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도 1위 종교, 불교가 희망이다

한국 불교는
지금 어디에 있나?

김응철
중앙승가대학교 불교사회학부 교수


불교 인구 비율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교에 대한 호감도 높은 것은 희망적
한국 불교는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종교 활동의 퇴조가 두드러졌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종교를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여기에 무종교인의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도 불교의 위상과 대사회적 영향력을 파악하는 데 여러 가지 장애가 되고 있다.

통계청 인구센서스에서 불교 인구 비율의 변화를 살펴보면 1995년 23.2%, 2005년 22.8%, 2015년 15.5%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무종교인의 비율은 49.6%, 47.1%, 56.1% 등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23년 3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전국의 약 1만 3,000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제5차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불교 16.3%, 개신교 15.0%, 가톨릭 5.1%, 무종교인 63.4%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 중 불교 인구 비율은 크게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20~30대의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계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찾는다면 비종교인의 호감 종교 중에서 불교가 가장 높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2021년 조사에서 비종교인이 호감을 갖는 종교는 불교 20%로 천주교 13%, 개신교 6% 등에 비하여 매우 높게 나타났다.

최근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젊은이들 중에서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수가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이 2022년 12월 구례 화엄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했다는 기사가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RM은 같은 해 7월에도 친구들과 함께 김천 직지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템플스테이에 대해 뜨거운 관심과 참여 열기를 보여주었으며,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출가자와 신도 수 급감하고 사찰 운영도 국고 지원에 의존하는 등 불교계 위협 요인 많아
한국 사회에서 종교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비교적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교계 내부에서는 여러 가지 위협요인에 직면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저출산 고령화의 여파로 저출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출가자는 급감하고 있는데 비해 기존 수행자들의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향후 20여 년이 지나면 기존의 사찰을 운영할 주지 스님을 모시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불교계가 당면한 더 큰 문제는 적극적으로 삼보를 외호할 수 있는 핵심 신도가 감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신행 활동에 동참하는 신도들도 절벽이라고 느낄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봉사와 후원 활동에 참여하는 불자들도 줄어들면서 불교의 사회적 지지 기반 확보에도 부정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신도 교육과 조직화 부재로 거점 포교나 대사회적 활동에서 열세
불교의 대사회적 영향력은 다른 종교에 비해 현재까지는 큰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종교 분포는 매우 위축되어 있는 편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 중의 하나는 신도 교육과 조직화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규모화 된 사찰 중에서 사격을 갖춘 큰 사찰들은 대부분 산중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의 도심 지역에는 지역에서 전법교화를 담당할 수 있는 사찰들이 많지 않다.

서울의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는 약 130만 명이 몰려 살고 있는 지역인데 비해 사찰의 수는 20여 개소에 불과하다. 봉은사, 구룡사, 불광사, 법룡사, 능인선원 등과 같은 큰 사찰이 활동하고는 있으나 지역 포교를 전담하기에 한계가 있다. 기존 사찰들은 신도교육의 미비, 신도조직의 봉사 및 후원 참여 미흡 등으로 인해 도심포교 공동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

신도 교육과 조직화의 부재는 결국 봉사와 후원 같은 불자들의 대사회적 활동에서도 이웃 종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이는 원인이 된다. 소극적인 포교활동만으로는 다종교사회에서 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사부대중이 모두 인식해야만 한다.

유무형문화재 토대로 한 문화 포교와 명상 수행 프로그램 통해 수행 포교의 기반 다져야
다행스럽게도 한국 불교는 다양한 문화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고, 다양한 문화 포교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불교계가 보유한 문화 자원은 유형문화재에 집중되어 있고, 무형문화재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것에는 관심이 부족했다.

문화재청의 기록에 따르면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인류 무형유산은 총 22건이 있는데 2009년 등록된 영산재가 유일하다. 영산재는 1973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불교계의 무형문화재 발굴은 크게 미흡했다. 그나마 2013년 진관사, 삼화사, 백운사 등에서 설행되던 국행 수륙재 의식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됨으로써 국가적 지원을 받아 계승, 발전시킬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불교가 보유한 가장 큰 자산은 명상, 수행의 영역에서 찾을 수 있다.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원은 봉암사, 백담사 등을 비롯해 전국에 약 100여 개가 운영 중이며, 불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민 선방도 100여 개 이상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얀마와 태국 등에서 유입된 위빠사나 수행법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생활 명상 및 전문화된 수행 프로그램들은 향후 한국 불교 위상을 강화하고, 수행포교의 기반을 형성하는데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또한 명상 및 수행 방법을 상담과 연계시킬 경우 현대인들의 정신적 괴로움을 극복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더불어 포교 효과성도 기대할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불교계의 각 종단과 사찰은 장기적인 포교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 방안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향후 불교 포교의 핵심 과제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불교적 정서와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신도 교육과 조직화로 핵심 신도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명상과 수행 프로그램의 대중화를 통해 개인적, 사회적 괴로움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돕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응철
경기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중앙승가대 불교사회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처님 직제자들의 수행과 포교 이야기』, 『재가불자가 되는 길』 , 『10분 치유명상』 등의 저서가 있으며 다수의 포교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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