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명상 | 아름다움이 머무는 곳

느낌을 느끼다


이태훈 

여행 칼럼니스트, 여행연구소 소장



‘느낌’이란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이 모두 섞여 있는 감성과 이성의 오묘한 결정체다. 느낌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실로 형언할 수 없는 다양한 느낌이 일어난다. 객관적 실체를 두고도 사람마다 느낌은 천차만별로 달라지니까. 그래서 인도 민중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카비르는 “느낌은 어떠한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고, 언어로 표현하려는 것조차 잘못 된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감자만 한 함박눈이 내리는 들판에 홀로 서 있는 자작나무 한 그루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과연 어떤 느낌이 떠오를까? 외로움과 고독감에 지친 나무를 생각할까? 눈보라와 추위에도 굴하지 않는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생각할까? 혹은 함박눈이 쌓인 들판에 눈길이 머무를까? 우리의 감성이 풍요로워진다는 건, 이처럼 저마다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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