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효 시인은 1956년 논산에서 출생했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미당 서정주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시 「물결」과 「혼사」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숲문화운동에 참여했고, 나기철, 복효근, 오인태, 이지엽, 정일근, 함순례 시인과 함께 시동인 ‘작은詩앗・채송화’를 결성해 짧은 시 운동을 펼쳐왔다. 풀꽃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 「차마객잔」은 10행 내외의 짧은 시이지만 윤효 시인이 즐겨 쓰고, 또 그 특질을 잘 보여주는 시는 예를 들면 「가족」과 같은 시가 아닐까 한다. “우리 집에서 내 방이/ 제일 작습니다// 우리 네 식구는/ 이 방에 모여 앉길 좋아합니다”라고 썼는데, 시도 짧으려니와 그 의미를 알아채는 데에도 어려움이 크지 않다.
시인의 시 「차마객잔」은 2021년 제19회 유심작품상 시 부문 수상작이다.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만해 한용운의 시 「예술가」를 인용하면서 그와 같은 시를 쓰겠다는 뜻을 밝힌다. 시 「예술가」의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서정시인이 되기에는 너무도 소질이 없나봐요./ ‘즐거움’이니 ‘슬픔’이니 ‘사랑’이니 그런 것은 쓰기 싫어요./ 당신의 얼굴과 소리와 걸음걸이와를 그대로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집과 침대와 꽃밭에 있는 작은 돌도 쓰겠습니다.” 윤효 시인이 만해 한용운의 시 「예술가」를 언급한 까닭은 자신의 시적 지향이 구체성과 진솔함에 있다는 뜻일 테다.
차와 말을 교역하던 옛길이 있는 중국의 고산 지역엘 시인은 들렀던 모양이다. 그곳은 높고 험준해서 숨이 가쁜 곳이고, 이 길을 오가며 차나 말을 교역하는 일도 고된 일일 터이니 밤새 가쁜 숨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객잔에 머무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조각달 아래 고산에 살고 있는 생명 존재 모두가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오니 그곳에도 다시 생기가 돈다. 힘에 겨워도 도라지꽃은 그 높이를 더 낮춰 꽃을 피우고 있다. 시행은 간략하지만 그 시심은 높고 깊은 시다.
문태준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등이 있다.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BBS불교방송』 제주지방사 총괄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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