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진흥원 제4회 대원청년회 워크숍 참가기
불교 동아리 지도교수가 되고 첫 워크숍 참가
올해 처음 성균관대 불교학생회인 성불회 지도교수를 맡으면서 학생들과 함께한 첫 번째 추억이 바로 대한불교진흥원의 <제4회 대원청년회 워크숍>이었다. 성불회는 1968년에 창립된 유서 깊은 전통을 가진 동아리이면서 성균관대 학내에서도 최우수 동아리일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열심히 활동하는 동아리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새내기 지도교수로서 성불회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19학번으로 성불회의 전임 회장이자 지금도 주요 멤버인 고남욱 학생이 대한불교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워크숍에 같이 가자는 제안을 했다. 안 그래도 올해 초에 성불회가 대원청년 동아리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기뻐하기도 했고, 성불회에서 대한불교진흥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종종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대한불교진흥원에 대해 궁금하던 참이었다. 또 학생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지 알고 싶던 차에 잘됐다 싶어서 바쁜 일정 가운데 시간을 내어 워크숍에 참여했다.
경주역에 내려서 워크숍이 진행되는 황룡원까지 어떻게 가면 좋을지 네이버 지도를 검색하면서 황룡원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는데 우선 황룡원의 좋은 시설과 쾌적한 환경에 매우 놀랐다. ‘와, 이런 환경에서 학생들이 무료로 명상, 강연, 답사 등의 좋은 프로그램을 경험한다니…’라는 마음에 우선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워크숍 제목도 “나를 찾아 떠나는 명상여행”이어서 한 번도 제대로 된 명상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꼭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그래도 지도교수로서 내가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가 나중에는 내 자신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상 속에서 마주한 나 자신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황룡원에 도착했다. 따뜻한 미소로 구상진 이사장님, 신진욱 교수님, 고영인 부장님 등 대한불교진흥원 선생님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황룡원의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첫날의 맛있는 식사를 하고 구상진 이사장님의 특강을 들었다. “대학생 불교수련의 의의”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이사장님의 삶으로 체화된 불교의 가르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고, 인생의 여러 굴곡 속에서도 삶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그 옳은 일을 추진해 나갈 힘과 지혜의 근원이 되었던 불교 수련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순간 내 안에서 문득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원하던 것을 이루어놓고도 왜 인생의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사는가?’ 모교인 성균관대에 부임한다는 것은 내게 기적같이 여겨졌었는데 그 기적같은 꿈을 이루어놓고도 정작 내가 붙들어야 할 본질들을 놓치고 외부의 여러 요인들에 휘둘려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신진욱 교수님의 마음챙김 명상이 이어졌다. 바디 스캔이라는 명상 시간을 통해 굳어있던 몸을 편안히 눕히고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내 신체 각 부위를 알아차리는 경험을 처음으로 했다. 매일같이 바쁘게 뛰어다니다시피 하는 일정들 속에서 미처 놓치고 있던 내 발의 뻐근한 감각, 어깨의 뻑뻑함, 머리의 지끈거림을 처음으로 연민과 감사의 마음으로 감각했다. 학교 일, 학생 일, 학계 일이라면 기꺼이 끌어안는 가운데, 정작 외부를 향한 진정성 어린 마음을 왜 내 자신에게는 향하지 못했을까, 왜 내 자신에게는 그렇게 가혹했을까 하는 성찰을 할 수 있었다. 그처럼 여러 직함들에 의해 놓치고 있던 나란 사람에 대해 제대로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석굴암 부처님 친견은 평생의 감동으로 남아
그렇게 생각이 깨이는 첫날을 보내고 다음 날에는 혜성 스님의 안내로 석굴암과 불국사를 순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동국대 전법특임교수이자 동국대 석림원 학감인 혜성 스님은 석굴암, 불국사에 대해 아무 데서나 들어볼 수 없는 역사, 환경, 건축물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 워낙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유쾌하신 분이라 말씀을 듣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학생이 되어 혜성 스님을 졸졸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즐거웠다.
이 시간을 통해 나는 평생 잊지 못할 한 가지 추억을 가졌다. 그것은 바로 석굴암 내부에 들어가서 석가여래불상을 직접 마주한 시간이었다. 현재 석굴 내부의 조각과 불상들이 사람의 숨, 카메라 불빛 등으로 많이 손상되어서 유리문 너머로만 참관할 수 있는데 특별히 대원청년회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석굴암은 난생 처음이었는데 석굴암으로 들어선 순간 불상을 보고서 갑자기 울컥했다. 왜 울컥하지 하고 생각해 보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감동이 밀려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아름답고 숭고하고…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말들이 울컥하는 감동으로 밀려왔다. 혜성 스님의 인도에 따라 워크숍에 참여한 전체 참가자들이 반야심경을 읊었다. 모처럼 경건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향한 다짐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느 순간 성불회 지도교수로서의 내가 아니라 안승우로서의 나를 들여다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방학을 하고도 정신없이 바쁜 일정으로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내 안에 어떤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워크숍 제목대로 놓치고 있었던 나를 찾는 시간이었다. 식사를 하며, 석굴암과 불국사 경내를 걸으며 성불회 학생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눈 시간들 역시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과 환경 속에 있었기에 더 편안하고 즐겁게 느껴졌다. 나도 모처럼 진짜 나로 살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힘을 얻어갔다.
워크숍 참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편안하게 모처럼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진짜 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힘을 주는 시간을 준 대한불교진흥원 여러 선생님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대학생 시절에 이렇게 일찍 만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그 생생했던 기억과 감정이 오늘도 찾아와 나의 정신을 깨운다.
안승우
성균관대학교 유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교경전 중 하나인 『주역(周易)』으로 박사논문을 썼고 근래에는 특히 한국 역학(易學)을 연구하고 있다. 강릉원주대 철학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는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유학의 현대적 재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주역의 위기관리철학, 유학으로 보는 인구문제, 주역보드게임 코칭 개발 등의 주제로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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