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명법 스님 해인사 국일암 감원
모든 이야기에는 발단이 있다. ‘발기인연’이라고 불리는 경전의 도입부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잘 보여주는데, 승원의 일상적인 생활을 배경으로 탁발 후 공양을 마친 부처님에게 수보리가 질문함으로써 시작되는 『금강경』의 차분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하안거를 마친 대중이 파사익 왕의 공양 청을 받아 승원을 비운 사이 홀로 탁발을 나간 아난에게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설법이 시작되는 『능엄경』은 시작부터가 매우 파격적이다. 다문제일인 아난과 주술사인 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 『숫타니파타』 중에서
모든 중생에 대하여 폭력을 쓰지 말고, 모든 중생의 어느 하나도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두려고 원하지도 말고, 친구를 두기를 원하지 말라.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사랑과 그리움으로 인하여 괴로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서 우환이 생기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벗을 측은히 생각하여 마음이 흔들리면 자기에게 이로움이 없다. 친밀한 속에는 이런 우려가 있음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공덕의 복리법 ‘보리심(菩提心)’ 선행을 자산으로 바꾸는 지혜
원빈 스님 송덕사 주지, 행복문화연구소 소장
영국, 일본, 케냐 등 세계 곳곳에서 어른과 아이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빛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국은 1인당 가계부채가 1억 원에 육박하는 심각한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경제학자들이 한국 경제를 ‘시한폭탄’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한류 열풍이라는 화려한 빛에 가려 다가오는 어두운 그림자를 외면하고 있는지도…
죽음에 대한 생각이 삶을 긍정하게 한다
생후 한 달 된 아이의 축하연에서 아기가 나중에 죽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 속 아이처럼 우리 모두 앞에 놓인 진실을 이야기했을 뿐이다.임금님이 벌거벗은 채 자신의 화려한 옷을 자랑하겠다며 거리를 행진할 때,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옷을 멋지다고 찬미했다. 자신이 어리석은 사람으로 오해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오직 한 아이만이 자기 눈에 보이는 사실, 즉 멋진 옷 따위는 없으며, 임금님이 벌거벗고 있음을 솔직하게 얘기했다.축하연에서 아기가 나중에 죽을 것이라고 말…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한국 불교사상 출가 수행에 있어서 발심수행을 직접적으로 권고하는 글은 현존 문헌 가운데 원효대사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이 최초이다. 원효대사의 『발심수행장』은 출가수도를 근본으로 하며 최소한의 검소한 생활이 진정한 발심과 수도라 보고 시간을 아껴 젊은 시절에 마음을 내어 부지런히 수행함을 권고한 글이다.
모든 부처님이 적멸궁(寂滅宮)을 장엄하신 것은 오랜 겁 동안에 욕심을 끊고 고행하신 까닭이요, 중생들이 불타는 집에서 끝없이 윤회하는 것은 끝없는 세상에서 탐욕을 버리지 못한 까닭이다. 막는 …
죄책감의 짐을 내려놓고 보리심의 날개를 펴다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의 지혜
원빈 스님 송덕사 주지, 행복문화연구소 소장
재가불자를 위한 보살계, 왜 필요한가? ‘붓다스쿨’은 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교육기관으로, 그 핵심 주제는 ‘보리심’입니다. 이 보리심을 중심으로 다섯 권의 교과서가 교육의 기둥 역할을 하며, 그중 하나가 바로 『입보살행론(入菩薩行論)』입니다. 이 『입보살행론』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붓다스쿨의 학생들은 행보리심을 일으켰음을 불보살님에게 증명받기 위해서 ‘보살계’를 수계해야 합니다. 그런데 『범망경(梵網經)』의 보살계는 …
『금강경』 중에서 제3장 반야부
“수보리야, 그렇다면 만약 갠지스 한가운데 있는 모래 수만큼의 갠지스가 있고, 그 모래알 수대로 부처의 세계가 있다면 가히 많다 하겠느냐.”
“대단히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다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렇게 많은 국토에 있는 가운데의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는 낱낱이 다 알고 있느니라. 여래가 말하는 갖가지 마음이란 마음이 아니라 다만 그 이름이 마음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왜 그러냐 하면 과거의 마음도 가히 얻을 수 없으며,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또한 얻을…
무아(無我)와 공(空)은 허무(虛無)가 아니다
이중표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무아(無我)를 관념적인 이론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사람은 무아(無我)의 가르침에서 혼란을 겪게 된다. 무아(無我)라면 지금 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나’가 없다면 누가 ‘나’를 죽여도 ‘나를 죽였다’고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내가 다른 사람을 죽여도 ‘그 사람’이 무아(無我)라면 실은 ‘그 사람’을 죽였다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 불교의 무아설(無我說)을 관념적인 이론으로 이해하면 이런 딜레마를 피할 수 없다. 부처님 당시에 실제로 이런 딜레마에서 벗…
『금강경(金剛經)』 중에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어느 때 부처님께서 큰 비구 1천2백5십인과 더불어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시었다. 마침 공양 때가 되어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으로 가시어 한 집씩 차례로 걸식을 하시었다.다시 정사로 돌아오시어 공양을 마치신 뒤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 다음 자리를 마련하고 앉으시었다.그때,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의 옷을 걷어메고 오른쪽 무릎을 꿇어 합장하며 부처님께 여쭈었다.“참으로 희유한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