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음식관
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음식문화학 담당 대우교수
불교는 음식을 어떻게 생각하나? 불교에서 보는 음식관의 핵심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실마리는 초기 팔리 경전인 『장부니카야』, 「아간냐경」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아간냐경」의 전체 구조는 중생의 음식적 욕망이 늘어나면서 중생이 먹는 음식의 질은 그와 반비례해 악화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즉 우리가 먹는 ‘음식의 질은 우리의 윤리적 수준에 조응한다’는 것이다. 「아간냐경」은 지미(地味)라는 태초의 음식에 대해 중생이 갖게 된 음식적 욕망과 음식 질…
사찰음식의 원리
서혜경 전주대학교 명예교수
사찰음식이란 불교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기 위해 그들이 모여 사는 절이나 공동체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을 말한다.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등의 남방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 신도들이나 일반인들이 마련한 음식을 스님들이 매일 아침 탁발해 얻어먹으면서 살아가므로 특별히 사찰음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율장에 의하면 탁발을 할 때에는 여러 가지 규범이 있는데,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은 특정한 음식을 요구해서는 안 되며, 신도들이 마련한 음식이라면 소중하게 생각하고 …
육식 금지의 의미와 실제
이자랑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HK교수
벌써 30여 년 전의 일이다. 일본 도쿄(東京)대학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 각국의 유학생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스리랑카나 미얀마, 태국 등 소승불교권에서 온 스님들은 그전에 보아온 출가자의 모습과 다른 면이 많아 흥미로웠다. 한국 스님들의 잿빛 가사와 달리 이들은 눈부시게 밝은 주황색 혹은 짙은 자주색의 가사를 입었다. 그 화려한 색이 캠퍼스를 가로지를 때면 너무 신기해서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곤 했다. 그런데 가사의 색깔보다 더 신기했던 것은 이…
재가자에게 권하는 불교식 식단
한수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강사
우리가 거의 매일 빼놓지 않고 고민하는 문제 1순위를 꼽는다면 아마도 그건 하루 세끼 ‘무엇을 먹을까’일 것이다. 여기서 ‘무엇’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영양, 개인적인 선호, 맛, 외관 등 음식 선택의 기준에 따라 결정된 ‘음식’을 가리킨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은 음식을 선택할 때 ‘맛있는 음식’을 우선순위에 놓는다. 이러한 음식 선택 기준에 따라 육류, 패스트푸드 등과 같은 서구화와 육류 위주의 고열량 음식 섭취는 체중을 증가시켜,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생활 습관형 질…
어느 화사한 봄날 사찰음식을 사유하다
새뮤얼 알렉산더 데니 주니어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영어교육과 부교수
햇빛 화사한 5월의 어느 날 오후 나는 근무하는 대학을 나서 북한산 국립공원 자락에 안겨 있는 “금빛 신선”이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금선사를 찾았다.
사찰음식에 대한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 날, 나는 이전에 내 학생이었으며 음식 블로거인 이상균 씨와 상의를 했다. 그는 “사찰음식은 채식이며 일반 한국 음식과는 매우 다른 식자재를 쓴다”고 말해주었다. 호경 스님도 그 말이 맞다며 만두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한식 만두는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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