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운동으로
행복하기
윤종훈
디지털대원아카데미 학생
2박 3일간의 경주 황룡원에서의 명상 여행
나는 대한불교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디지털대원아카데미 명상 과정 학생으로서 2박 3일간의 ‘깨달음을 향해 떠나는 명상 여행’이라는 워크숍에 기쁘게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일방적인 교육을 받아온 나는 좀 더 실제적인 교육 체험의 필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여행도 신나는 일인데 하물며 명상 여행이라니! 자가용을 집에 두고 나는 꿈에 부푼 여행객이 되어 고도 경주를 향해 출발했다. 차창을 통해 회색빛 겨울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세상이 온통 침묵으로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안으로 또 다른 성숙과 변화의 나이테를 그리나보다. 갑진년 새해를 맞아 나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가 미망에서 좀 더 깨어나기를 소망했다.
드디어 경주에 도착해 교육 장소인 황룡원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기사와 잡담 중에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되었다. 나중에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자세한 소개를 받았지만 과연 직접 눈으로 보니 훌륭한 건축물임을 알게 되었다. 소실된 신라 시대 황룡사 9층 목탑을 재현한 것이라니! 나는 창건자의 신심과 공덕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더구나 이런 장소에서 연수를 받으니 감개무량했다. 일정에 따라 먼저 우리는 숙소를 배정받았다. 이어서 진행자의 안내로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고 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이어진 교육이 사념처(四念處) 수행, 즉 몸(身), 감정(受), 마음(心), 법(法)에 대한 마음챙김과 특강 등이었다.
호흡에 의식 집중하는 수련 반복하며 몸에 더욱 마음챙김해야 한다는 것 깨달아
먼저 우리는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위해 몇 가지 요가 동작을 하면서 동시에 호흡에 의식을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호흡을 다루는 여러 방법들 중 호흡을 참았다 길게 내쉬는 법을 반복적으로 수련했는데 그것은 산소와 열을 발생시켜 생명력을 더욱 고양시켰다. 또한 풀무 호흡도 배우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생각의 늪에 빠져 사는 나는 몸에 더욱 마음챙김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바로 2차 화살은 생각에 갇히는 것이고, 1차 화살은 몸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이 몸에 대한 마음챙김이 다른 것들(수, 심, 법)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12연기 중 일곱 번째 수(受)와 여덟 번째 애(愛)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면 갈애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곳은 수행자가 끊어낼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라고 활성 스님께서는 『초전법륜경 해설』(고요한 소리 간행)을 통해서 강조하셨다. 대상에 따라 우리는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것을 지속적으로 마음챙김하게 되면 잠재된 탐진치의 독성은 약화될 것이 분명해진다.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처럼!
걷기와 요가하며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해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위해 우리는 걷기와 요가를 했는데 잠시 동작을 멈추고 자신에게 일어났던 마음을 관찰하게 되었다. 즐거운 마음, 졸리는 마음, 몸이 불편한 마음 등등. 강사님은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자신에게 집중해 있는 그대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게 했다. 문득 나는 인디언의 말타기가 생각났다. 인디언은 걸음이 느린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 말을 타고 달리다가 가끔씩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는데 그렇게 반조해 인디언의 지혜를 낳은 것이리라. 순간순간 자신을 돌아볼 때 삶은 균형을 잡고 건강해질 것이다.
혜안 스님의 법문 들으며 불교 수행의 핵심인 놓아버림에 대해 생각
법에 대한 마음챙김은 혜안 스님께서 친절하고 자애로운 법문으로 마무리를 하셨다. ‘법념처란 법에 대한 이해로 탐진치를 제거하는 것이며 5장애(감각적 욕망, 악의, 나태와 혼침, 들뜸과 후회, 의심)를 실습하는 것이다. 불교 수행의 핵심은 놓아버림이다. 놓아버려서 마음이 멈추어야 명상 주제가 드러난다. 사마타 위빠사나는 손의 양면과 같다. 삼매가 지혜를, 지혜가 삼매를 계발해 사띠의 차원이 넓고 강해진다. 놓아버림으로써 멈춤, 그것이 내면의 행복이다. 감각적 욕망은 괴로움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스스로 만족할 것, 악의는 마음의 이전 상태와 작용을 알아차려야 할 것, 나태와 혼침은 싸우지 말고 자애롭게 대할 것, 들뜸과 후회는 이 순간에 감사하고 무조건 용서할 것, 의심은 법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할 것. 사념처 수행은 운동과 같다. 선수가 반복적인 훈련으로 강한 근육과 민첩성을 기르는 것처럼 수행자는 마음챙김에 숙달이 되어야 한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이한구 선생님의 특강 말씀을 떠올렸다. ‘나는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인가?’ 아, 내게도 봄이 찾아오면 그 진리를 깨우칠 텐데. 입춘 뒤에 점점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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