡 그리고 마음챙김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고 마음이 안정되는 자신을 보는 시간이 되었다.
3일 차 : 명상에서 답을 얻다
마지막 날 아침도 절 수행과 명상으로 시작되었다.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졌다. 오전의 ‘붓다의 명상 배우기’라는 주제에서는 왜 명상이 수행의 핵심이 되는지와 명상할 때의 자세(편안한 자세)와 호흡법(들숨, 날숨)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주셨다. 특히 “부처님은 왜 명상을 하셨는가?”라는 물음에 불교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인데 행복하기 위해서는 명상을 통해서 할 수 있다고 하셨다. 명상이 꼭 고요한 방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지금 여기’에서 반복된 훈련에 의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워크숍을 마치며 :
명상과 하나 된 나 / 고향 앞으로
2박 3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명상여행은 내 삶의 한 페이지에 아주 특별한 흔적을 남겼다.
현대인의 명상(쉼)은 멀리 떠나는 여행이나 화려한 휴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돌아보면서 자연과 호흡하고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다. 바쁘게 달려오던 나날 속에서 잠시 멈춰서, 나의 생각, 감정, 존재 자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나 프로그램에 더 많은 참가자들이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 행사에서 배운 명상을 지속적으로 실천해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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