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선어록 / 진각어록
“도는 멀리 있는가? 접촉하는 일마다 참된 도이다. 성인의 경지는 먼 곳에 있는가? 체득해 보면 그대로 신령하다.”1) 주장자를 던지고 말했다.
“여기저기 어디나 흩어져 있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 비로소 종횡 어느 곳에나 하찮은 것이 없음을 알게 된다.2) 돌!”
上堂云, “道遠乎哉? 觸事而眞. 聖遠乎哉? 體之卽神.” 擲下
拄杖云, “若知撲落非他物, 始信縱橫不是塵. 咄!”
1) 승조(僧肇)가 『肇論』 「不眞空論」 大45 p.153a4에서 공자(孔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인(仁)은 멀리 있는가? 내가 인하고자 하면 곧 인은 이른다.’”(『論語』 「述而」. 子曰, ‘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공자가 말했다.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다.’”(『中庸』. 子曰, ‘道不遠人.’)
2) 홍수(洪壽)선사의 오도송이다. “홍수선사가 그 뒤 천태산의 덕소(德韶)국사 문하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어느 날 보청(普請)을 하던 중 나르던 나무가 바닥에 떨어진 것을 보고서 ‘여기저기 어디나 흩어져 있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니, 종횡 어느 곳에나 하찮은 것은 없도다. 산하와 대지 전체가 남김없이 법왕의 몸을 드러내는구나.’라는 오도송을 지었는데, 덕소가 그 경지를 인정해 주었다.”(『天聖廣燈錄』 권27 「洪壽章」 卍135 p.872a11. 後參天台山韶國師, 一日, 因普請般柴墜落, 乃成一頌曰, ‘撲落非他物, 縱橫不是塵. 山河及大地, 全露法王身.’ 國師然之.)
진각어록
진각혜심(眞覺慧諶 1178~1234)의 어록이다. 원제목은 『조계진각국사어록(曹溪眞覺國師語錄)』이며, 『진각국사어록』이라고도 한다. 저본은 1526년(조선 중종21, 가정5) 3월의 유판본(留板本)이며, 2년 뒤인 1528년(가정7)에 간행된, 전남 순천(順天) 대광산(大光山) 용문사(龍門寺)의 유간본(留刊本)도 있는데 앞부분의 반 정도가 결락되어 남아 있지 않다. 이 두 판본 모두 고려대학교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한불전6 pp.1a~47c에 수록되어 있다. 이것은 진각이 입적한 지 약 292년 뒤에 출간된 것이며, 그 이전의 판본은 현존하지 않는다. 또 다른 판본으로는 1940년 보제사(普濟社)에서 간행한 활자본이 있다. 상당(上堂)・시중(示衆)・소참(小參)・실중대기(室中對機)・수대(垂代)・하화(下火)・법어(法語)・조계진각국사서답(曹溪眞覺國師書答)・보유(補遺)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제사 판본은 목판본과 비교하여 내용상 크게 다르지는 않으며, 다만 편집 순서와 소제목 명칭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 정도이다.
* 이 글은 『정선선어록』 (역주 김영욱, 엮은 곳 대한불교조계종 한국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 2009년)에서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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