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 관계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 | 청년이 묻고 스님이 불교로 답하다

대인 관계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

도연 스님
봉은사 명상 지도법사


❔ 사람으로 인해 받는 상처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부모님과의 마찰, 연애 중인 이성 관계에서의 트러블, 직장에서의 갈등을 비롯해 누군가를 만나면 의견 대립 과 갈등이 생깁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괴로움이 가득한 우리의 삶에서 가장 힘든 건 대인 관계입니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좋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고 아프고 일상에 지장을 참 많이 줍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고 관계에서 상처를 받지 않으며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기 위한 해결책을 소개합니다.

핵심을 먼저 말씀드리면, 과거의 상을 버림으로써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것입니다. 나에게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잘해주는 사람이 늘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못하는 사람이 나에게 늘 잘 못 대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잘해주던 사람이 못해주면 서운하고, 못해주던 사람이 잘해주면 고맙습니다. 사람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또한 호의가 계속되면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게 됩니다. 과거에 그렇게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익숙해집니다. 하지만 실상 세상의 모든 것은 계속 달라집니다. 그래서 사람도 관계도 바뀐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도 나도 처음의 그 상황도 아니고 그 마음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때, 우리는 상처를 받기도 하고 화가 나거나 마음이 괴롭고 마음의 평온이 깨지게 됩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며 이러한 것들로 이뤄진 것이 바로 이 세상입니다. 한시도 고정된 것이 없이 계속 바뀌는 이 세상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조금 더 편안하고 평온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먼저 부부의 세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연인이나 부부 관계가 참 어렵습니다. 사랑하다 보니 함께하게 되었고, 계속 함께하고 싶어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다 자녀를 갖게 되면서 이 관계는 보다 끈끈하고 강력해집니다. 그런데 알콩달콩 사랑이 넘치던 신혼집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원망과 탄성의 소리가 들립니다. 이 생애 다신 없을 ‘최고의 인연’에서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질긴 인연’이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우리는 ‘너 없으면 못 살아’ 하던 사이가 ‘너 때문에 못 살아’가 되어버린 걸까요? 자녀를 낳고 가정을 유지하고 지키는 데 힘을 많이 쓰다 보니 힘들어서 그런 걸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더욱 그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언젠가 헤어질 사이라면 아예 만나지 말걸…’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예전에 그 사람 참 잘해줬는데…’라며 아쉬워하더라도 예전에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미 그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 기억 속의 그 사람만 계속 찾게 되면 나만 괴로울 따름입니다. 과거의 상에 집착할수록 나만 고통스럽습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그 허상에 끌려다니는 것입니다. 내 생각은 가짜이고 착각입니다. 그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지금 내 눈앞의 그 사람이 내 사람입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과거의 상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서 살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곧 고통과 속박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신체와 자연을 통해 알 수 있는 진실입니다. 이 세상은 매 순간 찰나에도 단 1초 사이에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제와 같은 몸으로 인식되는 신체도 생물학적으로 보면 어제와는 다릅니다. 하루 동안, 온몸의 세포는 죽고 태어나며 융합하고 변형되었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음식을 섭취하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내 몸은 변화됩니다. 모든 것은 익숙한 채 모두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물질계로 이뤄진 존재들은 그 어느 것 하나 매 순간 새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변하지 않는 것 또한 없습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다른 존재가 되었습니다. 공기 중의 입자와 기운이 들어옴으로써 달라졌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된 것입니다. 피부도 그렇습니다. 한 달에 모두 다 죽었다가 다시 태어납니다. 죽지 않고 계속 있으면 우리의 피부는 모두 새까맣게 변해 있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초대사량이 적고 운동하는 양도 적고 먹는 양이 비슷하면 살이 찌게 됩니다. 옛날 사진 보면서, 내가 그때는 예쁘고 젊었는데 하면서 과거에 살고 나중에 늙어서 볼품없어지면 어떻게 하지? 그러면서 근심 걱정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봐야 지나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의 고통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이 남아 있는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 젊음을 축복으로 여기면서 누리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 이 시절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이 유한하기 때문에 이 순간이 더 가치 있는 것입니다. 무한한 삶에서는 시간이 무제한이므로 시간 아까운 줄 귀한 줄 모르게 됩니다.

우리가 매일 걸어가는 그 길에 꽃도 나무도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그 모습이 다릅니다. 떠 있는 구름, 해 질 때의 그 모습이 어떻습니까? 같은 시간에 매일 걸어도 나무의 색이 다르고 구름의 모양, 해 지는 모습도 다릅니다. 과거에 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살기 바랍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무상이라고 합니다. 무상은 단지 허무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항상 그대로인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고 모든 것은 인연이라는 것을 알면 좋겠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것을 알고 소중하게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리시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계속 달라집니다. 사람도 관계도 바뀐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도 나도 처음의 그 상황도 아니고 그 마음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과거의 상을 버림으로써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것입니다.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것을 알고 소중하게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리시면 좋겠습니다.



도연 스님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꿈꾸었으나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알고 2006년 출가해 탁발과 참선, 마음챙김 명상을 중심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현재 봉은사에서 명상 지도법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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